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를 위해 교회는 무엇을 했나
민주화를 위해 교회는 무엇을 했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1.05.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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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주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광주제일교회에서 기념 세미나 열려
교회의 역할과 남겨진 소명 알아야
‘5·18과 광주지역 교회의 활동 및 문용동 전도사’ 세미나에서 종합토론을 진행하는 한규무 교수. 서재철 본부장 제공

 

“교회의 공적 영역에서 푯대 세우고

문용동 전도사의 희생, 신앙의 자취

삶으로 보여준 믿음과 용기 본받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광주제일교회(권대현 목사)에서 ‘5·18과 광주지역 교회의 활동 및 문용동 전도사’라는 제목의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고 문용동 전도사는 1980년 상무대교회 전도사로 사역할 당시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할아버지 한 분이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에게 붙들려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고 말리면서 본격적으로 항쟁에 참여, 부상자 구호와 헌혈운동 등으로 활동했다. 이후 계엄군이 물러난 뒤에도 도청 지하 무기고를 관리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순직했다. 2016년에는 제101회 예장통합 총회에서 총회 순직자로 지정했다.

전남노회 문화선교위원회와 광주제일교회 광주교회사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방침에 맞춰 사회적거리두기와 철저한 방역 아래 진행됐다.

1부 예배는 광주제일교회 교회사연구소장 박제수 장로의 인도로 전남노회장 김승익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진리가 자유케 하리라’라는 제하의 설교를 전하며 환난과 핍박을 받았던 기독교 역사를 되짚었다. 그는 진리의 자유와 환난에서의 자유를 강조하며 “환난은 당할 때 부딪히고 참고 이기는 것”이라며 “문용동 전도사님은 민주화의 밀알이 되는 역할을 감당”했으며 “기독교 역사에 영원히 기억되는 주인공”이라고 했다.

감사의 말씀에 권대현 목사는 “민주화운동 속에서 교회가 사회와 역사의 공적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했는가 조명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며 “교회가 교회 내부에 갇히거나 영적이기만 하거나 저 세상에 대한 관심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소명을 감당하며 공적 영역으로 나와서 어떤 희생과 십자가의 삶을 살았는가 조명해보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광주제일교회 출신인 문용동 전도사의 삶을 “신앙이 삶이었고, 희생의 삶이 그의 신앙이었다”며 “문 전도사님의 삶을 통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삶의 현장에서 어떤 믿음과 용기와 신앙으로 살아야 하는지, 어떤 희생을 감행해야 하는지 바라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에 총회사회봉사부장 임한섭 목사는 “고 문용동 전도사님의 행적을 조명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신뢰를 잃어버린 한국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예배는 전남노회 문화선교위원장 김동국 목사의 축도로 마쳤으며 이어 세미나가 진행됐다.

전남노회 문화선교위원회 회계 김병학 장로의 사회로 시작한 세미나는 △최상도 교수(호남신학대학교)의 ‘5·18과 광주지역 교회의 활동’ 발표 △송인동 교수(호남신학대학교)의 ‘5·18 시공간의 교회와 그리스도인 관련 자료의 과제’ 토론 △도주명 목사(문용동전도사기념사업회 총무)의 ‘순교자 문용동 전도사’ 발표 △유경남 전임연구원(전남대학교 5·18연구소)의 ‘지금, 문용동을 기억한다는 것’ 토론 △한규무 교수(광주대학교)의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최상도 교수는 197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항쟁 기간 내 광주지역 개신교회의 활동에 대한 역사기록 과정과 연구 동향들을 조명했다. 최 교수는 “지난 40년간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연구되는 과정 중 개신교의 자료가 집대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앞으로 개신교가 짊어져야 할 과제임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광주지역 교회의 활동을 항쟁에 직접 참여한 경우, 수습과 구호, 정보의 외부 전달과 전파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간 10일 동안 실제로 교회는 공적 예배를 통해 항쟁에 참여했다”며 “조용히 우는 자와 함께 동행”했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그 활동에 비해 연구 및 자료축적이 부실하다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교인과 교회의 활동에 대한 자료 집대성과 아카이브를 당부했다.

송인동 교수는 토론을 통해 ‘교인’의 참여가 ‘교회’의 참여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교회를 통한 종교정체성이 항쟁참여라는 시민정체성으로 발현되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더 조망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주명 목사는 고 문용동 전도사를 순교자적 관점에서 일생을 조명하며 “순교자로 추서되는 것이 큰 영예인 것은 그의 신앙이 남겨진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신앙의 귀감이 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도사님의 신앙을 우리의 공동신앙자산으로 삼아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후대에도 계승해야 한다”며 “거기에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한국교회가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경남 전임연구원은 토론을 통해 당시 문용동 전도사님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이 수집, 발굴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한규무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최상도 교수에게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개신교 주체의 연구 결핍의 원인’과 소속교회 및 교단이 확인된 희생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정리하는 작업을 위해 사명을 감당해줄 수 있는지, 도주명 목사에게는 ‘순교’의 개념과 기준,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희생된 다른 기독교인들도 ‘순교자’로 보는지 질문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전남노회 문화선교위원회와 광주제일교회 광주교회사연구소가 주최하고 총회 사회봉사부, 전남노회, 전남노회 장로회, 전남노회 역사위원회·인권위원회, 광주제일교회, 호남신학대학교, 문용동전도사기념사업회가 후원했다.

‘5·18과 광주지역 교회의 활동 및 문용동 전도사’ 세미나 참석자들. 서재철 본부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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