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우의 후예 (17) - 에볼라 바이러스
아라우의 후예 (17) - 에볼라 바이러스
  • 이철원 집사(전 아라우부대장, 예비역대령)
  • 승인 2021.10.1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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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는 1989년 이미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인근의 소도시 레스턴에서 발현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미국이 필리핀에서 수입한 야생원숭이 100여 마리가 계속 죽어 나가자 미육군의 전염병 의학연구소가 그 이유를 에볼라 바이러스의 변종이라고 밝혀냈다. 이에 미국은 언론을 통제했고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도 치료약도 없었기 때문에 전염방지를 위해 원숭이들을 살 처분하였다.

태풍피해를 입은 해안마을
태풍피해를 입은 해안마을

2013년 12월 28일 현지에 도착하여 최초 관계기관 협조회의시에 WHO(세계보건기구)와 필리핀 보건청에서“한국군이 살균제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살균제의 개념을 잘 몰라서 연막방역만을 얘기했었다. 사실 연막방역은 모기, 파리 등의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이고 각종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살균제는 우리에게 없었다. 태풍피해 지역의 대부분은 해일로 인하여 빠져나가지 못한 바닷물이 시커멓게 썩어 여기저기 고여 있었고, 사람과 동물 사체들이 물속에서 발견되었다. 폐허가 된 건물 내부에는 폐수, 잔해물 등으로 인해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어서 접근을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각종 전염병 발생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살균제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3월 말에 WHO는 “기니,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에서 치사율이 90%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발생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으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에볼라가 여행자들을 통하여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른바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에 아프리카 남수단, 레바논 등에 파병중인 부대장들과 통화를 해 보니 “에볼라 때문에 병력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라는 것이었다. 나는 병력들에게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고 작업 후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고 옷을 세탁하며 중장비는 복귀 후에 물로 세척하도록 지시하였다. 또한 에볼라 초기증상인 현기증과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도록 교육하였다. 더욱이 필리핀은 열대몬순형 기후로 비가 많이 오며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인 과일박쥐가 서식하고 있고 태풍으로 인해 많은 시신들이 노출되어 있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와 자연환경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되었다.

방역중인 아라우부대원
방역중인 아라우부대원

그러던 중에 우연히 지인을 통하여 현재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역에서 사용되는 D-125라는 살균소독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세계적으로 어떤 제품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특효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D-125를 UN이 아프리카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D-125는 UN이 재난지역의 방역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으로 에이즈, 신종플루 (H5N1), 간염, SARS 등 슈퍼바이러스와 수퍼박테리아 142개의 Killing List를 보유하고 있었다나는 D-125 지원을 긴급히 국방부에 요청하였으며, 육군본부에서는 전 해외파병부대에 항공기를 이용한 긴급 재보급을 실시하였다. D-125 살균제는 어떤 바이러스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바이러스에 효과적이므로 재난지역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따라서 방역계획을 수립하여 개인, 주둔지, 복구공사 지역으로 구분하여 주기적인 살균 소독을 실시하였다. 또한 부대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에게도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어 월드디아코니아, 라이온스 클럽, 기아대책본부, 아름다운 동행 등 후원단체에 지원을 요청하여 9월경에 지역 보건청과 필리핀군에 D-125를 지원하였다. 이후 10월 말경 “필리핀에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환자가 11명이 발생하였다”고 매스컴에 보도되었다. 이에 필리핀 보건국이 비상이 걸렸으며 12월 중에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 필리핀 근로자 3,000여 명의 귀국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D-125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여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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