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우의 후예(5) - 작전지역과 주둔지(캠프) 위치 선정
아라우의 후예(5) - 작전지역과 주둔지(캠프) 위치 선정
  • 이철원 집사(전 아라우부대장, 예비역대령)
  • 승인 2021.08.19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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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병이 결정되면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파병부대가 활동할 작전지역과 주둔지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는 파병부대의 안전과 부대 위상이 직결되므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2013년 11월 25일 국방부와 외교부 인원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이 파병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되었다. 현지조사단의 조사결과, 필리핀 정부가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한 지역은 안전한 지역이지만 피해규모가 작아서 파병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한마디로 할 일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태풍의 최초 접촉지역인 레이테주의 타클로반으로 이동하여 정찰결과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도시기능이 마비된 암흑천지 상태인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합동조사단은 파병목적의 적합성과 우리 공병의 능력 발휘, 대국민 설득 등을 고려하여 파병지역을 태풍의 최초 접촉지역인 타클로반 일대로 선정하여 필리핀 정부의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폐허가 된 현지 공항
폐허가 된 현지 공항

당시 타클로반 일대에는 UN, NGO 등의 지원이 집중되고 있었지만 똑같은 피해를 입은 남쪽지역의 여러 도시는 소외되어 있었다. 따라서 필리핀 정부는 타클로반을 제외한 팔로, 타나완, 톨로사 지역을 우리의 작전지역으로 요청하였다. 이로 인해‘필리핀 정부가 의도적으로 타클로반을 배제한 것이 아니냐?’라는 정치적 배경이 의심되어 파병초기 타클로반 시장의 거센 항의에 직면하게 되었다. (타클로반 시장은 전 마르코스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여사의 조카로 당시 아키노 대통령과 정적관계 였다고 함)

작전지역이 선정된 이후 나는 부대가 파병되기 전인 12월 8일 합참해외파병과장, 외교부 인도지원과장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사전협조팀을 이끌고 주둔지(캠프) 위치 선정과 작전활동계획을 구상하기 위해 현지정찰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과 폐허가 된 환경속에서 부대가 전개할 공간을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정찰 중에 이멜다 가문 소유의 리조트가 가장 적지로 판단되어 이멜다의 딸을 만나서 지원을 요청하자“구글지도에 한국군이 표시하는 대로 부지를 제공하겠다”라고 하였으나,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로 인한 필리핀군의 반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폐허가 된 이멜다 소유 리조트
폐허가 된 이멜다 소유 리조트

아라우부대가 전개하기 위해서는 장비와 숙소를 고려시 최소한 축구장 10개 크기의 부지가 필요하고, 안전을 고려하여 해안으로부터 2Km 정도 이격되어야 했다. 필리핀군과 지방 정부는 한국군이 약간의 중장비와 함께 텐트에서 생활하리라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서로 생각하는 수준과 범위가 차이가 있었고, 안전을 고려하여 해안으로부터 떨어진 충분한 공간이 있는 부지는 없었다. 적당한 장소는 국제적십자사와 WHO(세계보건기구) 등이 벌써 점령하고 있었으므로 결국 해안으로부터 약 900M 이격된 주정부 소유의 부지와 늪지대가 제공되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차후 이로 인해 많은 공사소요가 발생하였으며 공간이 협소하여 차량, 중장비 등은 부대 울타리 밖에 위치시키고 CCTV 설치 등 경계 대책을 보강하여야 했다. 필리핀 중부에서 제공한 주둔지 부지가 만족스럽지 못하였지만, 임무를 마친 시점에서 볼 때 나름대로 유리한 점도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주둔지가 보급로인 공항과 항구와 가까워 보급지원이 용이하였고, 인접지역에 관공서가 위치해 있어 주정부와 원할한 업무협조가 이루어졌다. 또한 민가와는 적절히 이격된 늪지대 한가운데라 안전성이 보장되어 재해복구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계속>

 

부대 주둔지 캠프 공사 중
부대 주둔지 캠프 공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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