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호] 직업(Job)과 소명(Calling)
[124호] 직업(Job)과 소명(Calling)
  • 이창연 주필 장로
  • 승인 2021.09.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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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씨가 어느 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는 아이 둘을 힘들게 얻었습니다. 아내가 유산을 두 차례 한 뒤 다시 임신했을 때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병원에서 출산하기로 하고 8개월 동안 병원 입원실에서 누워서 지냈습니다. 이때 회사가 급성장 중이어서 안타깝게도 나는 아내를 돌볼 수 없는 처지라 간병인을 채용해 아내를 돌보게 했습니다. 나는 간병인을 막연히 환자의 잔일을 거드는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기간을 통해 나는 간병인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고 간병인을 의사와 간호사와 똑같은 존경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도 사람 차별하지 말고 모두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간병인이 없었다면 나는 직장과 아이,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와 큰 아이는 간병인 때문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또 한 번의 유산을 경험한 뒤 둘째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전에 입원해 있는 동안 환자가 사망해 나간 적이 있었기에 병원을 꺼려해서 이번에는 집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이때도 파출부가 없었다면 나는 또 직장과 아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야 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서 파출부라는 직업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고 말했다. 깊은 감동을 받았다.

직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직업을 이해하지만 성경은 직업을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 해주기 위해 주신 것으로 설명한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주인이 나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더 잘 안다. 즉 내 필요가 아닌 남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도구가 사랑인 것이다. 직업을 나를 위한 도구로 이해할 때 우리는 그 직업을 ‘Job’으로, 남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로 이해할 때 ‘Calling’으로 즉, 소명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직업이 소명일 때 직업은 성직이 된다. 직업을 이원적으로 보면 세상의 세속적 직업과 목회 등 성스러운 직업으로 나눈다. 그러나 성경은 직업을 일원론적으로 본다. 즉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충만하라, 정복하라, 다스리라’는 세 가지 명령을 이행하는 모든 직업을 성직으로 여긴다. 직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면 이것이 없을 때를 상상하면 된다. 하나님이 모든 직업을 만드신 것이다.

일부 크리스천조차도 하나님께서 직업들을 주신 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직업을 통해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며 문제를 해결해주시면서 ‘우리를 돌보신다.’는 약속을 성실히 지키고 계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목사들은 설교준비를 철저히 하고 사랑으로 감싸고 신앙적 훈련을 철저히 해야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목양(牧羊)이란 양들을 길러낸다는 뜻 아닌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기업체회장, 사장, 청소부, 의사, 간호사, 파출부, 환자, 누구이든 다 같은 성도들이다. 모든 성도들을 아끼고 사랑해야한다. 작열하는 태양이 여름 내내 내리쬐고 비가 때마다 적당하게 내리고 밑거름을 넣어주어도 수확하는 때에는 어김없이 알곡과 쭉정이가 있듯이 교회도 마찬가지다. 성도가 교회로 돌아오지 않은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성직이란 직업은 매우 중요하다.

목사도 직업이다. 성직(聖職)은 성스런 직업이란 뜻이다. 오늘날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세상이 숨을 죽이고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다. 마음대로 외출할 수도 없고, 사람을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고 교회에 가서 마음대로 예배 드릴 수도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도 식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사람들은 흔히들 이 사태가 끝나면 교회는 정상으로 돌아올까 하는 것이 큰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 사태가 끝나도 사람과의 관계도 교회 출석률도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목사님들이나 장로님들, 교회지도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교회불출석 핑계는 코로나바이러스지만 사실은 성도들 마음이 교회를 떠나있어서 가기 싫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설교가 마음에 안 들거나 성도 간 갈등으로 사람이 싫어서 일수도 있다. 편 가르고 줄을 세우는 일 때문에 교회가 싫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또 익숙하지 않던 온라인예배도 드려보니 익숙해지고, 보기 싫은 사람들도 안 보게 되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교회는 사랑이 먼저다. 교회가 가고 싶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안달이 나야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핑계로 참 잘됐다고 생각이 든 것이다. 코로나는 울고 싶은데 때려준 격이 되었다. 교회는 반성해야 한다.

 

이창연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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