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마을에서 만난 예수 5 - 경계선을 넘어
[특별연재] 마을에서 만난 예수 5 - 경계선을 넘어
  • 이원돈 목사
  • 승인 2021.08.2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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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나와 함께 한시 동안이라도 이렇게 깨어있을 수 없더냐” pixabay 이미지.

“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경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경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 사람들이 귀먹고 어눌한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막 7:31-32)

이방 땅에는 복음의 길이 활짝 열리고 있는데 정작 유대 땅 백성의 눈과 귀는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이어서 33절 말씀에는 예수님의 치유의 과정이 나온다.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첫 번째 단계는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신다. 이는 대형교회 속 익명의 신자처럼 ‘무리 속에 숨어있는 병’을 고치시는 것으로 묵상할 수 있다. 무리 속에서 귀먹고 어눌한 자처럼 있는 사람을 데리고 나와 분명하게 보고 듣고 말하게 하신다.

오늘 한국 교회는 왜 무기력 한가? 그것은 무리 속에 익명으로 머물며 숨어있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한국 교회가 다시 새로워지려면 무리에서 데리고 나와야 한다.

이어서 두 번째 단계가 나온다. 36절,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시며 말씀하시기를 마을로 들어가지 말라.”

바른 복음을 전파하는 데 장애물이 있다. 인습의 마을, 통념의 마을, 편견과 미망의 마을, 치유 받으려면 마을을 벗어나야 한다. 마을의 질서와 통념을 뒤집지 않고서는 결코 눈을 뜰 수 없다.

또 다른 장애물은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이다. 우리는 예수를 믿으라고 전도하기 전에 지역 사회 속에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교회가 주민들과 충분히 사귀기도 전에, 다시 말해서 코이노니아가 있기도 전에 전도하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사귐과 신뢰의 기초 위에서 예수님이 침을 환자에게 손을 대시듯 꾸준히 접촉해야 마을 사람들의 귀와 입을 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기도와 심방의 내용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개인과 가족, 교회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과 마을과 접촉하는 사회적 기도와 심방이 필요하다.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그의 귀가 열리고 혀의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더라.”

주님은 무리 속에 숨어있는 그들을 따로 데리고 나오셔서, 그들을 만지며 접촉하신 후,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시자 병자의 귀와 입이 열렸다. 또한 주님은 그들에게 “아무에게라도 이르지 말라”고 하셨지만 더욱 널리 전파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거라사의 광인, 수로보니게 여인, 귀머거리와 벙어리들이야 말로 데가볼리 지경을 통과하며 갈릴리 호수에 이르는 경계선을 열리게 한 주역들이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마가복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성경은 8장의 벳새다의 소경이야기와 11장의 여리고의 소경 이야기 등, 장님의 눈 뜨는 이야기 사이에서 눈을 뜨지 못한 제자들의 이야기를 배치하여 주님이 제자들의 눈을 뜨게 하려고 하실수록 더욱 눈을 감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눈을 뜨지 못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결국 예수를 배반하고 나락으로 빠져드는 우리의 처참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눈멀고 닫혀 있는 신앙의 경계선을 넘어오라”는 예수님의 음성에 순종하며 나아가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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