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 뜻 행하는 자 가족
확대된 가정에서 신앙 가치 나눠야
주님 지상명령 수행하는 최소단위
하나님나라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이하여 가정의 개념과 가정 사역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서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의 전혜선 총무에게 들어봤다. 대담자 이신성 기자
Q.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가정협)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교단들이 연합해서 만든 단체로 가정 사역 전반을 위임받아서 하고 있다. 지금은 가정사역하면 상담의 영역에 치우쳐 이해하는 것 같다. 가정협은 상담에만 국한하지 않고 신앙생활 전반을 담으려 한다. 예배, 섬김, 교제, 교육, 상담 5가지 영역으로 가정 사역을 구분해서 통합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그런 취지로 매년 주제도 정하고 세미나를 진행했다.
요즘은 가정협에서 가정주일을 지키자는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가정주간에 온 가족이 드릴 수 있는 예배 예식서 만들어서 교회에 배포하고 있고, 매년 가정평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올해 캠페인 주제는 ‘신앙의 유산을 만들어가는 믿음의 가정’(신6:4-7)이다.
가정협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가정주간 행사/세미나/예배서출판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올해 가정주간 행사로는 제66회 가정주일 연합예배, 2021년 가정평화상 시상식, 동감 토크 콘서트, 가족을 위한 기도문 제작 등이 있다. 그 외 생애주기 기도시리즈도 유튜브채널로 보급하고 있다. 올해는 출산을 앞둔 가족들의 기도를 제작하였다.
Q. 가정에서의 신앙 훈련이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신앙 훈련은 어렵다고 느낀다. 어려운 이유는?
사실 본을 보여야 하는데, 본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을 하려는 사람도 어렵고 교육을 받을 사람도 괴리감 때문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집에 있는 책이 무슨 책이냐에 따라서 그 집의 아이들의 관심사나 직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한다. 그 집의 분위기에 따라서 아이들의 교육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에서만 주여 주여 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먹든지, 놀든지, 공부나 취미 생활 등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고백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도 삶으로 보여주셨다. 그걸 못하니 어렵다고 생각한다.
Q. 가정에서의 신앙 훈련을 위해서 어떤 점이 필요하고, 또 지원해야 할까?
먼저 개인의 신앙고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하나님이 주인이시라는 신앙고백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의도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로 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단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신앙 훈련을 위한 툴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가족들의 삶을 적어보거나, 실천하고 나누는 도구를 지원하거나, 예배를 어떻게 드리는지 가이드 제공 등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은 매우 다양할 것이다. 신앙훈련은 도구가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동기를 제공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회에서도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
Q. 흔히 가정 사역이 신앙의 기초가 된다고 하는데, 교회에서 진행하는 가정 사역의 모습들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가정의 달에 교회에서 가족 찬양 예배, 온가족예배 등을 진행하면서 가정별로 참여 하던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하지 못하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각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 개인들의 신앙이 돈독히 설 수 있도록 가정 사역의 개념을 바꾸고, 교회 안에서도 가정 사역의 방향을 바꾸자고 할 수밖에 없다. 교회에 나와서 하는 예배, 교제, 봉사 등 신앙생활 하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넘어서야 한다.
여전도회나 남선교회, 청년부 등의 연령대별 조직으로 움직여야 하는 일도 있지만, 가족 단위로 봉사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가족 단위 참여를 장려하고 봉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선교도 연령 별로 하는 것을 가족별로 하도록 진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가족단위 봉사활동 참여자들은 집에서 보는 엄마 아빠, 자녀들의 모습과 달리 밖에서 사회적 약자에 다가서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면 구성원 간의 신뢰감이 돈독해진다는 고백을 많이 한다.
Q. 보통 가정 사역, 신앙 훈련이라고 하면 부모 세대의 신앙을 자녀 세대에 유산으로 전하는 것을 생각한다. 저출산과 비혼, 비자녀 가정 시대에 가정 사역의 방향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가정이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하시더라” 마 12:50). 그런 의미에서 혈연에 기초한 가정 안에서 신앙 유산을 남기는 것을 다음 세대, 1인 가구 등 확대된 가정 안에서 신앙의 가치를 나누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Q. 지난 4월 27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여기서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또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지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로 한정된 ‘가족’의 범위(민법 779조)를 1인 가구와 미혼모/부 등 한부모 가족, 동거/사실혼 부부, 아동학대 등으로 인한 위탁가족, 돌봄과 생계를 같이 하는 노년 동거 부부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사회적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가족 개념의 변화 가운데 가정 사역에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노인가구 중 사실혼이나 동거처럼 같이 살지만, 법적으로 혼인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재산 때문일 가능성이 많고 두 분 당사자만이 아니라 다른 가족구성원들과 서로다른 이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법적인 문제도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다. 또한 40대, 50대 미혼가정은 주택청약 지원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 1인가구와 관련된 부동산 문제들을 재해석하고 혜택을 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가부의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은 기존의 법에서 예외의 대상들이 많았는데 그들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포괄적 가정 개념을 장려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그에 따른 또 다른 논쟁이나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 같다. 교회가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는데, 앞에서 말했듯 교회에서 가정에 대한 본질은 같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자가 우리의 부모와 형제자매, 자녀이다.
Q. 앞으로는 기존의 4인 중심의 가족이 아니라 1인 가구, 노인가구, 청년들 중심의 공동가구 등 새로운 가족 형태가 교회의 주된 가정 사역 대상이 되리라 예상된다. 기존에 없던 이런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의 대안이나 비전이 있다면?
예전부터 지금까지 교회는 사회에서 소외 받은 사람들,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는 데 앞장섰고, 1인 가구, 노인 가구 등을 포함하는 공동체였다. 새로운 가족형태가 아니고 기존에 없던 가정들도 아니다. 그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서 이들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교회 안의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청년인 40대 싱글이 교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문제를 이미 알고 있다. 여전도회, 남선교회, 청년부에 갈 수도 없는 현실이다. 이를 알고 있지만 이들을 포함하려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소극적 인식의 차원을 넘어서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그들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고 동참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가정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정상/비정상, 장애인/비장애인, 건강한 가정/건강하지 않은 가정으로 나누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더욱 배제하고 차별하고 판단하니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기존 세대의 가정에 대한 이해와 생각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설득도 어려울 것 같다. 획일적으로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만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예수님이 말씀했던 본질적인 가족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말씀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이 모이고 쌓여서 공동체의 신앙이 되고 시대의 소리와 울림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 누가 보든지 안보든지 상관없이 그런 모습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부터 생활신앙이 가장 중요하고, 가정 사역의 기초가 될 거라 생각한다. 가정이 최소단위로서 지상명령 수행하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