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마을에서 만난 예수 2
[특별연재] 마을에서 만난 예수 2
  • 이원돈 목사
  • 승인 2021.07.22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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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지역을 사랑한 예수님
글_이원돈 목사(새롬교회)
갈릴리 바다 전경. pixabay.
갈릴리 바다 전경. pixabay.

예수님은 청년기에 세 가지 장소에 계셨다. 첫 번째는 유대교의 중심인 예루살렘, 둘째는 세례요한이 머물고 있던 광야, 그리고 세 번째가 가난한 백성들이 있는 갈릴리다. 예수님은 청년기에 광야로 나가셨다.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40일 간 기도하셨다. 주님은 아마 그때 하나님 나라 선교에 대한 비전을 세우신 것 같다. 그리고 예수님은 세례요한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시는 데, 그곳이 바로 공생애 3년의 핵심적 장소인 갈릴리다. 갈릴리 선교는 바로 우리 교회의 전도와 선교의 원형을 보여준다.

“그의 소문이 온 수리아에 퍼진지라 사람들이 모든 앓는 자 곧 각종 병에 걸려서 고통 당하는 자,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을 데려오니 그들을 고치시더라” (마 4:24)

복음서에는 갈릴리 선교가 주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 본문은 ‘가르치고, 전파하며, 고치다’로 요약된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서 갈릴리 사역을 다뤄보자.

갈릴리 선교, 마을 공동체의 시작

예수님의 갈릴리 선교의 첫 시작은 회당에 들어가면서 시작이 된다. 당시 예수님이 회당에 들어가셨다는 의미는 단순히 종교적 건물에 들어간 간 것이 아니라 지역의 마을 모임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당시 조밀한 구성의 마을에서는 각 가정의 방들이 이웃집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누가 방문하면 마을 전체가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예수님과 제자들의 선교는 단순히 개인이나 가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바로 마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최초의 선교 사역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대교 회당에서 시몬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회당에서 나와 곧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의 집에 들어가시니”(막 1:29)

마가가 이 구절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하다. ‘회당에서 나왔다’는 것은 기존 유대교의 거점인 회당에서의 이탈을 의미한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새로운 공동체의 형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은 예수님이 회당에서 나와 베드로의 장모가 있는 집에 들어가셨는데 “온 동네가 문 앞에 모였더라” (막 1:33)는 말씀이다.

또한 주목할 점은 회당과 베드로의 집이 뚜렷하게 대비된다는 점이다. 베드로의 집은 지금 새로운 공동체가 탄생하는 거점으로 변모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북적이고 있다. 회당과 달리 마을은 그 문턱이 낮아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오간다. 그래서 회당이 아니라 장모의 집이 바로 ‘치유의 베이스 캠프’가 됐다. 이렇게 갈릴리 마을에서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고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자 주님은 두 가지 일을 행하신다.

“이르시되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 (막 1:38)

주님은 새벽 미명에 하나님과 소통하며 힘을 재충전 하시고 담대하게 선언하신다. 낮에는 복음전도에 힘쓰시고 밤에는 병을 고치신다. 마치 새벽 동이 트면서 어둠이 물러가듯 갈릴리 마을의 모든 악령이 추방되고 병든 자가 치유되며 하나님 나라가 밝아오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다.

베드로의 장모집 앞 마당이 회당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면 이어 등장하는 2장에서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의 집이 새로운 밥상 공동체와 하나님 나라 잔치의 거점이 된다.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 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는가” (막 2:16)

마을, 선교의 베이스 캠프

마을이 예수님과 제자를 영접하면 그들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치유가 베풀어졌고 일정 기간 동안 머물며 선교가 이뤄졌다. 거절할 경우 마을 전체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그 마을을 떠났다는 복음서의 내용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선교 사역 초점이 ‘마을 단위’였음을 말하고 있다.

또한 제자들은 일정 기간 동안 한 마을에 머물면서 선교와 치유 사역을 했는데 이 역시 개별적 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치유, 즉 ‘사회적 몸’을 치유하고 세우려는 큰 프로그램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결국 예수와 그 제자들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치유와 악령 축출을 행하면서 그 마을이 공동으로 일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했다.

리차드 A 호슬리에 의하면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핵심은 서로 빚을 탕감해주고 상대방의 근심과 기본적인 필요를 들어주는, 지역 공동체의 갱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의 일부였고 그것은 곧 지역과 마을 공동체의 갱신과 재활성화였다.

1세기 팔레스타인 사람의 기쁨과 슬픔, 눈물과 희망을 자양분으로 탄생한 예수 운동은 무엇보다도 바닥에서부터 솟아나는 자생적인 공동체 운동이었으며, 민중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삶의 회복 운동이었다. 그것은 파괴의 위협에 처한 전통적인 갈릴리의 소농 중심 마을 공동체가 벌인 자생적인 삶의 회복 운동이었고, 밑바닥 민초들의 사회적 보존 운동이었다.

이처럼 예수님의 새로운 하나님 나라 마을 생명 생태운동은 회당에서 나와 베드로의 장모의 집을 선교의 베이스 캠프로 삼고, 알패오의 집 앞에서 죄인들과 세리와 밥상 공동체를 만들며, 사회적으로 차별 및 고립된 문둥병자를 치유하시는 공동체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새롬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원돈 목사
새롬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원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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