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크리스천 오징어 게임 읽기
[데겔칼럼] 크리스천 오징어 게임 읽기
  • 김윤태 목사
  • 승인 2021.10.21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새로운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1년 10월 현재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의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영화는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무엇보다 기독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곳곳에 나와서 기독교인들이 보기에 불편한 장면들이 많다. 물론 교회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하겠지만 영화는 역사적 사실(fact)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감독의 세계관으로 바라보고 이해한 현실을 과장하고 재구성해서 보여주는 픽션(fiction) 일뿐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실제 현실과 다른 왜곡된 묘사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영화 속에는 여성에 대한 이미지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미지도 왜곡되어 있고, 과장되어 있다. 교회보다 더 억울한 것은 대한민국이다. 이 영화를 보고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지만 한 편으론 한국을 그토록 살벌한 사회로 오해시키지는 않을까 필자는 걱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인기를 끄는 요소 중 하나는 ‘서바이벌 데스 게임(Survival Death Game)’이라는 장르 때문이다. 영화 내용은 단순하다. 빚에 쫓기는 막장 인생을 사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오징어 게임이라는 서바이벌 데스 게임에 초대받아 참여하게 되는데, 게임이 진행될수록 탈락자들이 죽어 나간다. 그러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사람이 상금 456억을 가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런 서바이벌 데스 게임이라는 설정 자체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긴장하고 보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더 큰 인기 요인은 이런 드라마의 설정 자체가 우리 사회를 그대로 축소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 사회도, 우리 인생도 서바이벌 데스 게임이다. 누군가 죽어야 내가 산다. 누군가 잃어야 내가 돈을 번다. 요즘 예능도 대부분 서바이벌 데스 게임이다. ‘나는 가수다’, ‘복면가왕’, ‘미스트롯’ 같은 예능처럼 매회 탈락자가 나오고 최종 1인이 우승하는 형식이다. 옛날처럼 청팀, 백팀 나와서 겨루다 마지막에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이 끝나는 그런 예능은 이제 없다.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 승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그 사람이 인기도, 돈도, 모든 걸 다 가지고 간다. 우리가 사는 인생 자체가 무한경쟁 서바이벌 데스 게임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뜬금없이 감독은 부정적인 기독교 이미지를 그 영화에 등장시켜야 했을까? 오징어 게임에서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 자본주의 사회 내에 존재하는 무한경쟁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고 한다면, 지옥 같은 현실에서 구원을 제시해야 할 기독교인들조차도 결국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 수많은 참가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오징어 게임을 보며 한국 기독교는 선교적 사명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지금도 오징어 게임 속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에게 과연 한국 교회는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영화 오징어 게임 속에서 선지자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참가자 1번이었다. 1번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외친다. “이러다 다 죽어!” 어쩌면 그 자리에서 외쳐야 할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던가?

성경에도 오징어 게임이 나온다. 요한복음 5장에 나오는 베데스다 연못이다. 베데스다 연못은 물이 동할 때 제일 먼저 들어가는 한 사람만 치유되는 곳이다. 그러나 물이 동할 때 제일 먼저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병자들 중 가장 건강한 사람이었다. 다리를 못 쓰는 사람, 앞을 못 보는 사람은 무좀환자, 치질환자를 이길 수 없다. 베데스다는 치유의 장소이면서 꼭 필요한 사람들은 절대 치유될 수 없는 모순의 장소, 수많은 병자 중 오직 한 명만 치유되는 무한경쟁 오징어 게임이었다. 바로 그곳에서 물이 동하기를 기다리는 38년된 병자에게 예수님이 다가가신다. 그리고 자리를 들고 그곳에서 걸어 나오라고 하신다. 결국 예수님은 38년된 병자에게 베데스다 오징어 게임을 그만두게 하셨다. 오징어 게임 같은 세상에서 구원과 복음은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 빼고 다 죽는 것이 어떻게 복음이 될 수 있는가? 오징어 게임 같은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오징어 게임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다. 우리도 높은 곳에서 이렇게 외치면 어떨까? “그러다 다 죽어!”

 

김윤태 목사

(대전신성교회)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