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문명전환기 시대의 마을 목회' 특별 좌담회
[연재] '문명전환기 시대의 마을 목회' 특별 좌담회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11.08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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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코로나 문명 전환기의 의미
왼쪽부터 한국일 교수, 임종한 교수, 유미호 센터장, 이원돈 목사, 정재영 교수. / 최상현 기자.

사회 / 이원돈 목사 (새롬교회)
패널 /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임종한 교수(인하대의학대학원 학장),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 은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는 오늘날 우리가 다시금 성찰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문명 전환기를 맞이하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를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스펠투데이는 전문가 및 목회자, 학자를 초청하여 약대동주민센터 3층 도서관에서 대담을 진행했다._편집자 주

 

이원돈: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이후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들 한다.

흑사병이 중세문명을 무너뜨리고 근대 문명을 탄생시켰듯이 코로나는 오늘 우리에게 익숙한 근대 산업 문명을 무너뜨리면서 등장했고 이제 문명사적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는 입구에서,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의 의미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나눠보자.

정재영 교수

정재영: 우리는 코로나 이전과 전혀 다른 시대를 맞이했다. 기후 위기와 생태계 교란 등, 오늘날 우리가 맞이한 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또 다른 바이러스가 출몰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대비가 필요하다.

이제 인간 중심의 삶은 문제가 되며, 각자 도생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인류사회의 발전이 ‘성찰’없이 이루어질수록 위협 요소는 더욱 증가하며 후진국일수록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우리나라도 이런 재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민간 차원, 주민 차원에서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 면에서 오늘 우리가 모인 것처럼 마을 공동체, 마을 목회에 대한 관심이 한국 교회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마을 공동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면서 지역 곳곳에서 이런 공동체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일 교수

한국일: ‘문명 전환’이라고 할 때 다소 전문적 영역, 나와 무관한 주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우리 일상에까지 위기가 닥쳐오면서 이전과는 달리 민감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특별히 기후위기의 경우에도 이전에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18년 전 양평에 이사갔을 당시와 지금 체감하는 것이 매우 다름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 전에는 필요없던 에어컨을 설치하게 되고, 공기 청정기도 추가로 설치하게 됐다. 다시 말해서 대도시인 서울과 차이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오늘 좌담회를 통해 문명의 전환이라는 시대변화를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풍족하지만 자발적으로 아껴써야’하는 절제의 미덕이 필요해졌다고 생각하며, 그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본다.

유미호 센터장

유미호: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의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30년 전부터 전문가들이 말하던 기후위기가 이제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만 값어치 있게 봤던 것이 이러한 위기를 초래했다. 현재 팬데믹 상황은 백신으로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겠으나 기후위기의 경우 과연 2015년에 합의한 것들을 지킬 수 있을지 염려된다.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지만 또 뒤로 미뤄지고 있는 현실을 보며 절망스럽기도 하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재난 상황을 보며 ‘재난의 일상화’측면에서 공존을 위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가치 하게 여겼던 것들, 약자들, 그리고 자연의 무생물들까지, 지금까지 고려하지 않았던 것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감축’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탄소중립 2050 발표 이후 2차 보고서를 보면 10년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리가 생태계를 보존하려면 개인적 실천으로는 힘들다. 지역과 사회가 함께 환경 보존을 위한 ‘체화된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

임종한 교수

임종한: 우리 시대 상황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재난이 일상화되고, 공동체가 공동화되고, 관계가 단절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빠른 경제 성장을 경험했고 지금은 국민소득 3만 불,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이룩했다. 한국 전쟁 이후 가난을 이겨보려고 허리띠를 조여 매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 과정의 어두운 면을 성찰해보면서 이제 우리가 딛고 있는 이 생태계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깨닫게 된다.

먼 미래도 아닌 2040까지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결과를 맞이했다.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기후변화가 닥쳐온다. 또한 이 위기는 바로 다음 세대에게 무거운 짐으로 남게 된다.

물질적 성장 자체가 공동체의 성장을 뒷받침 한다는 개발 담론, 경제 성장이라는 큰 틀에 묻혀서 포기해버린 것들을 돌아보자. 자연과 하나라는 성서적 성찰이 무너지며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 바로 지금의 상황이다.

손가락을 깨물면 온 몸이 아프듯 자연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신앙이라는 것도 경제 성장과 맞물려 맘몬적 생각에 휩쓸리지 않았는지 돌아보면서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나눠보고 싶다.

이원돈 목사
이원돈 목사

이원돈: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폐기’로 표현할 수 있는 산업물질 문명, 이것이 막다른 골짜기에 서서 일으킨 것이 코로나 팬데믹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이 더 이상 견디지를 못한 것이다. 자연은 바이러스를 통해 반란을 일으켰고 현대인들도 ‘우울, 불안, 조울, 중독, 탈진’등의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의 노동과 삶 전반에 걸쳐 죽음의 문화가 온 세계를 뒤덮고 있는 현실이다.

한편, 인권과 자유는 무엇인가? 서구 사회를 사람들이 마스크를 거부하면서 인권을 말하는데, 나는 그것을 ‘자기 이익 중심의 소아적 인권과 자유’라고 본다. 그런 세계관으로는 작금의 코로나 국면을 극복할 수 없고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

이제 지역과 자연, 마을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적 대아'로 전환하고 회심해야 한다. 소아중심에서 ‘대아’로 나아가려면 마을 교육과 생태적 교육이 필요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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