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데겔칼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 김기태 교수
  • 승인 2021.06.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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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폭력성은 음란성에 비해 관대한 편이다. 폭력성과 음란성은 각종 미디어 콘텐츠의 선정성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불건전 소재인데 상대적으로 폭력성에 대해서는 덜 민감하다. 이런 폭력에 대한 사회적 둔감성이 결국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폭력 범죄를 야기하는 주범으로 작용한 것이다. 언어적, 신체적, 정치적, 심리적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인간다움을 포기하는 가장 야만적이고 야비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행사하는 자와 폭행을 당하는자 모두를 망가지게 만드는 비인간적 행동의 극치이다. 특히 폭행 피해자에게는 결코 잊혀지지 않는 아픈 상처이고 씻을 수 없는 수치로 남아 평생을 괴롭히는 기억이다. 시간이 지나도, 나이를 먹어도, 그 자리를 떠나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진 문신과 다름 아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폭력과 폭행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과거의 폭력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부인하는 가해자들의 변명은 피해자들을 또 한번 괴롭히는 2차 가해로 작동한다.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고 근절해야 할 구악 중의 구악이란 점에서 폭력 퇴치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몇몇 선수들을 향해 집단적으로 돌을 던지고 분노하고 그들을 추락시키는 일시적 화풀이로 끝낼 일이 아니다.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다.

폭력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신체적인 폭력을 비롯해서 언어적 폭력과 심리적 폭력까지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와 처지에 따라 다양하게 행사된다. 이 모든 폭력 유형은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성폭력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 폭력은 상습적으로 이루어질 뿐 만 아니라 횟 수가 늘어 날수록 폭력의 강도와 빈도가 심해지는 특성을 지닌다. 폭력의 가속화, 일상화, 둔감화, 습관화가 나타난다. 이런 폭력의 굴레에 한번 들어서면 대부분 피해자들은 심한 두려움의 고통으로 무기력해진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구조를 요청하지 못하고 때로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도 생겨난다. 반복적으로 폭력에 시달리다보면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불가능해지고 스스로 만든 캄캄한 감옥으로 자신을 던져 버린다. 자아존중감은 말 할 것도 없고 자기 비하와 자기 멸시를 넘어 삶의 포기 상태로 까지 빠져들게 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교회와 학교, 가정에서부터 실천되어야 한다. 아무리 다급한 훈육의 필요성이 있더라도 절대 폭력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선생님과 부모들이 어린이들에게 언어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그 들이 폭력으로 느낄 수 있는 어떤 위협이나 위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가정에서의 폭력 경험이 학교와 교회와 사회로 번져나가기 때문이다.

 

김기태 교수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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