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목회] 삼은교회, 대전애경교회 최창진 목사 “목사는 진실하게 살면서 영감있는 말씀을 전하며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
[은퇴목회] 삼은교회, 대전애경교회 최창진 목사 “목사는 진실하게 살면서 영감있는 말씀을 전하며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9.09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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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환자 등 아무도 차별하지 않는 목사로 친구들이 생각한다”
“‘목사님, 사람은 죽어도 다시 사나요?’라는 질문을 잊을 수 없다”
“다시 목회한다면 지성은 참되고, 감성은 아름답고, 의지는 선한 인격적인 목회를 하고 싶다.”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나입니다’(고전 15:10)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이미 은퇴하신 목회자의 이야기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은퇴 모습을 제시하려 1부 최창진 목사의 목회 스토리, 2부 후배 목사들에게 바라는 미래목회 이야기로 구성했다. 대담자 이신성 기자

2부 후배에게 바라는 미래 목회와 은퇴 준비

최창진 목사. 이신성 기자
최창진 목사. 이신성 기자

Q. 교인들과 주변 사람들은 목사님을 어떤 목사님으로 기억하고 있나?

나병환자등 아무도 차별하지 않는 목사!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Q. 목회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일 혹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목회하는 가운데 김영식이라는 나환자가 있었다. 그는 전라도 섬 출신인데, 공부를 잘 했다고 한다. 그의 초등학교 선생이 서울에 가서 고학을 하더라도 진학을 하라고 권해서 서울에 와서 온갖 고생을 다하며 중학교 공부를 했다. 나중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선생이 됐다. 꿈을 이룬 거다. 그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와 결혼해서 딸을 낳았다. 어느날 공중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당신 세브란스 피부과에 가서 검사 받으라고 하면서 등에 점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나병이었다. 그 당시 나병은 불치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절망했다. 아내와 자신은 학교에서 쫓겨나고 어린 딸은 나환자 딸이라고 놀림당할 것을 생각하고, 집에 들리지도 않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방랑생활을 시작했다. 다리 밑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어떤 걸인으로부터 대전에 애경원이라고 하는 나환자촌이 있는데 거기 가면 당신 같은 사람을 고쳐준다고 알려줬다. 그는 즉시 애경원을 찾아와서 입원을 부탁했다. 하지만 자치회에서는 환자를 더 받을 여력이 없다고 거절했다. 나환자촌에서마저 거절당하니 완전히 절망되어 울며 돌아섰다. 그때 전도사가 그 사람의 처참한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목사님을 찾아가 보라고 귀띔해 주었다. 그가 나를 찾아와서 그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면서 우는데 나도 울었다. 나는 즉시 자치회장에게 전화해서 입원시켜 치료받게 해주라고 전했다. 그렇게 그는 특별하게 입원됐다. 그러나 그는 다음 주일에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예배 후 그를 찾아가 교회를 안나오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나에게 “목사님, 나는 인생의 모든 것을 다 잃었습니다. 명예, 재산, 가족, 건강도 다 잃었습니다. 이제 내가 예수를 믿어 뭐합니까?”라고 애통하게 울었다. 그의 말에 나도 같이 울다가 마지막으로 “당신의 인생이 슬프고 괴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토록 불행한 인생을 기쁘게 처세할 수 있다면 그것이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가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나는 그에게 다시 오늘 저녁에 교회 나오라고 권면했다. 그가 교회에 나와 보니 손목까지 잘려 나간 사람 등 자기보다 훨신 더 불행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박수를 치며 기쁘게 찬양하는 것을 보고 그는 놀라는 동시에 은혜 받고 신앙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나를 찾아와 “사실 아내와 딸이 있다”고 고백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아내도 나병에 전염되어 나환자 요양원에 있었다. 나는 김영식 선생이 애경원 초등학교 교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폐결핵이 악화되어 얼마 후에 죽었다. 아내도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그녀의 장례식에서 어린 딸이 “목사님 사람은 죽어도 다시 사나요? 라는 질문은 나의 평생에 잊을 수가 없다.

최창진 목사가 60세에 장신대에서 받은 석사 학위증. 이신성 기자
최창진 목사가 60세에 장신대에서 받은 석사 학위기. 이신성 기자

Q. 목회하면서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다시 목회한다면 어떤 목회를 하고 싶은가?

진실, 영감, 충성이 나의 생애 모토였는데, 사실 그렇게 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 왜 좀더 진실하지 못했나, 좀더 영감있는 설교를 하지 못했나, 왜 좀더 충성하지 못했나? 그런 후회가 있다.

앞으로 다시 목회를 한다고 하면, 인격적인 목회, 지성은 참되고, 감성은 아름답고, 의지는 선한 그런 인격적인 목회를 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허황한 꿈에 불과하다.

후배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은 인간의 육체도 소중하고 영혼도 소중하지만, 현실 세계에 가장 소중한 것은 인격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격을 가지고 목회를 해야 한다. 이런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실 내가 인격적으로 많이 모자랐다. 나 자신이 인격적인 목회자로서 인격적인 목회를 하고 싶은 게 소원이다.

Q. 목사님의 목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목사는 진실하게 살면서 영감있는 말씀을 전하며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

Q. 목사님 세대 목회자들과 지금의 목회자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솔직하게, 나는 성경을 연구하면서 가인과 아벨 이후 인류사는 인본주의자들의 계보와 신본주의자들의 계보로 나뉘어 흐른다는 것을 알았다. 창세기 6장 3절 홍수 심판 이야기에서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혼해서 육체가 됐다’는 말씀은 신본주의 계보자와 인본주의 계보자가 혼합해서 살면서 전부 다 인본주의자가 됐다는 뜻이다.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삶이 신본주의, 인간 중심으로 사는 삶이 인본주의다. 우리 시대만 하더라도 신본주의 사상이 강했다. 은퇴한지 24년이 넘었지만, 목사들이 신본주의 사상에서 말씀을 전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해서 대언한다기보다는 자기 학문, 자기의 사상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성경 본문은 읽어 내팽개치고 본문과 상관없는 자기 말만 한다. 현대 교회가 침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Q. 21세기 미래 목회를 준비해야 하는 일선 목회자들에게 선배로서 이것만은 꼭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

결국 같은 말이 되겠지만 진실하게 살면서, 아름다운 감성과 선한 의지로 나 자신을 내뜻대로 살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께 바쳐진 제물로서 나를 쳐서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키며 살아라. 그게 부탁이다. 참된 지성만이 올바르게 인식하고 올바르게 판단한다.

Q. 은퇴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될 말씀을 전한다면?

은퇴할 때가 되면 교회에서 집을 얼마짜리 사주고 퇴직금이 얼마인지만 관심을 갖게 된다. 인간적인 수단으로 사역해도 교회가 부흥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보시는 나(자아)가 중요하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몰두해 있을 때다. 행복은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성경에서 찾아라. 기도 생활에 힘써라.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삶 자체가 우리의 부족을 인식하고 구하는 기도, 하나님을 친히 찾아가는 기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예비하신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기도를 하며 비록 세상에 살지만 천국의 삶을 살아라.

Q. 마지막으로 목회를 하는 후배들에게 남길 말씀은?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나입니다’.(고전 15:10-원어 성경 직역)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란다. 헬라어 현재 시상은 지속과 반복까지 의미한다. 항상 깨닫고 나 아닌 상황에서 나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나의 실존을 인식하고 참된 나를 회복하면서 나 아닌 타인에서 다시 참된 나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최창진 목사의 인터뷰 모습. 이신성 기자
최창진 목사의 인터뷰 모습. 이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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