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백신공포 엔데믹
[데겔칼럼] 백신공포 엔데믹
  • 김윤태 목사
  • 승인 2021.05.1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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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 만에 인류는 기대보다 훨씬 빨리 백신을 개발했고, 현재 빠른 속도로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백신공포 바이러스다. 백신접종 후 혈전증이 생기거나 사지가 마비되는 등 여러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자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12.9%에서 19.6%로 대폭 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55년 미국에서 소아마비 백신을 맞은 어린이 200명이 오히려 소아마비에 걸리고 11명이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2017년 필리핀에서도 뎅기열 백신을 맞고 100명이 숨진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백신으로 인해 사망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백신과 무관한 사망이었음이 드러난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1976년 미군 한 명이 독감에 걸려 숨졌는데, 조사해 보니 1918년 스페인독감과 유사한 바이러스였다. 미정부는 신속히 전 국민 예방접종을 실시했는데, 백신을 맞은 뒤 인체 마비를 일으키는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가 속출하자 국가 접종을 중단하고 말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해 길랑바레 증후군 사망자는 백신접종 전보다 더 적었다고 한다. 코로나 백신도 다양한 부작용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백신과 죽음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교통사고보다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할 확률이 더 낮고, 피임약을 복용해서 혈전증이 생길 확률이 코로나백신보다 무려 60배가 더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지금 코로나공포보다 백신공포가 더 확산되고 있다. 도대체 왜 코로나보다 더 큰 백신공포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되었는가?

백신공포를 부추기는 1차 집단은 언론매체다. 언론마다 백신접종 후 사망자 사례를 경쟁적으로 기사화하면서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해외언론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예를 들어, 2021년 1월 초 노르웨이에서 노인 33명이 화이자 백신접종 후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노르웨이 상황을 보도한 국내 언론은 “맞힐수록 늘어 사망자 33명,” “백신 맞아도 되나 ... 노르웨이서 접종 후 23명 사망”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해외 어떤 언론도 이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 전하지는 않았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백신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143건이라고 발표했는데,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렇게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보건당국, 코로나19 백신 매우 안전” 국내언론은 정확한 팩트마저 체크하지 못하고 보도할 때도 많았다. 백신 부작용 통계를 보도할 때 국내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백신 부작용 현황 공식사이트 “OpenVAERS”는 사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집계한 통계가 아니라 누구라도 신고접수를 할 수 있는 비공식 싸이트다. 공신력있는 데이터도 아닐뿐더러 이 싸이트의 통계를 인용해서 보도하는 미국 언론은 없다.

전 지구적인 유행병을 팬데믹(pandemic)이라 하고, 제한된 지역에 정착해 유행을 반복하는 질병을 엔데믹(endemic)이라 한다. 코로나19가 전 지구적인 팬데믹이었다면, 최근 갑자기 한국에만 번지고 있는 백신공포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만 유행하고 있는 “백신공포 엔데믹(vaccine-phobia endemic)”이 아닐까? 요즘엔 코로나보다 코로나공포, 백신공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캐롤린 엠케(Carolin Emcke)는 그의 책 “혐오사회”에서 이런 사람들을 “증오와 공포의 부당이득자들”로 표현한 바 있다. 백신공포를 조장해서 얻으려는 이득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백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게 된다면 코로나 팬데믹은 종식되기 어렵다.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은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를 일으켜서 이익을 얻으려 하지 말고 정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그리고 전문 의료인들을 조금만 더 신뢰하고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김윤태 목사

(대전신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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