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복음]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 마블(MCU)의 자본주의가 중국문화를 소비하는 방식
[영화와 복음]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 마블(MCU)의 자본주의가 중국문화를 소비하는 방식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1.10.07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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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중국을 향한 애정 공세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78억의 인구 중 1/5인 14억의 중국 시장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거대한 어장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전형인 미국이 이를 그냥 놔둘 리 없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무력으로 침탈했겠지만, 현대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화’라는 무기로 할리우드는 중국 시장의 잠식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호락호락 받아들일 만큼 나약한 중국이 아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탈을 쓴 강력한 사회주의를 표방한 중국은 문화의 막강한 힘을 익히 경험했기에, 자본주의화 된 문화의 침공을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디즈니를 앞세운 할리우드는 중국의 대표적인 인물인 ‘뮬란’을 주인공으로 중국 자본과의 결합을 통해 거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그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노력인지, 디즈니의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 배경의 히어로물을 제작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 〈어벤져스〉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할 주인공으로 중국의 ‘샹치’를 택했고, 이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다.

어떤 방식일까? 완전히 독립적인 형식이 아닌, 가장 핫한 시리즈와 그 연결고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실지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어벤져스〉 시리즈와 연관이 있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각성하는 계기가 된 것도 ‘텐 링즈’ 조직과 관련이 있고, 〈아이언맨3〉에서 ‘텐 링즈’의 가짜 리더 ‘만다린(벤 킹슬리)’이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실체와 배경을 이 영화에서 설명한다. 자연스러운 접점의 활용이다. 여기에 중국의 문화적 요소를 가미한다. 배경도 인물도 중국이며,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도 중국의 무협이다. 영화 속 쑤 웬우(양조위)와 샹치(시무 리우)는 중국 무협영화의 두 용(龍)인 이소룡과 성룡을 오마주한다. 웬우와 장 난(양자경), 장 리(진법랍)의 무협은 다분히 이소룡을 표방했고, 샹치와 쑤 샤링(장 멍)의 도심 속 버스 액션과 마카오의 골든 대거스 파이트 클럽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성룡을 연상케 한다. 화려한 CG의 라스트 씬은 중국의 상징인 거대한 두 용의 대결로 묘사했다. 마블의 자본주의가 중국문화를 소비하며 잠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내면에 흐르는 주제는 철저히 서구식이다. 아버지를 극복하고 반대에 서게 된 모티프는 다분히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따왔으며, 가정과 해피엔딩 그리고 권선징악의 구조는 철저히 할리우드 방식이다. 중국문화의 옷을 입힌 서구식 정신의 지배를 시도한 것이다. 중국이 이 영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2014년 ‘우산 혁명’에서 홍콩의 편에 선 양조위에 대한 미운털이 한몫했을 수 있다.

기독교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문화를 활용한 복음의 전파는 굳이 리처드 니버(Richard Niebuhr)의 『그리스도와 문화』를 언급하지 않아도 유용한 방식이다. 하지만 ‘당의정’(sugar-coated tablet) 방식은 결국 들통나기 마련이다. 본질은 진심과 성실, 겸손이어야 한다. 자본주의적 방식의 중국 침략이라는 야욕이 숨어있는 한, 중국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사랑과 정의, 평화가 깃들인 십자가의 성육신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문화는 ‘도구’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복음으로 물들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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