[사설] 제11차 WCC 총회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사설] 제11차 WCC 총회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1.11.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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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총회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기되어 9년 만인 2022년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독일 카를스루에(Karlsruhe)에서 열린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는 주제로 갖는 이번 총회를 위한 한국준비위원회 발족이 지난 31일, 반포 한신교회(강용규 목사)에서 열렸다. 발족식에는 예장통합, 감리교, 기장, 성공회, 정교회 등의 교단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는 리더, 인사 100여명이 모였다.

한국 교회는 지난 2013년 제10차 WCC 부산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부산 총회는 우리 생애에 다시 볼 수 없는 총회였다. ‘생명·정의·평화’를 주제로 열렸던 에큐메니칼 운동이 8년이 지난 지금, 한국 교회의 에큐메니칼 사역, 일치연합운동은 어느 지점에 와 있는가? 이날, 한국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지적했듯이 거대 담론인 ‘생명·정의·평화’를 담아내는 그릇이 이데올로기와 신학적 보수화, 냉전의식으로 분열되어 있다. 근본 과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활성화와 한국 교회의 일치연합운동의 저변 확대이다. 이 두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첫째,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을 회복시켜야 한다. 에큐메니칼이란 말의 뜻은 희랍어 오이쿠메네(oikoumene)에서 유래했다. 이 말의 어원은 오이코스(oikos:집)인데,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온 세상”(the whole inhabited world)이다. 그래서 보편적 교회는 온 세상 우주를 하나님의 집으로서 교회와 세상이 ‘함께 사는 공동체’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의 다양성 속에서의 한 몸 공동체로서 한 가족,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 추구에는 신앙, 봉사, 전도, 선교, 교육 등이 있다. 자기의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세상이나 다른 교회와 함께 사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것이다. 이런 방향과 방법을 혼합주의나 다원주의로만 국한하거나 비난하면 안 된다. 한국 교회는 이런 본질적인 사고 없이 진영논리나 이데올로기 신학으로 비난하기 때문에 일치와 연합이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부터 재정립하는 회복이 중요하다.

 둘째, 엘리트 리더 인사나 특정 기구, 주요 교단 중심의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난 시기 한국 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엘리트 리더나 에큐메니칼 운동에 일찍 눈을 뜨고 헌신한 특정 교단이나 기구 단체 중심으로 전개됐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들의 헌신과 봉사로 한국 기독교는 세상, 시민사회에서나 세계 교회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해왔다. 그래서 제10차 총회도 유치하고 성대하게 총회를 치렀다. 그러나 문제는 운동의 확장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 바로 엘리트 중심의 운동을 전개하다보니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장성과는 멀어지게 되고 현장에서 실천되어야 할 사업이 기구적 중앙중심의 운동이 됐다. 그러다보니 후배 리더를 양육시킬 수 없었다. 흔히 자기들만의 향유, 자기들만의 리그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에큐메니칼 운동 의식이 부족한 이들을 무시하고 이용하기만 하면서 열매를 독식했다. 따라서 앞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은 지교회, 지역 현장에서부터 전개되어야 하며 후배 리더들을 양육하는 일에 우선해야 한다.

 셋째, 결국 에큐메니칼 운동은 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에큐메니칼 운동은 중앙 기구적 사고와 일부 특정 단체나 기구, 조직을 중심으로 천착됐다. 이런 측면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심축인 NCCK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실제로 에큐메니칼 운동이 실행되는 곳은 현장이다. 그 현장은 교단이나 여러 운동 기구, 단체, 지교회이며 한 사람의 현장 운동가이다. 이곳의 사람을 집중 지원하고 후원하는 시스템으로 재편, 전환되어야 한다. 왜 에큐메니칼 운동이 침체됐는가? 현장 뿌리에서부터 운동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뿌리가 되는 지교회, 소속 교단, 시민사회와 맞닿아 있는 다양한 현장의 사역지에 그 해답이 있다.

제11차 WCC 총회,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는 주제가 조금이라도 실현되려면, 한국 교회가 우주적 하나님의 집인 세상을 섬기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회복해야 하며,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공교회적인 본질과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실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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