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사귐의 공간을 만들라"
[기획특집] "사귐의 공간을 만들라"
  • 오동섭 목사 (미와십자가교회)
  • 승인 2021.05.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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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목회연구원 예술신학 콜로키움
세번째

-미와십자가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1. 도시선교의 틈새, 공간

‘공간’(space)이란 말은 매우 단순하면서 매력적인 용어이다. 우리는 이러한 공간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공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부각되고 있다. 소비트렌드 분석에 나타나는 ‘카멜레존’이란 개념은 ‘카멜레온’에 공간을 의미하는 ‘존(zone)’의 합성어로서, 특정 공간의 다양한 기능의 융합을 말한다. 즉 공간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다. 예를 들어 쇼핑몰 안에 도서관, 은행 안에 카페, 서점과 휴식 공간 등의 공간이 융합하여 새로운 창의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의 공간들을 온라인과 연계하여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오래된 공간을 재생하여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아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도시 공간의 창의적인 새로운 시도가 철저히 소비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공간이 서서히 거대한 쇼핑몰로 변하는 것이며, 도시인들은 사귐의 관계보다 거래적 관계로 변화되어 더욱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서 목회를 통해 지역과 소통하고자 하는 교회는 공간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공간을 기획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도시의 공간은 도시 선교를 위한 틈새이며 새로운 선교전략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교회 내부적인 공간 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며 어떠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 것인가? 교회는 교회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선교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2. 미와십자가 교회 - 문화와 예술를 통한 도시선교

(1) 비전 -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선교

미와십자가교회는 ‘예수를 알고 예수 안에 성장하고 예수를 증거하라’는 열정과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선교의 비전으로 2011년 12월 4일 창립예배를 통해 시작되었다.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미와십자가교회는 2020년까지 대학로에서 레이첼의 티룸, 스페이스아이, 극단 미목 등 문화예술 사역을 진행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미와십자가교회는 현재 대학로에서 명동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그동안 사역을 정리하고 온라인 콘테츠 제작을 위한 스페이스 아이 스튜디오를 오픈하여 문화와 예술를 통한 도시선교 사역을 새롭게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 미와십자가교회는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선교 공동체로서 교회 내에 ‘예배와 양육’과 ‘사역’이란 선교공동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교회내적으로 ‘예배’와 ‘양육’에만 집중하여 성도들을 훈련하여 일상의 삶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백적인 삶을 사는 것에 집중하도록 한다. 교회 외적으로는 선교를 위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선교전략을 통해 ‘공간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역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2) 예배 - 오감으로 드리는 예배

미와십자가교회의 주일 예배는 공동체 예배라고 부른다. 예배는 매주 오전 11시에 명동 스페이스 아이스튜디오에서 드려진다. 공동체 예배는 예전적이며 예술적, 참여적, 성막중심의 색다른 형식으로 드려지는 ‘오감으로 드리는 예배’이다. 첫째 주는 그림과 함께하는 예배로 설교시간에 그림을 그리며 설교를 하며 설교가 끝나면 그림이 완성된다, 둘째 주는 음악과 함께하는 예배로 찬양을 드리거나, 연주회, 내가 은혜 받은 찬양, 명곡 감상 등과 함께 말씀을 나눈다. 셋째 주는 명화 또는 영화와 함께하는 예배에서는 설교본문과 관련된 명화의 작가와 시대배경을 소개하고 성도들의 느낌점을 나누고 말씀을 전한다. 넷째 주는 시, 고전 또는 문학과 함께하는 예배이다. 특별히, 매년 8월에는 화가 한 명을 선정하여 그의 작품과 함께 말씀을 나눈다. 그동안 진행된 내용으로는 2014년 ‘고흐와 함께 떠나는 영혼의 순례’, 2015년 ‘세잔의 화실에서 하나님을 보다’, 2016년 ‘루벤스, 일그러진 진주위의 성스러움’, 2017년 ‘이중섭에게 듣는 세 가지 이야기’, 2018년 ‘마르크 샤갈에게 듣는 성경이야기’, 2019년 ‘숨겨진 아름다움을 그린 화가, 조루즈 루오’, 2020년 ‘대지의 희로애락을 그린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이다.

(3) 양육 - 일상을 살아가는 영성

미와십자가교회 양육은 ‘일상을 살아가는 영성’이란 주제로 일상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회에 등록을 하게 되면 첫 번째 만남으로 교회소개와 목회방향에 대해 함께 나눈다. 이후에 1단계 기초양육으로 ‘변화된 신분’이란 대주제 아래 ‘믿음의 기초’과 ‘구원과 하나님 나라’, ‘일상의 영성’ 이란 소주제로 소그룹 양육이 이루어지며 2단계는 ‘전적 신뢰’ 란 대주제 아래 12주 동안 ‘산 소망의 길’이란 소주제로 예배, 성경, 기도, 교회 등 신앙생활의 기초적인 내용으로 양육이 진행된다. 3단계는 ‘한 영혼을 위한 눈물’ 이란 대주제 아래 ‘진정한 나를 찾아서’, ‘하나님 앞에서', '세상을 향하여’란 소주제로 일대일 양육을 이루진다. 4단계는 ‘경청 소그룹’으로 1,2,3 단계 양육을 마친 성도들이 한 달에 한 번 말씀묵상과 삶을 나누는 모임이 진행된다.

교인들의 깊이 있는 말씀훈련을 위해 분기별로 ‘말씀캠프’가 주일 오후에 진행되어 그동안 ‘로마서’, ‘요한계시록’, ‘산상수훈’, ‘빌립보서’, ‘사사기열전’, ‘복음 살리는 소리’, 등 이 진행되었다. 그 외 년 2회 성경개관을 위한 ‘하나님의 시네마스코프’ 등 이 있다. 그 외 매일 일상묵상, 하루기도, 말씀 문자가 있다.‘

문화적인 행사로는 해마다 성탄절 전날이나 성금요일에는 명곡감상과 함께 말씀을 묵상한다. 예를 들어 헨델의 메시야 전곡감상, 바하의 마태 수난곡 전곡 감상 등이 있다. 이외에도 교인들과 함께 진행하는 ‘사순절 5인 전시회’, ‘한 여름밤의 재즈, The Garden of Jazz’, ‘파파전시회’이다. 지역교회와 기관이 함께 하는 행사로 동숭교회와 서울대학병원이 함께 한 종교개혁 500주년 배재철 교수 콘서트 “말씀으로 노래하라”가 진행되었다. 매월 오색영화관으로 의미 있는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나누며 도심의 문화공간을 견학하고 나누는 ‘도시 성곽 기행’으로 동묘기행, 창경궁 기행, 창덕궁 기행, 서촌기행 등이 진행되었다.

3. 사귐의 공간을 만드는 ‘공간 프로젝트’

미와십자가교회의 중요한 사역은 ‘공간프로젝트’다. 대학로뿐만 아니라 국내외 상업적인 공간들을 선교적인 관점에서 진실한 만남과 사귐의 공간을 만드는 사역이다. 시대적인 다양한 변화에서 교회는 교회의 공간, 도시 공간을 어떻게 보며 대응해야 할 것인가?이다. 그 목회적인 통찰력을 사도행전 28장 30.31절에서 찾을 수 있다. 바울은 로마에서 가택연금이라는 ‘셋집’에 갇혀 선교활동을 제한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머무는 셋집을 새로운 선교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바울은 그곳에서 그에게 오는 모든 이들을 ‘환대’하고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것’을 가르치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공간 전환(spatial turn)'이 이루어진 것이다. 바울이 자신이 머문 ‘셋집’을 선교의 공간을 만든 것처럼, 교회는 도시의 소비적인 공간이 아닌 ‘사귐의 공간’으로 만들어 그곳에 머무는 이들에게 ‘내면적인 공간’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하나님 나라의 공간’이 이루어지도록 공간을 기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 공간으로 보기보다 그 지역 속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그 맥락을 살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공간 변신을 위해서 지역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지역의 필요에 맞는 공간분석과 함께 새로운 공간기획과 지속가능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한다. 예를 들어 교회가 새롭게 계획하는 공간이 지역에서 대화중심인지, 공공의 목적인지, 쉼과 아름다움을 주는 공간인지, 지역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공간을 만들 것인지 등을 고려해 한다. 또한, 교회 내부적으로 모임을 구성하여 신학적, 목회적, 실제적인 성찰과 나눔이 있어야한다. 동시에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공간 전환을 위해 서로 상상력을 모아 협업을 시도할 때 지역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선교적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가 공간전환을 시도할 때 항상 가져야할 상상력있다면 그 공간이 지역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안식과 복음을 전해 주는 깊은 울림이 있는 사귐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미와십자가교회는 사귐의 공간을 위한 첫 번째 공간 프로젝트로 영국식 가정집 분위기의 손뜨개 공방인 ‘레이첼의 티룸’(racheltearoom.com)이었고 두 번째가 ‘스페이스 아이(spacei.kr)이었다. 스페이스 아이공간은 문화예술의 꿈을 가진 이들이 상상력을 충전하고 키우며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는 실험실이다. 소규모 연극공연, 연극연습, 콘서트, 전시회, 세미나, 강연 및 각종 모임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하는 복합문화공간이었다. ’레이첼의 티룸‘과 ’스페이스 아이‘는 코로나 19로 인해 현재 중단된 상태이다. 세 번째 공간프로젝트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공연사역인 극단 ‘미목’이다. 극단 ‘미목’ 공연은 도시인들에게 복음 안에서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도록 쉼과 일상, 소박한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도록 하며 시대에 다양한 사회적 과제를 공연을 통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며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나가려고 한다. 그동안 구약의 ‘룻기’를 현대화한 ‘서울루키’, 미혼모 문제를 다룬 ‘달빛연가’ 다문화 어린이 인형극 ‘아브라숑’과 장애인인식개선 인형극으로 정기공연 및 순회공연을 하였다. 네 번째 상담사역을 위한 ‘우물가상담원’이다. 우물가 상담원은 개인 상담과 부부상담, 심리검사 등이 예약제로 진행되고 있으며 격월로 상담원들이 개인 상담 사례를 함께 나누는 ‘수퍼비전’ 모임을 가진다. 또한 성도들이 교회 비전을 따라 개인적인 사업으로 사귐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는 예로써 영화-째즈 까페인 ‘8과 1/2’과 엽서와 카드, 액자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팬시 사업인 ‘위로’(Welo)와 사진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는 ‘포토 5025’, 배진아의 ‘끌로이재즈’다. 외부적인 공간 프로젝트로 장신대 세계선교관의 ‘온하우스’와 송도예수소망교회와 함께 진행한 공간프로젝트로 ‘세익스피어 하우스’와 ‘떨기나무’, 서울시 지원으로 도시재생을 위해 고물상을 까페로 바꾸는 프로젝트로 ‘영화관 풋잠’과 ‘카피드립’, 높은뜻 선교회 온라인 역사관 등이 있다.

미와십자가교회는 그동안 사역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사역을 위해 문화법인 하트빌더(Heart Builder)를 설립하였다. 하트빌더는 분주한 도시인들의 삶에 문화와 예술을 통해 정서적 풍요와 심리적 안정, 자아발견, 마음의 회복, 인성개발, 인간관계 개선 및 소통 등 도시인들의 마음을 회복하고 가치 있고 풍요로우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앞으로 하트빌더를 통해 공연예술 문화 사업. 문화예술 교육 사업, 도시문화와 소통에 대한 각종조사 및 연구사업, 문화예술을 위한 국내외 각종 매체홍보 및 간행물 출판, 단체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후원 사업 및 수익 사업, 기타 위의 사업과 관련된 제반 활동을 위해 사회적 공적인 재정으로 공익적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 선교로 세워진 미와십자가교회는 도심 속의 소비적인 공간을 사귐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역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미와십자가교회는 도심으로 파송 받은 선교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경청하며 지역과 소통하는 선교적교회로 더욱 든든히 세워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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