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에게 어머니 품 같은 ‘영등포산업선교회’, 새 단장으로 개관 예배드려
노동자들에게 어머니 품 같은 ‘영등포산업선교회’, 새 단장으로 개관 예배드려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1.11.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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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기도와 헌신으로 세워진 노동선교 기관
영등포노회와 성문밖 성도들의 헌금,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의 지원과 협력으로 재건축
영등포산업선교회 재건축, 리모델링 한 외부 전경. 가스펠투데이보도팀.

‘영등포산업선교회’(이하, 산선)! 그 이름만 들어도 70, 80년대 노동자들에게는 거룩한 성지로 불리며 가슴 떨리게 했던 이름이다.

1995년 민주노총이 설립돼 노동자들 스스로 노동운동의 새 길을 열어가기 전까지 ‘산선’은 노동운동의 성지, 해방구로 명명됐다. 63년이 지난 지금, 산선은 새 변화와 함께 건물을 깨끗하게 재단장하며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산선’은 노동자들과 함께 한국 교회의 기도와 헌신으로 세워진 선교 기관으로서 한국노동운동사와 한국교회선교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 페이지이다.

지난날의 땀과 눈물, 피로 얼룩진 역사를 담아낸 역사관과 노동자종합지원센터를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영등포산업선교회관’이 지난 11일(목) 오후 3시 개관 축하 예식을 가졌다.

이 날 행사는 1부 감사예식, 2부 축하마당, 3부 커팅식과 건축 공간 라운딩 순서로 진행됐다.

감사예식은 정명철 목사(영등포산업선교위원회 위원장, 도림교회)의 인도로 황진웅 장로(재건축위원회 총무)가 “산선이 가난한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며 63년의 산업선교의 역사를 이어가는 복된 선교공동체가 되도록” 기도했으며, 신승원 목사(일하는예수회 회장)도 “인공지능 기술 시대에서 소외와 차별을 겪는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노동자, 영세소상공인들의 고통에 응답하며 동행하는 하나님 나라를 열어가는 선교운동이 일어나도록” 기도했다.

설교는 손달익 목사(예장통합 전 총회장, 서울교회)가 “향기로운 소제물처럼” 이란 제목으로 “산선은 소제물처럼 고운 가루로 자기 희생을 하고, 기름과 유향으로 성도의 기도와 하나님의 도우심의 역사이며, 누룩과 꿀과 같이 부패를 거부하고 자기 향락에 빠지지 않았다”며 “ 앞으로 미래의 산선은 그리스도의 향기로 충만한 하나님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을 전했다.

2부 축하 마당에서는 역사관 영상을 시청하고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선구자, 영등포산업선교회’를 회고하면서 산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가 움트는 역사를 함께 열어가도록 다짐하게 했다.

인명진 목사가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가스펠투데이보도팀.

그동안 4년간의 건축 경과보고를 임정석 목사(재건축위원회 위원장, 영등포교회)하고 재건축 감사패를 수여한 후 산선의 역사의 산 증인이며 노동자들과 민주화운동을 위해 네 번이나 옥고를 치른 인명진 목사(산선 2대 총무, 갈릴리교회 원로)는 격려사를 통해 “산선은 노동, 여성, 인권,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이며 성지였다”며 “지난 날 정부와 기업주, 노회로부터 많은 탄압과 압박을 받았으나 이제는 용서하고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다”는 회고와 함께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향후 정부 공공기관과 산선, 노동과 선교가 어떻게 함께 협력할 것인가? 위기이며 과제이다. 산선의 정신이 무너지면 건물도 함께 허물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전했다.

행사 후 정명철 목사는 “노동자들의 슬픔과 고통을 씻어주고 품어주는 어머님 품과 같았던 산선이 오늘도, 앞으로도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거룩한 성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신하여 김도식 정무부시장, 서울시의회 김정태 의원, NCCK 총무 이홍정 목사 등 정치인, 서울시와 영등포구청 관계자, 교계 인사 등을 비롯하여 아이오안 사우카 목사(WCC 총무 대행), 금주섭 목사(세계선교협의회 총무) 등 해외 에큐메니칼 리더들이 축전으로 축하를 보내왔다.

3부 커팅식은 인명진 목사를 비롯하여 재건축과 관련하여 교계 목회자들, 서울시와 영등포구청, 성문밖교회 성도, 산선 전 현직 총무와 실무자 등 30여 명의 대표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63년의 역사적인 대문을 활짝 열었다.

새 역사를 열리는 커팅식을 하고 있다.  가스펠투데이보도팀

산선은 1957년 4월 12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가 60, 70년대 산업화 초기에 시골 농촌에서 도시 공장으로 몰려 들어오는 공장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예장산업전도위원회’를 조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12시간 노동과 24시간 철야 작업, 휴일 없는 특근 등 살인적인 노동과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노동자들은 “당시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노동하는 짐승, 노예였다”고 지금의 성문밖 성도들은 고백하고 있다.

1970년 11월 13일, 노동조건에 항거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와 같은 노동자들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쳤다고 지금도 그때를 말하고 있다.

1978년 회관을 건축하고 43년 만에 재건축하게 된 회관에 ‘노동자종합지원센타’가 열리게 된 계기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라고 산선 총무 손은정 목사는 말했다.

그동안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조합운동을 중심으로 하던 노동운동은 90년 이후 조직적으로 노동자 정치 권리와 민주화를 외치면서 ‘산선’의 선교는 밖으로 외연화, 분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동자 권리와 인권도 IMF 구제금융을 겪으면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밀물처럼 쏟아져나온 노동자의 현실을 다시 보면서 산선은 영등포역 인근에 노숙자들을 위한 임시 보호소로서 햇살보금자리를 개설하여 식사를 제공하고 24시간 상담을 하게 됐다.

또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지역주민들을 위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노동자들의 신용협동조합 형태의 다람쥐회를 복원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산선 실무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2010년 ‘품’을 설립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갈등과 고민, 심리 상담을 강화하여 오늘의 노동문제를 실생활에서 창조적으로 개선하는 활동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고자에겐 무료로, 일반 노동자들에게는 시중의 절반 이하 비용으로, 매월 100여명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산업선교 63년의 어제와 오늘의 영상을 회고하고 있는 200여명의 참석자들. 가스펠투데이보도팀 

손 목사는 ‘산선’의 실무자로 활동하고, 노동자교회인 성문밖교회 담임 목사를 거쳐 2014년까지 8대 총무를 지냈다. 그리고 지난해 다시 10대 총무로 복귀하여 회관을 리모델링했다.

재건축을 위해 영등포노회 2억, 62개 교회와 500여 명 성도들과 60여 노동 단체 등에서 2억5천, 서울시과 구청 교부금 13억5천 등 헌금 후원금과 지원금으로 건축된 이 산선 회관이 “세계기독교산업선교는 건물을 갖지 않는다는 원칙을 넘어 한국교회산업선교는 건물을 갖고 있다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어떻게 후대에게 남길 것인가는 이제 미래를 사는 이들의 몫이다.

1층 공동부엌 ‘모두의 테이블’은 한국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세운 자카르타 갈릴리교회에서 헌금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이 감동이 노동, 여성, 인권,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서 한국의 교회사와 노동운동사의 공감으로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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