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때가 맞아야 한다
정의는 때가 맞아야 한다
  • 김남응 기자
  • 승인 2018.04.2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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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뭉갤 수 있을까.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의 재판이 또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파행됐다. 외형적 이유는 재판국장의 불출석이다.

27일 재판국장인 이만규 목사는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국장이 없다 보니 재판은 열렸으나 알맹이가 없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 소송 등 주요 안건에 대한 판결과 심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하나 목사 관련 재판은 교계 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목이 집중됐던 재판이다. 허무한 결론으로 명성교회 세습논란은 또 그렇게 어정쩡한 자리에서 교계의 분란만 키우게 됐다. 세상의 조롱은 덤이다.

이번 재판이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오로지 예장통합 총회의 의지 부족 때문이다. 재판국장이 없으면 정상적인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은 불문가지다. 한데 총회 임원회는 재판 전날인 26일에서야 사임을 통보한 이만규 재판국장에게 반려 통지문을 보냈다.

담임목사 은퇴를 이유로 두 번이나 사임의사를 밝힌 이 목사다. 그런 마당에 총회는 재판 직전에서야 다시 맡아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정상적인 재판을 위해 노력했다는 제스처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이날 재판연기는 벌써 네 번째다. 당초 2월 27일 서울동남노회 선거 무효 소송과 함께 김하나 목사 담임 청빙 무효 소송도 다룰 예정이었다. 서울교회 건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논의에서 제외됐다.

3월 13일 두 번째 열린 재판에서는 김하나 목사 청빙 건은 쏙 빼놓은 채 서울동남노회 무효 소송에 대한 판결만 나왔다. 4월 10일 예정됐던 세 번째 재판은 성원이 안됐다는 이유로 4월 27일로 연기됐다.

문제는 의지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을 총회 차원에서 어떻게든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재판의 파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유는 얼마든지 갖다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총회 재판국 주변에서는 김하나 목사 청빙과 관련된 재판에 대한 심리가 다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판결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총회 재판국이 눈치를 보며 발표의 적절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다윗이 이복동생 다말을 범한 장남 암논에 대한 징치를 제때에 했더라면 피로 얼룩진 다윗가문의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 압살롬에 의해 처참하게 죽은 암논이나, 무기력한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다 죽음에 이른 압살롬의 비극은 다윗의 시기를 놓친 판단에서 비롯됐다.

총회 재판국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허송한 시간만으로도 교계는 많이 시끄럽다. 지금 총회는 또 다른 종류의 분란을 일으킬 압살롬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정의는 때가 맞아야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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