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가 나설 때 정부의 자살예방 운동에 큰 힘”
“종교계가 나설 때 정부의 자살예방 운동에 큰 힘”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5.3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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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7대 종단, 자살예방 협력 방안 논의
생명존중 인식 개선, 생명존중 문화 확산
세미나 기념 사진. 이신성 기자
세미나 기념 사진. 이신성 기자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이하 KCRP)가 지난 5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우리나라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계의 협력방안’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가 주최하고 KCRP가 공동주관하며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KCRP는 한국의 7대 종단(개신교, 불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이 소속돼 있다.

이날 세미나는 KCRP 김태성 사무총장의 인사,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운영위원장 성공 스님과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국 염민섭 국장의 격려사, 숭실대 명예교수 유수현 박사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황태연 박사의 주제발표, 이어서 한국생명의전화 원장 하상훈 박사의 사회,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 조성돈 박사, 불교상담개발원 원장 선업 스님, 원불교 문화사회부 교무 이공현, 유교 성균관 한림원 원장 허종은 박사, 천도교중앙총부 마포교구장 김진순,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센터장 차바우나 신부,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위원장 윤승용 박사,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 서일환 과장,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기선완 박사의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김태성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자살률 최고 수위”라고 상기시킨 후 “가정, 사회, 경제, 종교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7대 종교가 함께 자살예방 세미나 개최된 것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성공 스님은 “세미나 한 번으로 대안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러 정부 부처에서 지속적이며 다양한 방법으로 종교계와 협력하면 좋겠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염민섭 국장은 “자살예방 상담전화 확충해서 지난 해 자살은 감소했다”고 밝힌 후 “자살은 정부를 넘어 전 사회가 나서야 예방할 수 있다”면서 “5천만 인구 중 50%가 종교 가지고 있다 종교계가 나설 때 정부의 자살예방 운동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제발표하는 유수현 박사. 이신성 기자
주제발표하는 유수현 박사. 이신성 기자

유수현 박사는 ‘우리나라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계의 협력 방안’이란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자살의 다양한 원인을 제거하려면 여러 단체와 사람들의 힘을 합쳐야 한다. 삶의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박사는 “자살의 원인은 개인, 집단, 사회적 차원이 있다”면서 “종교는 개인적 차원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제공하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공동체의 결합과 소속감을 고취하고 결속력을 증신시키며 사회통제와 질서 유지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히 그는 “종교는 생명 존중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살인과 살생을 절대 금한다”고 상기시킨 후 활용가능한 종교계의 자원으로 정기적인 집회, 구성원 조직, 인적, 물적, 시설 자원(공간, 방송장비 등)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계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직간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계가 자살 예방에 참여할 수 있는데, 생명존중 인식 개선, 생명존중 문화 확산, 자살 수단 접근 차단, 위기 대응 및 사후 관리 분야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협력을 위한 조직이 필요한데, 이미 활동하고 있는 생명존중정책민관협의화와 한국종교인평화회의를 언급했다.

주제발표하는 황태연 박사. 이신성 기자
주제발표하는 황태연 박사. 이신성 기자

황태연 박사는 자살 통계를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여 현황과 원인에 대해서 설명했다. 황 박사는 경찰수사기록에 의한 사살 원인 1위는 정신문제, 2위는 경제문제, 3위는 신체문제, 4위는 가족문제, 5위는 대인관계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정신질환 중 우울증이 가장 많고 불면과 불안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생체주기에 따른 자살 주요 원인에서는 특별히 노년기에서 신체적인 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체질환의 주요 원인은 관절염과 신경계질환, 고혈압, 암 순으로 나타났다.

발제하는 조성돈 교수. 이신성 기자
발제하는 조성돈 교수. 이신성 기자

조성돈 박사는 “종교인구가 43.9% 개신교가 서울시 인구 정도 970만명, 불교는 760만명. 천주교가 390만명이다”라고 지적하며 “종교별로 자살예방센터 창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조 박사는 “일단은 43.9%의 국민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로서 종교가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행해야 한다. 리더들을 게이트키퍼로 세워서 활동하게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발제하는 선업 스님. 이신성 기자
발제하는 선업 스님. 이신성 기자

선업 스님은 “불교의 자살예방활동의 기본구조가 생명존중이며 이것은 살림(캠페인), 이음(모임), 지킴(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보고싶은 사람만 보려고 하고, 자기 이야기만 잘 들어주는 사람 만나려고 한다. 이런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공현 교무. 이신성 기자
이공현 교무. 이신성 기자

이공현 교무는 “원불교에서 인간이 참 본성을 챙기고 자기 통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음공부를 상담치료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무는 “원불교의 자살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둥근마음상담연구소’ ‘원불교상담학회’가 있다”고 알린 후 “협력프로그램으로는 서울특별시의 살자, 보건복지부와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자살사건 발생 후 어떻게 도울 것인가, 천도재를 통해 생과 사의 원리를 설법으로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영가의 명복을 비는 축원과 유족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읠예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죽음에 대하여 인식의 차원을 높이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종은 박사. 이신성 기자
허종은 박사. 이신성 기자

허종은 박사는 “유교는 초월신이나 내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죽음보다는 삶 자체를 중시하며 인간 중심의 인도주의다”라고 설명했다. 허 박사는 “유교는 인간을 하늘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하늘을 닮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로 규정한다”면서 “이상적 인간상으로 개인적인 욕심이나 생각을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반성과 공부를 통하여 군자와 같은 어진 사람이 될 수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교의 지원 가능 조직으로 234개의 향교, 600여 개의 서원. 유림 조직, 전국 유도회(청년, 여성 등)를 제시하며 “유교의 생명 존중 정신을 경전 공부, 강의 및 유교적 활동을 통하여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순 교구장. 이신성 기자
김진순 교구장. 이신성 기자

김진순 마포교구장은 “자살은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품어주고 있는 천지부모를 죽이는 일이다”고 밝히며 또한 “자살은 생명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반우주적 행위이며 자살은 자기 개체의 영을 죽이는 것만이 아니고 성령의 자기발현, 자기 진화의 통로를 막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천도교의 전국 수도원에서 심학 수련을 하고 있다”면서 “자살의 가장 첫째 원인인 정신적 문제 중 우울증에 관심을 갖고, 종교계가 전문 의료계로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바우나 신부. 이신성 기자
차바우나 신부. 이신성 기자

차바우나 신부는 “자살자의 공통점은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가 혼자가 되었다는 점이다”면서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친구가 되어 주고 무관심에서 연대 세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신부는 “본당중심의 지역사회 거점형 자살예방 사업과 성당1750여개 성당이 지역 내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근본적인 예방활동 사업이 중요하다”면서 “위기자가 위기까지 가지 않도록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라고 설명했다.

윤승용 박사. 이신성 기자
윤승용 박사. 이신성 기자

윤승용 박사는 “한국의 종교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종교인들이 40%이고 비종교인들이 60%이다”라면서 “국민운동이나 시민운동으로 발전하려면 교리적이고 의례적인 면을 일반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처럼 사회적인 비중, 중요성, 설득력이 감퇴된 상황에서 너무 종교적인 면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며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 세속적인 단체,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것을 구태여 종교단체가 할 수 있나? 이런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일환 과장. 이신성 기자
서일환 과장. 이신성 기자

서일환 과장은 “국가가 하는 일과 종교가 하는 일은 많이 다르다”면서 “국가는 사회 구성원이 합의해서 만들어놓은 시스템이고 종교는 순수한 차원의 믿음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쪽에서 어느 이야기를 하느냐에 듣는 분들의 입장에서 이해나 협조하려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국가 정책에 대해서 심정적으로 거리감이 있을 수 있으나 종교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이런 필요성은 인식하고 종교계와 협력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 밝혔다.

기선완 박사. 이신성 기자
기선완 박사. 이신성 기자

기선완 박사는 “종교인구 50% 떨어진 것이 자살률 높아진 이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30대 여성분들, 지역사회 4-50대 남성, 20대 젊은사람 만났을 때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목사님, 스님들이 이야기하면 훨씬 거부감이 적다. 감정친화적으로 이야기 통할 수 있으니 종교인이 접근의 용이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 박사는 “정신의학적 모델, 경제적 지원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인신개선과 사회 문화 운동으로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종교에서 종교문화활동으로 생명존중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너무 자신의 종교적 가치에 몰두해서 말씀하시기 보다는 자살에 관한 객관적 사실, 과학적 사실을 인정하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종교적 영성을 포함해서 이야기하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 종교들이 힘을 합쳐 자살예방 운동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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