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예술적 언어
미디어와 예술적 언어
  • 임헌진 감독
  • 승인 2021.08.0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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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임헌진 감독

청년시절부터 선교 단체에서 복음전도와 문화사역을 이어온 임헌진 감독은 연주 음악 작편곡자, 기타연주자로 활동했다.

그는 공연 무대영상을 포함하여 400여 편 이상의 영상을 제작, 기독교 미디어 아티스트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호에 게재한 임 감독의 글을 통해 ‘미래 목회’의 핵심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미디어’가 가진 특징과 효과를 살펴보고 실제 사역 현장에 대입해보자._편집자 주

 

임헌진 감독. 한국얌스펠로쉽 제공.
임헌진 감독. 한국얌스펠로쉽 제공.

 

코로나 19의 팬데믹 이후, 교회의 새로운 사역의 대안으로 ‘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통역사가 단어 하나를 잘못 사용해도 그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것처럼, 미디어를 잘못 활용하게 되면 시청자에게 어긋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

그렇기에 미디어를 다룰 때 시대의 새로운 ‘언어’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필자는 기독교 사역자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감동을 바르고 선하게 표현(통역)해내는 사역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감성적 언어

나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감금과 고문 수준의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와 형으로 인해 집과 학교에서 벙어리로 살다시피 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우연히 기타를 만나게 됐고 독학 1년 만에 기타와 피아노를 악보 없이 연주할 만큼 실력이 늘었다. 어느 날, 음악실에서 내 피아노 소리를 듣던 친구가 말했다.

“왜 그렇게 연주가 슬퍼? 괜찮아? 너 무슨 일 있어?”

나는 그때 밝은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내면의 아픔을 연주에 담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의도치 않게 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나는 음악을 통해 내 아픔을 밖으로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숨기고 싶은, 감추고 싶은 아픔마저도 적나라하게 표출이 되는 감성적 언어이다.

촉매적 언어

30대 초반, 나는 하나님을 잊은 채 팝 연주팀에서 음악활동을 했다. 우리 팀의 음악적 방향성은 하나였다. ‘우리 음악이 쓰이는 현장과 삶에서 메시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음악을 하자.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음악을 만들자!’

그렇게 만들어 낸 음악의 파급력은 실제로 놀라웠다. 많은 이야기를 다루는 TV프로그램(예능,라디오, 다큐, 광고 등)과 영화제(부산,제천)에서 우리 음악이 수도 없이 사용되었고,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상황과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데 우리 음악은 빛을 발했다. 지향하던 방향성이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이처럼 음악은 삶과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촉매적 언어가 될 수 있다.

소통적 언어

30대 중반,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공연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공연 첫 곡은 ‘에그몬트 서곡’, 10분 분량의 곡이었다. 모르고 들으면 지루할 수 있다. 나는 무대 스크린을 통해 영상으로 그 곡을 관객들에게 소개해야 했다.

곡의 분위기가 너무 암울하고 무겁기 때문에 관객들이 집중력을 잃기 쉬운 곡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반대로 곡 소개 영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주기로 결정했다. 어쩌면 관객들이 내가 ‘계획한 감정’을 느끼게 하려는 첫 시도였을 것이다.

비디오는 짧은 순간 한 번에 사람을 집중시키는, 몰입도가 강한 매체다. 그래서 광고는 10-15초라는 짧은 시간에 몰입을 시켜 제품에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반면에 오디오는 오랜 시간 집중하게 하는 지속력이 있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라디오일 것이다.

나는 영상의 몰입도, 그리고 음악의 지속성이 합해지면 공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것이라 확신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관객들은 유쾌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공연에 몰입했고, 그 후 10분의 연주시간 동안 어른부터 어린 관객들까지 모두 지루해 하지 않고 연주를 감상했다.

이처럼 미디어는 관객을 내 의도에 따라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소통적 언어’로 사용할 수 있다.

예술적 언어

30대 후반, 하나님은 주님을 외면한 채 살겠다던 나를 다시 예배자로 회복시키셨다. ‘끝까지 사랑 하신다’는 말 그대로 주님은 내게 다가오셨다. 나의 타락한 인성의 끝을 보셨음에도,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동일하게 그 자리에 계셨다. 거부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

이후 나는 미디어 사역 중에 두 가지를 실천하려 노력했다.

첫째, ‘사역의 결과보다 사람을 먼저 살리자!’ 동역자들이 상처 입는 사역은 이미 실패한 사역이다. 고쳐 쓰시는 하나님처럼, 기다리신 하나님처럼, 나도 그렇게 사람을 우선으로 여기며 사역하자!

둘째, 내 인생에 ‘이정도면 됐다는 말은 없다!’ 최선을 다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로 그 사랑과 아름다움을 표현해보자. 전부를 내던지신 예수님의 사랑인데, 어찌 하찮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마치 오랜 옛날 성경을 기록한 사람들이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기 위해 정결함을 유지하려 했던 것처럼 나도 하나님의 사랑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기록자의 삶을 살아보자.

이런 결심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사람을 대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사역 중에 회복되는 동역자들이 생겼고 내가 제작한 영상을 대하는 그 현장마다 예배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났다. 하나님의 사랑을 메시지로, 그리고 그 메시지를 나의 언어(색채와 오디오)로 해석하여 표현해낸 작품들 속에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셔서 일하심을 경험했다.

나가며

하나, 미디어는 우리를 향한 주의 사랑을, 주를 향한 우리의 사랑을 드러내고, 또 주 앞에 우리의 아픔을 하소연하는 감성적 언어가 될 수 있다.

둘, 미디어는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촉매적 언어가 될 수 있다.

셋, 미디어는 하나님을 소개하고, 그 사랑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소통적 언어가 될 수 있다.

넷, 하나님은 우리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직접 발산하신다. 세상 가장 큰 예술, 가장 귀한 아름다움은 하나님 그 자체이시다.

미디어는 그렇게 하나님께서 직접 자신을 드러내시고 일하시는 예술적 언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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