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교회를 살리는 '요셉의 창고'
농어촌 교회를 살리는 '요셉의 창고'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5.08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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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농촌 목회 이어온 서종석 목사,
농촌 교회 생존 위한 대안 제시
함평전원교회 전경. 서종석 목사 제공.

“농어촌 목회는 매우 어렵고 피폐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농어촌 목회자들의 사역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지요. 성도 수도 자연감소 하고 있습니다. 생계를 이어가기도 어려운 실정이지요. 하지만 농촌 목회는 생명운동이자 선교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농촌 교회가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영농조합 법인을 만들었고 직거래 운동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서종석 목사는 33년 간 전남 함평에서 농촌 목회를 이어왔다. 그는 1999년부터 농민들과 함께 오리농법 벼농사를 실시했다. 현재 47헥타르 규모의 논에서 재배한 쌀은 함평의 특산품이 됐다. 2010년부터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양파와 마늘 등의 농산품을 도시 교회에 직거래로 공급하고 있다.

“작은 농촌교회 목사도 하나님이 쓰시면 지역을 살리고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농촌교회 사역은 선교적 사명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선교지에 왔다는 마음으로 사역했어요. 농촌 목회는 철저히 섬기는 목회, 종의 목회입니다.”

서 목사는 “처음부터 농촌 교회의 소명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는 목회 경험을 쌓은 후 도시에 교회를 개척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농촌 교회를 10년간 섬긴 후 새로운 사역의 길을 찾기 위해 기도하던 중, ‘너와 같은 목회자를 만들려면 10년이 걸린다, 가려면 가고 알아서 하라’는 응답을 받고 도시로 가기 위해 준비하던 것들을 모두 접었다.

“‘저를 쫓아내시지 않는 이상 이곳에 뼈를 묻겠습니다. 농어촌을 섬기다가, 농어촌을 위해 죽은 목사로 남겠습니다’라고 기도했더니 제게 비전을 주셔서 농촌을 섬길 수 있는 비전과 능력, 그리고 연대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는 함평 지역에서 다양한 연합사업을 펼쳤고 특별히 기독교 문화선교를 활성화시키는 사역에 힘썼다. 함평군 기독교 문화선교회를 설립해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찬양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 목사는 목회자들과 생산자들을 위한 교육 세미나도 진행하며 도시와 농촌의 생명운동, 먹거리 생명운동, 신학적 생명운동을 확산시키는 일에 매진했다.

33년 간 농촌을 섬긴 서종석 목사(우), 이점자 사모(좌),

한편 서 목사는 예장합동교단총회에서 농어촌 목회 대책을 제안하면서 농어촌미래자립개발원과 함께 권역별로 활발한 사역이 이루어지도록 힘썼다. 그는 농촌과 도시를 잇는 공동체를 통해 미자립 교회가 자립하고. 농가는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안 및 보완해 나가고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많지만 세계선교지의 대부분이 농어촌 지역인 점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교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예장 합동총회는 인천 혜인 교회에 담당 목회자를 파견해 2박 3일간 벤치마킹하고 협동조합 모델을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시도를 바탕으로 오는 6월, ‘요셉의 창고’라는 비영리법인을 창립키로 했다. 서 목사는 요셉의 창고 준비위원장을 맡아 목회자들과 연대하여 공부방, 요양원, 도농직거래, 공산품 등 통합적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기획하고 있다.

“모든 사역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양성화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특별히 목회자들이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일하면서 목회할 수 있는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농어촌 교회의 경우 교인이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녀를 교육하면서 농촌 목회를 지속할 수 있는 대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서 목사가 이끌고 있는 요셉의 창고 준비위원회는 조합의 정관과 기초작업을 마쳤고 5월 중 광주전남권역교회자립위원회 실행위를 거쳐 사업 방향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요셉의 창고는 교회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고 도농 농산물 직거래와 푸드 뱅크를 시작으로 취약 계층 돌봄 교육, 문화 예술 분야, 실버세대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준비위원회는 광주동명교회에 사무실을 만들고 로컬푸드사업을 우선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키로 했다. 또한 인천 내일을여는집, 만나 플래닛과 협력하면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사역에 목회자뿐만 아니라 성도님들, 도시교회가 형제교회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은 모두 다르지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비듯이 도시의 큰 교회들이 해외 선교에 힘쓰듯이 농어촌 선교, 국내 선교에도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서 목사는 “하나님이 나를 사용해주시는 것, 그 자체에 감사할 뿐”이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은 연약한 지체를 존귀하게 하십니다. 저는 오늘날 농어촌 교회가 연약한 지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어렵고 험난한 사역이지만 주님이 저를 사용하심에 감사할 뿐입니다. 농촌이면 어떻고 산촌이면 어떻습니까? 최선을 다해서 남은 목회를 감당하며 종의 자세로 섬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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