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1년에 ‘성대 결절’ 수술을 받았다. 성대를 혹사한 때문에 결절이 생겨 수술을 하고 두 달을 말을 하지 못하고 가족들과도 꼭 필요한 말은 글로 써서 전달했다.
미국의 오랜 생활 덕분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마시던 음료가 서너 개가 있었다. 커피와 콜라와 우유다. 이 셋은 거의 매일 마시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즐기던 음료였다. 그런데 나를 수술한 주치의 는 수술 후에는 이 세 음료를 마시지 말라고 했다. 의사의 지시에 철저하게 순종하여 이 세 가지 음료를 그 후로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조찬 모임에서 나와 함께 한 테이블에서 ‘커피가 운동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를 만났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에게 커피를 꼭 마시라고 권했다. 아침 커피는 밤새 산화된 몸을 알칼리화 해주며, 심장 기능을 강화해주므로 아침 커피는 보약이라고 했다. 그 다음부터 다시 아침에 커피를 한잔씩 마신다.
젊은 직장인들이 점심식사 후에 커피를 한잔씩 들고 마시며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국민 당 커피 전문점이 가장 많은 나라다. 커피는 외래 음료가 아니라 어느새 우리의 음료가 되어버렸다. 외국의 것을 들여와서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데 우리는 귀재다. 커피는 참 착한 음료다. 그러나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잠을 깨게 하고, 마음을 튼튼하게 하려고 커피에 의존하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생명수로 상쾌하게 되고, 생명수만이 깊은 잠을 깨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포도주는 성경에 아주 익숙한 음료다. 성경 전체에는 포도주에 관한 기록이 200번 가량 있을 만큼 포도주는 성경시대의 음식이었다. 포도주의 역사는 노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노아가 포도주에 취한 장면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고, 왕에게 포도주를 드리는 술 맡은 관원은 상당한 고관이었다. 구약은 포도주를 좋은 맛과 향을 가진 음료로 묘사한다.
예수님과 포도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께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하시며 비유로도 사용하셨다. 또한 성만찬에도 떡과 포도주를 사용하셔서 포도주를 예수님의 피에 비유하셨다. 그런 연유로 포도주는 그리스도인의 음료로 인식되기도 했다.
최근에 와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포도주는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식품 1위는 올리브유에 대친 토마토라고 한다. 2위는 적포도주이며, 3위는 마늘이다. 초콜릿과 포도주와 웃음은 좋은 장수 약이라고 한다. 예수님의 음식은 밀떡, 생선, 올리브유와 포도주였는데 날씬한 몸매와 건강을 지키는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한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적당량의 포도주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포도주는 분명 현대인에게 사랑받을 만한 최고의 음료다.
커피는 커피나무에서 생두를 수확하여 가공공정을 거쳐 볶은 후 추출하여 응용하는 기호음료다. 커피의 어원은 카파(caffa)로 ‘힘’을 뜻하며 에티오피아의 산악지대에서 기원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기원한 커피는 아라비아 반도 남부의 예멘에서 밀수하여 집단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커피를 본격적으로 즐겼던 사람들은 예멘의 수도사들이었다. 예멘의 ‘쉐호테트’ 사원의 수도사들이 졸지 않고 기도하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피곤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져 기도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하여 커피를 마셨다. 특히 한밤 중 잠이 쏟아지는 ‘이쉐’(Ische)라고 부르는 기도시간에는 커피를 나누어 마시고 잠을 쫓으며 기도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커피는 때로는 ‘이슬람의 포도주’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런 까닭으로 전통적으로 포도주는 기독교의 음료, 커피는 이슬람의 음료로 불렸다. 포도주는 잠이 들게 하며 취하면 정신을 잃게 하고, 커피는 잠을 쫓고 정신을 맑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날 포도주의 기독교는 잠들어 있고, 커피의 이슬람은 깨어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