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회 생태계
최근 목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는 “앞으로 교회는 지역과 협동하지 않고서는 미래 목회와 선교를 전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교회의 목회와 선교, 교육이 더 이상 교회 공간만으로는 불가능한 시대다. 개교회 목회에서 마을 목회로, 선교는 지역사회 선교로, 교회 교육은 지역 아동센터나 마을 도서관과 연결된 지역 학교 형태로 변모해가고 있다.
필자는 긴 시간에 걸쳐 마을의 변화를 관찰했다. 처음에는 4-5개에 불과했던 지역아동센터가 이제 20여개를 넘어서면서 최근에는 60개로 확장됐다. 또한 13개가 넘는 작은 마을 도서관이 마을 곳곳에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서 작은 교회와 마을 도서관, 그리고 지역아동센터의 네트워킹 사역을 떠올리게 됐다. 마을 단위로 설치되어 있는 작은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작은 교회는 ‘평생학습’이라는 고리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연결망은 평생학습공동체와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의 실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작은 교회는 지역 생명망을 짜는 교회로서, 더 이상 성장형 대형교회를 닮을 필요가 없이 새로운 교회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건강한 작은 교회의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 사회의 새로운 복지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돌봄과 복지에 참여하는 복지 마을 만들기에 힘써야 한다. 둘째, 새로운 학습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는 주일 중심의 교회학교 교육이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지역사회 방과 후 학교 등과 함께 학습 생태계를 이루는 형태다. 셋째, 주류 문화 담론을 넘어 다문화 가정, 탈학교 학생 등 지역사회의 작은 자들과 함께 대안문화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넷째, 대기업이나 대형 교회 중심의 약육강식과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경제 생태계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 만들기 등 공동체적인 사회적 자본과 생명 자본의 망을 짜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참여해야 한다.
개교회 아닌 마을의 교회, 마을의 목회자
결론적으로 새로운 건강한 작은 교회의 신학은 지역 연합 정신에 기초한 생명망 목회를 추구하는데 있으며 이는 교회와 목사가 지역 및 마을의 목사가 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의 바람이 불면서 한국 사회가 전과 다른 사회적 경제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음을 목격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마을과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협동 경제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까? 한국 교회는 이미 ‘생명 살리기’와 ‘작은자 살리기’라는 훌륭한 신학적 틀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생명 신학적 흐름과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의 본래적 특성을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역아동센터, 마을 도서관, 마을 협동조합, 어르신 쉼터 등과 같은 지역사회 선교의 역량과 교회의 영적 기능인 심방, 중보기도와 같은 요소를 결합시켜 지역의 생명망을 짤 수 있다.
이를 위해 교회와 목회자는 마을과 시민 사회의 교인이요 목회자로 거듭나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회 조직 또한 지역 사회를 섬기는데 최적화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