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결코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
학교는 결코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1.04.2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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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총장 선출,
공정하고 진실되게 치러야
장로회신학대학교. 가스펠투데이 DB
장로회신학대학교. 가스펠투데이 DB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대행 김운용) 총장선임준비위원회(위원장 리종빈, 이하 총선위)는 지난 4월 16일, 22대 총장 초빙 공고를 게시했다. 지원 자격은 예장통합 교단 소속 목사인 신학자로, 사립학교 교원 임용에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고 2021년 10월 1일 기준으로 교수경력 15년 이상인 자여야 한다.

또한 연구윤리 검증과 성범죄 및 기타 범죄사실 검증에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고 정직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징계를 받은 경력이 없어야 한다. 지원자는 준비위가 게시한 서식에 따라 총장초빙지원서, 성범죄경력조회동의서, 기타 동의서와 함께 직무수행 및 학교발전 계획안, 최근 5년간의 연구실적물의 사본을 4월 30일 17시까지 법인사무처로 제출하며 5월 27일에 공개 소견 발표를 진행한다.

‘명성 대 반 명성’ 프레임으로 표결 7:7대결을 7번이나 벌이며 과열됐던 총장 인선은 지난 105회 총회에서 임성빈 전 총장이 재인준을 받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맞이했다. 총장 초빙을 앞두고 다시 정치적 입김과 외부 개입이 거세다는 관측과 우려 가운데 이번 총장 선거가 공정하고 진실 되게 치러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총선위원장 리종빈 목사는 “공통된 학내 구성원의 바람은 ‘총장 인선을 빨리 해달라’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내 분위기를 적극 반영하여 규정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조속히 총장을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3면에 계속)

정치 프레임 대결 지양해야

“총장선임총선위원회(위원장 리종빈 목사, 이하 총선위)는 총장 후보의 연구 과정과 성범죄를 포함한 윤리적인 면 모두를 검증한다. 특별히 학술과 관련된 검증을 명확하게 하는데 최근 3년간의 연구실적물은 구체적인 내용 또한 제출하게 했다. 또한 해당 연구 내용을 공개하여 문제가 있는 부분을 실명으로 제보할 수 있게 했고 이에 따라 검증작업을 실시한다. 학교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며 총장의 부재로 인한 여파가 남아있는 학내 분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리종빈 목사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확정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발판을 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작년 총회에서 임성빈 총장의 재임이 부결된 것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고, 정치적인 힘의 대결이 신학교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선작업을 할 때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저마다 기준이 있다. 총선위는 그 기준들을 명확히 하고 규정에 의한 절차를 밟는 적법한 단계를 거치면 된다”면서 “후보자의 배경이 무엇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장신대 총장 인선과 관련된 모든 논의와 결정은 이사회 안에서만 이뤄졌다. 총선위 또한 이사진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작년 임성빈 총장의 재임 부결 이후 장신대 이사회는 공정성의 담보를 위해 새로운 제도와 규정을 신설했고 새로운 모습의 총선위를 구성했다.

총선위는 이사 4인, 학내 구성원 3인(교수 대표, 직원 대표, 학생 대표)이다. 총선위원장은 관례상 이사회의 인사위원장이 겸직하게 되므로 리종빈 목사는 자동으로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리 목사는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신대 이사회와 총선위는 교육부와 총회 양측의 통제와 지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양쪽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총장 임기와 관련된 총회 헌법 위원회의 해석에 대한 논의 또한 마찬가지다. 또한 교육부의 사립학교 교원법(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법)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총회가 정한 것을 위배하거나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소모되더라도 협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 목사는 “지난 2월에 진행키로 했던 총장 선출이 지금까지 미뤄졌다. 학교의 안정을 위해, 투명과 공정을 담보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논쟁거리가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총장 인선 일정은 예전에 기획한 일정 그대로 대입해서 날짜만 수정한 것이므로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총장 선출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듣고 있다. 정치적 대립이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이야기다. 강단에서 정직과 포용, 진실함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어떻게 호남이냐 영남이냐, 이편이냐 저편이냐를 논할 수 있는가? 언제까지 이런 행태가 지속돼야 하는가? 우리 신학교가 이런 소문들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학교는 결코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 이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다. 적어도 학생들이 피켓을 드는 일은 없도록 하고 싶다. 학문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한편, 리 목사는 교수들의 넓고 깊은 학문의 세계를 자유롭게 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이 많은 자료와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며 학문적 소양을 닦을 수 있도록 해야지 ‘이건 걸린다, 이건 안 된다’며 잘라내서야 되겠는가? 목회자와 교수가 다루는 내용의 수위는 분명히 다르다.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학문의 울타리를 옥죄서는 안 된다. 장신대 이사회의 임무는 ‘오직 학교만 생각하는 것’이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세력을 대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학훈인 경건과 학문이 보이는 한경직기념예배당 입구. 이신성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 학훈인 경건과 학문이 보이는 한경직기념예배당 입구. 가스펠투데이 DB

총장 선출은 이미 정치 프레임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익명을 요구한 장신대 관계자 A 목사는 “이미 이번 총장 선출 과정 또한 정치의 장으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장신대 총장 선출은 ‘명성교회 세습 문제와 동성애 프레임’으로 씌워졌다는 것. 그는 “본래 임성빈 총장은 단임으로 총장직을 수행하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기로 암묵적 약속을 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본래 총장 임기가 65세였는데 총회에 건의하여 70세로 연장 시켰다. 그런 움직임은 본인이 총장직에 더 머무르기 위한 욕심으로 비춰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A 목사는 “장신대에서 명성교회의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다”며 “명성교회는 장신대를 위해 많은 지원과 후원을 해왔으며 일부 교수들은 명성교회로부터 연구 지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성교회 입장에서는 장신대를 위해 많은 후원을 해왔는데 세습 반대 시위를 방치한 임성빈 총장이 곱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명성교회와 원만한 관계를 가진 교수가 차기 총장이 되길 바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임성빈 총장은 재임에 실패했다. 관계자는 “임 총장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위 반 명성 입장에 있는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내세우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총장 선출은 ‘명성 vs 반 명성’ 구도로 대치 중이며, 반 명성측 지지 김운용 직무대행과 명성측 윤철호 교수의 격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서 장신대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총장을 선출하는 자리가 양 세력의 힘겨루기의 장으로 전락해버렸다는 것.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장신대 선출과정에 영향을 미친 목회자, 장로들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진다. 아울러 이 모든 전개 과정을 수습하지 못한 이사회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프레임 대결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학생들이 입게 되고, 한국 교회를 이끌 차세대 목회자의 양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한편, 김운용 직무 대행은 총장직에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신대 총장 선출의 기본적인 기조는 ‘공정’인데, 현재 직무대행직을 수행하면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차기 총장을 준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 만약 그가 총장 선출에 지원할 계획이 있다면 벌써 직무대행직에서 사퇴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복수의 교계와 총회 직영 신학교 총대 이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총대 B 목사는 “김 교수가 총장 선출에 지원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정한 룰을 따르면서 명분을 확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원로 목사 K는 “세상 말로 내로남불이다. 김운용 교수를 총장으로 내세우는 논리와 주장을 보면 우습다. 새 총장이 새학기를 시작했어야 하는데 반년 이상 허송세월을 보냈다. 특히 3월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박 모 이사를 총장 선출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총장 임기와 자격 시비를 걸어 교단 총회에 질의하면서 차일피일 시간을 허비했다. 간단하게 총회 규정과 사립학교법을 비교 검토하면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는데 준비위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지적하며 “지난 2월에는 총장 선출을 이런저런 이유로 최대한 연기하다가 지금은 빨리 뽑아야 한다며 총장 선출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켰다. 왜냐하면 6월 초에 장경덕 이사장의 이사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서둘러 총장 선출 공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4월 16일 오전에 총선위에서 회의를 하고 당일 오후 5시에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그런데 공고 내용을 보면 서류 제출 기한이 4월 16일부터 4월 30일이다. 초빙 공고를 게시한 그날부터 서류 제출을 한다? 얼마나 촉박했으면 이처럼 터무니없는 일정을 잡는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라며 분노했다. K 목사는 윤철호 교수에 대해서도 일갈 했다. “윤 교수는 조직신학자요 철학자다. 원칙과 신념이 있는 교수다. 지난 총장 선출에서 7:7대결을 5번이나 진행하고도 졌으면 깨끗하게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측 C 목사는 총장 임기를 70세로 연장시킨 것이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수 정년이 65세이니 교수 퇴임 이후 학교와 후학을 위해 봉사한다는 명목으로 너도나도 총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럴 바에 차라리 하나님의 방식인 제비뽑기로 총장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탄하며 “이사회 이사들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이사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진작 사퇴해야 했다. 이건 정말 아니다. 하나님의 선지 동산을 어떻게 정치판으로 전락하도록 방치했단 말인가!”라며 일갈했다. C 목사는 “신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주님의 뜻을 찾기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는 신학생들이 정치 세력전의 희생양이요, 대리자가 되어야 하는가! 총회, 이사회, 기성목회자와 장로들은 신학생들이 피해를 입기 전에 이 모든 문제를 마무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괴물이 되어버렸다.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정치 프레임, 탐욕의 프레임으로 신학교를 파괴했다. 이제 누가 나설 것인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누가 대안을 세울 것인가!”라며 탄식했다. 아울러 “총선위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총선위원 교수 대표인 신 모 교수는 총장 직무대행의 지지를 호소하고 다닌다. 학생 대표라는 오 모 전도사는 제한된 정보로 반 명성 프레임에 갇혀있기에 총체적인 판단을 못하고 있다. 직원 대표 이 모 과장은 학교 행정을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총장 선출과 관련된 행정에 대해 말 한 마디도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제보된 소식에 의하면 김운용 교수, 윤철호 교수를 비롯하여 김00, 김00, 박00, 최00, 홍00 등의 시니어 교수들과 50대 김00 교수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장신 120주년, 새 술은 새 부대에

2021년, 장로회신학대학은 설립 120주년을 맞이했다. 이제 장신대는 새로운 장신의 미래를 제시할 새 총장, 새 리더를 간절히 찾고 있다. 총회 총대들과 장신대 동문들은 포스트코로나와 제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기를 맞이한 오늘 날,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고 요청한다. 장신대의 모토, ‘경건과 학문’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장신대의 미래를 비춰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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