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샘물] 파스크 영성
[영혼의 샘물] 파스크 영성
  • 이성희 목사
  • 승인 2021.10.28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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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영성이란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의 성품이다. 일반적인 개념으로 영성이란 그리스도와 일체된 삶을 말한다. 영성이란 그리스도인의 내적 생활이다. 로널드 롤하이저는 “우리 속에는 정신과 영혼이 있으며 그 영혼에 대하여 우리가 취하는 행동이 영성이다. 영성은 치료가 불가능한 그 욕망과 우리 속에 있는 신들로부터 온 광기를 다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영성이란 우리의 에로스를 어떻게 방출하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영성은 우리 속에 있는 기운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관한 것이다. 또한 우리 속에 있는 불꽃을 처리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며 우리의 에로스를 어떻게 분출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영성은 궁극적으로 그 같은 욕망에 대하여 우리가 뭔가를 취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영성이 그리스도인의 내적 생활이란 것은 삶의 방법과 생각을 승화시키고 거룩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영성은 날마다 우리의 생각과 삶을 거룩하게 하고 주님을 닮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성은 주님의 뜻에 나의 뜻을 일치시키고 그분의 뜻에 완전히 복종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이런 복종의 삶은 거룩한 부담감이며, 달콤한 멍에이다. 간단히 한 마디로 줄인다면 영성이란 우리가 하나님과 관계 맺는 방식, 그분과 가까워지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인간은 영성을 추구하지만 영 그 자체는 될 수 없다. 인간이 추구하는 영성이란 어디까지나 하나의 과정이다. 그래서 영성이란 “타자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이미지로 변해가는 과정”(The process of becoming the image of Christ for the sake of others)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성공회 신학자 존 맥쿼리는 영성은 완전한 의미에서 한 인간이 되는 것(becoming a person)과 관계된 것이라고 했다.

스콜라 신학은 이성에 치우치는 반면, 수도원적 신비신학은 정의적 면을 소중히 여겼다. 영성신학에서는 영성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객관적 영성과 주관적 영성이다. 영성을 외형적으로 어떻게 나누든 영성의 내용은 고독, 청빈, 엄격함 등 세 가지 세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 세 가지는 영성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가르쳐준다.

모든 기독교 영성의 중심은 그리스도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어야 한다. 프랜시스 살레지오가 말한 것처럼 성도들은 갈보리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만 중보하고, 묵상하고, 주님을 경험한다. 그리스도는 영성의 중심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그 영성을 완성하신다. 프랑수아 바리용이 말한 대로 모든 영성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모인다. 확실한 기준, 곧 영적인 진정성을 지닌 단 하나의 기준은 십자가다.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왕국은 십자가의 왕국이다. 그리스도와 십자가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십자가는 고난에 대한 메시지가 아니라 고난 받는 그리스도에 대한 메시지이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중심이며 영성의 중심이다. 우리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인 십자가는 우리를 불러 고통이 있는 곳에서 은혜를, 죽음이 있는 곳에서 부활을 보게 한다. 십자가는 그리스도가 우리가 일체가 되게 하는 도구이다. 그리스도와 일체된 삶이 영성이라면 그리스도와 내가 일체가 되게 하는 십자가야말로 영성의 최고봉이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 내가 산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혔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내가 십자가에서 하나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십자가에 못 박힌다는 것은 죽는 것을 의미한다. 영성가들은 ‘파스크’(pasch)의 영성을 강조한다. 히브리어로 ‘페사흐’인 ‘파스크’는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생명으로 약진하신 사건이다. ‘파스크’는 복음 선포와 전체 기독교 신앙의 정수다. 주 예수님의 교회에는 하나의 영성 즉 ‘파스크’ 영성만이 있다. ‘파스크’ 영성이란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기 위해 죄와 이기심, 부정직, 그리고 타락한 사랑에 대해 매일 죽는 것이다.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하였다. 매일 죽는 사람은 매일 부활의 은총을 누린다. 이것이 파스크의 영성이다.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일체되는 삶은 영성의 모든 것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성희 목사<br>(연동교회 원로, 가스펠투데이 명예 이사장)<br>
이성희 목사
(연동교회 원로, 가스펠투데이 명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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