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직과 제도에 포로가 되지 말아야 할 교회 공동체
[사설] 조직과 제도에 포로가 되지 말아야 할 교회 공동체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1.08.1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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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하나님께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지금 한국 교회가 지금부터라도 제도화에 삼킨 당한
교회의 모습에서 벗어나 교회의
교회 됨의 본질을 살려 보려고 몸부림치길 원하시는 것은 아닐까?"

성경에 교회라는 용어가 나타난다. 그런데 간혹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성경에 나타난 교회라는 용어와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라는 용어가 일치한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의미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성경에 나타난 교회는 제도화 이전의 교회이고 지금 우리의 생각 속의 교회는 제도화된 교회이다. 따라서 교회를 설명하는 내용이나 직분을 이해함에도 동일한 의미로 보아서는 안 된다. 같은 교회라는 용어이지만 그 그림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교회는 성경에 나타난 그 교회와 본질에서 다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회와 지금의 교회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수를 그리스도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성경은 이 공동체를 교회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 교회들이 여럿 나타났다. 여럿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모임의 규모가 커졌다. 그래서 교회는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제도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직분이 생겼고, 그리고 교회가 제도화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제도적 교회는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의 성장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제도화의 딜레마’라는 말이 있다. 종교사회학적 용어이다. 제도화의 딜레마란, 교회가 본질에서 추구하는 것은 공동체 그 자체인 것에 반해, 사람이 모인 모임이니 그 형태는 사회조직의 특성을 나타내는 데서 나타나는 갈등의 측면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교회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교회구성원인 신자들 사이에 일치와 연합, 결속을 강조한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의 조직으로서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기서 일종의 모순이 나타나는 것이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교회의 공동체인 교회가 조직을 갖게 되면서 주님의 가르쳐 주신 교회에 대한 정신을 그대로 담아내는 어려운 측면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의식을 가지고 교회라는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화의 딜레마로부터 완전히 자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 딜레마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조직과 경영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 교회를 보면 제도화에 본질이 삼킴을 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위 성회라고 불리는 당회, 노회, 총회에서의 세력 간의 힘겨루기로 인한 볼썽사나운 모습은 보는 것은 이제 더는 낯설지 않다. 이에 대하여 불편하게 여기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빛도 적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성직이라 불리는 직분 세움에도 일반 사회에서 유통되는 갖가지 불온한 방법들이 통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각종 기독교 단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교회 밖의 제도와 조직은 발전하고 있는데 교회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 앞에 뼈까지 찔리는 느낌을 받는다. ‘조직이 있고 제도가 있으니 별수 없는 일이 아닌가?’, 어떤 이의 말처럼 ‘사람이 모이면 별수가 없다.’라고 핑계 대면서 계속 이렇게 가야 하는가?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 앞에도 별수 없는 일이었다고 핑계할 수 있을까?

교회는 교회다. 당회도 교회다. 노회도 교회다. 총회도 교회다. 이 모든 교회는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교회의 정신에 기반을 둔다. 말하자면 교회의 교회 됨은 탁월한 조직, 훌륭한 제도, 합리적 경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가르침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교회의 탁월한 조직이란 예수님의 뜻을 반영한 조직을 말하며, 훌륭한 제도, 또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얼마나 담아내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교회 경영 또한 여기서 예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제도적 교회의 건강은 제도화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하여 몸부림칠 때만 가능하다.

지금의 한국 교회를 바라보면 누군가가 ‘지금 한국 교회는 이런 몸부림치고 있는가?’라고 질문할 때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한국 교회 안에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다. 이 부분에서도 어떤 분의 우리 한국 교회의 보수와 진보는 정치적인 색깔만 그러할 뿐 진보도, 보수도 그저 수구적일 뿐이라는 뼈아픈 지적이 생각난다.

너무 늦은 걸까? 혹시 하나님께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지금 한국 교회가 지금부터라도 제도화에 삼킨 당한 교회의 모습에서 벗어나 교회의 교회 됨의 본질을 살려 보려고 몸부림치길 원하시는 것은 아닐까? 한국 교회가 코로나19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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