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부정적 전망이 영향
경제적 부담과 양극화가 가장 원인
국민의 50%이상은 여전히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20-30대 젊은층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 4월 15일 공개한 ‘2020 통일의식조사’에서 김범수 교수는 “통일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남북한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2020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20.9%가 “매우 필요하다”라고 응답하였으며 31.9%가 “약간 필요하다”라고 응답하였다. 반면 “반반/그저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22.5%이며 “별로 필요하지 않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각각 19.8%와 4.9%였다. “매우 필요하다”와 “약간 필요하다”를 합한 응답자의 비중은 52.8%로 2019년의 53.0%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며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었던 2018년의 59.8%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별로 필요하지 않다”와 “전혀 필요하지 않다”를 합한 응답자의 비중은 24.7%로 2019년의 20.5%, 2018년의 16.1%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20대와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지난 몇 년간의 추세가 이러한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표 1-1-3>에 의하면 19~29세 연령대에서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와 “약간 필요하다”를 합한 응답자 비중은 2018년 54.1%에서 2019년 41.1%, 2020년 35.3%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별로 필요하지 않다”와 “전혀 필요하지 않다”를 합한 비중은 2018년 17.6%에서 2019년 25.3%, 2020년 35.3%로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30대의 경우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와 “약간 필요하다”를 합한 응답자 비중은 2018년 52.9%에서 2019년 38.2%, 2020년 43.0%로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별로 필요하지 않다”와 “전혀 필요하지 않다”를 합한 응답자 비중은 2018년 19.8%에서 2019년 24.9%, 2020년 30.8%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범수 교수는 “이처럼 젊은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앞으로 어떠한 추세로 변화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는 한편으로는 2018년 한껏 고조되었던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감이 2019년 북미협상 결렬로 사그라들고 2020년 6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함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사회 전반에 증가하고 있는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의 이유는 <표 1-1-6>에 의하면 첫째,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며 둘째,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 “남북 간 정치 체제의 차이”, “남북 간 사회문화적 차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청년들이 경제적 양극화에 대해서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이 통일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젊은층의 보수 정당 지지가 확연히 드러났는데, 이러한 성향이 앞으로 통일의 필요성 인식과 통일 운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회가 경제적 가치보다 더욱 중요한 통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2020 통일의식조사'는 2020년 7월 22일부터 8월 17일까지 27일 동안 시행되었다. 조사의 모집단은 전국 16개 시도(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 경기도, 강원도,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74세 이하의 성인 남녀 전체이다. 유효 표본의 수는 1,200명이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