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최영준 목사, “교수이면서 목사입니다.”
[미래세대 목회모델] 최영준 목사, “교수이면서 목사입니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1.07.01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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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목. 보고서15]
매월 일하는 목회자를 시리즈로 싣습니다.

최영준 목사(경희캠퍼스열린예배, 경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캠퍼스 교회 필요에 따라

교수면서 목사로 부름 받아

미얀마 선교에도 앞장서서

“하나님의 사람 세우면서

하나님의 일만 드러나길”

최영준 목사가 사역하는 경희캠퍼스열린예배는 로컬처치와 마찬가지로 주일예배를 드리며, 특별히 미얀마를 위한 해외선교에 힘쓰고 있다. 교회 제공

 

“경희대학교 기독인교수회에서 2007년에 캠퍼스에 교회를 세우려고 했다. 그때 캠퍼스에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교수 중 한 명이 목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때 교수들 중 제일 젊었던 제가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목회를 하기 시작했다.”

경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면서 경희캠퍼스열린예배 최영준 목사의 목회 계기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개인적인 사명과 부르심에 따라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의 길에 들어서는 반면, 최 목사는 교회의 필요에 따라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목사로 부르심을 받기 전에는 외부 목회자들을 초청해 예배를 드리고 성례전을 가졌다. 하지만 교회를 세우고자 학교의 허락을 요청했을 때, 외부 교단이나 목회자와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교회’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당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교회를 다니던 최 목사였지만 “목사가 되려면 교수를 그만둬야 한다”는 이중직 금지 시절이라 장신대에서 신학공부를 못했다. 그래서 침례교 신학을 공부해 독립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경희캠퍼스열린예배’라고 부르지만 로컬처치와 마찬가지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예배, 수요성경공부, 금요기도회, 주일예배를 드린다. 흔히 경희대학교회라고도 한다.

“경희캠퍼스열린예배는 부름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예배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강의실에서 예배를 드리며 대학청년들과 공감하며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캠퍼스에서 장학사업뿐만 아니라 강균성 토크 콘서트를 비롯해서 Campus Mission Conference 등의 활동을 통해서 대학의 기독인 교수님들과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멘토링이 진행되도록 노력했다. 또한 교회와 기독교인교수회가 매년 그룹홈 아동 돕기 바자회를 매년 진행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데 노력했다.”

최영준 목사가 사역하는 경희캠퍼스열린예배는 로컬처치와 마찬가지로 주일예배를 드리며, 특별히 미얀마를 위한 해외선교에 힘쓰고 있다. 교회 제공

경희캠퍼스열린예배는 캠퍼스에서 예배를 열심히 드릴뿐만 아니라 공간사역에 비전을 두고 기도하며 준비 중이다. 최 목사는 “전에는 대학생들이 비싼 커피전문점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이해할 수 없었는데 어느 날 대학생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공간이 필요해서 그들 나름대로 숨 쉴 공간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대학청년들을 위한 열린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히 미얀마를 위한 해외선교를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주위 교수들과 한·미얀마연구회를 창립해 미얀마에서 활동을 할 정도다.

“코로나사태와 미얀마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양곤대학 교수들과 학생들과 활발하게 교류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한국에서 유학 중에 유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만나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에는 교회에서 유학생들과 ‘미얀마민주시민학교’라는 이름으로 민주시민 교양수업을 진행했는데 많은 유학생들이 참여해줬다.”

왜 미얀마일까. 무역학과 교수인 최 목사가 열방을 마음에 품고 있던 당시 미얀마가 막 개방되던 시기였다. “할 일이 많겠다”고 생각한 최 목사는 Business as Mission으며 자신의 일과 연결되어서 할 수 있는 연구나 사업을 생각하고 연구회를 만들었다. 목사로서가 아니라 교수로서 교류를 시작하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였다.

지난 5월 ‘미얀마민주시민학교’를 열 때, 현재 미얀마의 상황으로 인해 주위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생명을 죽이는 저들을 두려워해서 우리가 해야 될 말을 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그건 내가 믿고 있는 신앙과 다른 거다. 설교할 때 가치에 대해 많이 전하는데, 복음에 드러나는 가치들인 민주, 자유, 생명존중, 차별 없음 등을 전하면서 군부가 두려워 타협하는 것 자체가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서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목사가 아니라면 정치적 중립성을 가졌을 것이다. 복음 전하는 것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복음의 색깔과 맞춰가자는 입장이었다.”

최영준 목사가 사역하는 경희캠퍼스열린예배는 로컬처치와 마찬가지로 주일예배를 드리며, 특별히 미얀마를 위한 해외선교에 힘쓰고 있다. 교회 제공

대학 현장에서 보는 청년들의 신앙상태는 어떨까.

“캠퍼스에서 크리스차니티는 죽었다. 크리스천에 대한 임팩트나 존중감이 거의 없다. 신앙을 갖고 있었던 중고등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영성의 무덤이 되는 상황인 것 같다. 대학에서는 기본적으로 neutrality(중립성)이 존재하는데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아니라 종교색을 없애는 거다. 예전처럼 홍보나 전도가 안되고 그래서 모임 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대학이라는 것이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를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대학 현장이 예전처럼 진리탐구에 열정이 있거나 낭만적이지도 않다. 빡빡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스펙을 채우기 위해 쫓기는 삶의 모습들로 예전보다는 영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가 아닌가 싶다.”

이미 교수로 일을 하고 있던 최 목사가 목회까지 하게 되면서 힘든 점은 없을까.

“첫 번째 체력이다. 두 번째는 대학이라고 하는 사회가 작은 공동첸데 교수로서 역할과 기대하는 모습과 목사로서 기대하는 모습이 다르다. 목사는 온화하고 잘 참아내는 것을 기대하는데 교수는 깐깐하고 원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충돌이 있다. 학교에서 행정에 참여하고 수업을 하는데 목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 제너러스한 것을 기대하는데 그것을 못할 때가 있다. 화를 내야 할 때도 있고, 원칙적으로 잘라내야 할 때도 있고. 사람들이 목사한테 기대하는 것들을 보여주지 못하니까 필연적으로 두 가지 모습이 나타난다.”

또한 그는 “교수로서 목사로서 가장 어려운 것은 청년들한테 교감이 안되는 부분, 내가 하나님을 얘기하면, ‘교수님은 목사님이지만 안정됐으니까 고민이 없을테니까, 편안할테니까’ 이런거다. 절대로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인식을 받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세상에서 ‘저 사람이 나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그러면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목사들이 성도와 다른 괴리된 삶을 살아갈 때 성도들이 목사님의 삶을 이해를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목회자로서 장점으로 “세상을 좀 더 이해하고 양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학 현장에서 목회하면서 최 목사가 생각하는 미래세대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영적 충전소 역할을 해야되지 않을까. 세상이 사역지라고 생각하고, 교회에 와 정비를 하고 영적으로 자양분을 섭취해 세상에 나갈 수 있는 새 힘을 주는 것이 미래세대 교회 모습이 아닐까. 전에는 교회라는 특수성이 강조되었다면 지금은 특수성보다는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것들의 합리성, 그것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답할 수 있는 체제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쉽게 얘기하면 교회가 상식이 통하는, 상식에 대해서 성경적으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최 목사의 목회철학은 ‘성경에 합당한 모습 찾으며 하나님을 섬기자, 좋은 크리스천이 되고자 몸부림치자,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자’다. 이런 그에게 비전을 묻자, “거창하거나 특별한 비전이라고 말할 것은 없다. 그냥 크리스천으로 합당한 삶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사는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또한 교수로 목사로 캠퍼스에서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사람으로 역할을 감당해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미얀마에 교육선교를 할 수 있도록 대학을 세우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하는 게 아니라서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들이 드러나기를 원할 뿐이다. 대단한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교수 목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이미지가 본질을 훼손시킬까봐 걱정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영준 목사가 사역하는 경희캠퍼스열린예배는 로컬처치와 마찬가지로 주일예배를 드리며, 특별히 미얀마를 위한 해외선교에 힘쓰고 있다. 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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