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샘물] 얻기 위하여 버리는 삶
[영혼의 샘물] 얻기 위하여 버리는 삶
  • 이성희 목사
  • 승인 2021.05.1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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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집트 사막의 ‘마카리우스 수도원’에 갔을 때에 저와 가장 많이 얘기를 나눈 수도사는 아주 학식이 있고 영어도 잘 하여 제가 하는 질문마다 거침없이 대답을 잘 해주는 아주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내과의사였다. 그런데 다른 수도사가 그에 대하여 살짝 귀뜸 해 주었다. 그는 부잣집 장자인데 의사 공부를 다 마치고 수도사가 되었다고 했다. 중동지방의 풍습에 장자권은 유난하다. 장자는 형제들이 아무리 많더라도 유산을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다른 형제들이 나누어 가진다. 그러므로 장가는 다른 형제보다 유산을 훨씬 많이 차지하게 된다. 그 수도사는 어려운 의사 공부를 다 마치고 장자로서 그 많은 유산을 다 뿌리치고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봉쇄수도원에 들어와 있었다. 눈에 보이는 자신의 재산이나 명예나 지위를 다 버리고 보이지 않는 하늘을 얻고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하나를 얻기 위하여 둘을 버려야 하고, 때로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보화가 숨겨진 밭을 발견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팔아 밭을 사듯이,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고 모든 것을 다 팔아 진주 알 하나를 사듯이 가치 있는 하나를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버리는 것은 천국의 지혜이다. 천국에서는 얻은 것이 가치가 아니라 버리는 것이 가치이다. 버리지 않고는 얻을 수 없으며, 죽지 않고는 다시 살 수 없다.

세상을 사는 지혜는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버리는 것 없이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 지금 손에 쥔 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쥘 수가 있다. 손에 꽉 차게 쥐고 있다고 하더라도 참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면 손을 벌여야 하며, 있을 것을 버려야 한다. 때로는 하나를 얻기 위하여 다른 하나를 버리며, 때로는 하나를 얻기 위하여 다른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버릴 줄 아는 용기는 곧 얻을 줄 아는 지혜이다. 젊은 나이에 에콰도르 아마존 유역의 아우카 인디언에게 복음을 전하러 갔다 도착 직후 복음과 생명을 맞바꾼 짐 엘리엇은 이런 글을 남겼다.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하여 영원하지 못한 것을 버리는 자는 결코 바보가 아니다.”

현대인은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며 산다. 그러나 행복한 삶의 조건은 자신이 가진 5%를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평생을 써도 다 못 쓸 것을 가지고 사는 현대인에게 하늘은 단순한 삶을 요청한다. 가지는 것이 복이라고 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하늘은 가난한 것이 복이라고 한다. 이 복을 가르치시려고 예수님은 우리가 모든 것을 갖게 하시려고 모든 것을 버리셨다. 우리로 진정 부요하게 하시려고 가난하게 되셨다. 죽으심으로 영원히 사는 부활을 보이셨다. 생명을 버리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신 것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도 이런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자가 되어야 한다.

영성가 로널드 롤하이가 전해주는 한 농부의 우화가 있다. 지중해 크레타 섬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농부가 있었다. 그는 크레타의 흙과 씨를 뿌리는 일과 농작물을 수확하는 일과 섬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 그리고 음식을 사랑했다. 특히 그는 크레타를 끔찍이 사랑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에게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한 줌의 크레타 섬의 흙을 오른 손에 쥐고 천국 문에 이르렀다. 문이 활짝 열리고 베드로가 마중을 나왔다. “멋진 인생을 살았군요. 문안에 당신이 거할 곳 있습니다. 하지만 움켜쥔 흙을 버리지 않으면 이 문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왜 이 흙을 버려야하지요? 이 흙은 내 인생이며 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크레타의 흙입니다. 그런데 왜 버려야 하지요?” 그는 그 흙을 버릴 수 없었다. 그 때 베드로는 다시 말했다. “도착해보면 알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흙보다 더 좋은 것을 주실 것입니다.” 그는 베드로의 부탁을 거절하였다. 베드로는 결국 떠나고 천국 문은 닫히고 말았다. 잠시 후에 천국 문이 다시 열리고 어린 여자 아이가 그를 맞으러 나왔다. 소녀는 그에게 흙을 버리라고 설득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손을 붙잡기만 했다. 그러자 그의 손은 저절로 펴졌고, 크레타 섬의 흙은 바닥으로 쏟아졌다. 그제서야 그 소녀는 그를 천국 문 안으로 안내했다. 우리가 천국에 들어갈 때는 손을 펴야 하고, 이 땅의 것을 버려야 한다. 천국을 향한 순례길은 버리는 길이며, 신앙의 삶은 버리는 연습이다.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원로, 가스펠투데이 명예 이사장)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원로, 가스펠투데이 명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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