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샘물] 기도와 말씀
[영혼의 샘물] 기도와 말씀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4.28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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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대성당 중앙에는 베드로가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의자의 모서리를 들고 있는 네 사람이 있다. 이 네 사람은 가톨릭의 4박사라 불린다. 서방의 박사인 암브로시우스와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동방의 박사인 아타나시우스와 크리소스톰이다. 그 가운데 아우구스티누스는 탁월한 영성가일뿐만 아니라 훌륭한 학자였다.

주후 354년 북아프리카 누미니아의 타가스테 출생인 그의 아버지 파트리키우스는 이교도의 하급관리였고,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 카르타고, 로마, 밀라노 등지에서 철학, 수사학, 점성학 등 당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아우구스티누스는 학문에 만족하지 못하였고, ‘고백록’을 통하여 자신의 청소년, 청년 시절의 과오를 발가벗듯 고백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성적 취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방황하였던 것이다.

그러던 그가 밀라노에 가서 당대에 가장 존경받던 암브로시우스를 만나므로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아들 아우구스티누스가 밀라노에서 방탕의 구렁에 완전히 빠질까 염려하여 밀라노에 가는 것을 원치 않았고 가지 않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는 그로 하여금 가게 하셨고, 완전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신 것이다.

주후 386년 아우구스티누스는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자신의 죄를 참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이웃집 뜰에서 아이들의 “들고 읽으라”는 노랫소리를 듣게 되었고, 성경을 펼쳐 읽게 되었다. 그가 읽은 성경은 로마서 13:13-14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 말씀으로 이전의 일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로 옷 입는 회심을 경험하게 되었다. 오랜 어머니의 기도가 무르익어 아들의 회심에 동기를 부여하였고 심령에 꽂힌 말씀으로 회심이 결정되었다.

흔히 우리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로 회심하였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끊임없는 간절한 기도가 아들로 하여금 회심하게 한 중요한 동기를 부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기도만 아우구스티누스가 회심하게 한 것은 아니다. 그의 회심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읽었던 말씀 또한 중요한 회심의 동기가 된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회심에는 기도와 함께 말씀이 크게 작용하였던 것이다.

성경은 초대교회의 성령강림의 장면을 확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도행전 2장에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루살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할 때에 성령이 강림하였다고 한다. 바람 같은 성령은 온 집에 가득하였으며,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성령은 각 사람 위에 임하였다고 한다. 바람 같은 성령이 온 집에 가득하였다는 것은 성령의 보편적 역사를 의미하며, 불의 혀 같이 갈리지는 성령이 각 사람 위에 임하였다는 것은 성령의 개별적 역사를 의미한다. 불이 바람을 만나면 불은 더 뜨거워지는 법이다.

사도행전 10장에는 베드로가 욥바의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있을 때에 가이사랴의 경건한 백부장 고넬료의 집 하인과 부하들이 베드로를 청하여 가이사랴로 가서 그 집에서 말씀을 전하는 가운데 성령이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였다고 한다. 성령이 이방인에게도 임하는 것을 목격한 베드로는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게 하였다. 성경은 성령의 강림이 기도와 말씀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밝히고 있다.

기도와 말씀은 성령의 강림을 체험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영성적 삶에도 똑같이 작용하고 적용된다. 기도만 가지고 영성적 삶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말씀만 가지고 영성적 삶을 산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기도와 말씀은 항상 함께 해야 균형 있는 영성적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도하는 자세로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 하나님의 말씀임 되며, 말씀을 읽는 자세로 기도해야 응답하시는 기도가 된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이란 균형 잡힌 삶이다. 신앙이란 영성과 이성의 균형이며, 교회와 사회의 균형이며, 영혼과 육체의 균형이다. 두 날개가 균형을 이루고 함께 건강해야 힘차게 날 수 있는 독수리의 날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영성가들은 말한다. “기도하지 않고 말씀만 보면 이성주의에 빠지고, 말씀을 보지 않고 기도만 하면 신비주의에 빠진다. 이성과 신비는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이성주의와 신비주의는 기독교가 아니다.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원로, 가스펠투데이 명예 이사장)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원로, 가스펠투데이 명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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