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틀 때까지 기도하며"
"동이 틀 때까지 기도하며"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4.2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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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렬 남대문교회 원로장로
위기를 믿음의 기회로 승화
이종렬 원로장로(남대문교회). 이신성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읍내교회에서 우리 마을로 여름성경학교 전도활동을 나왔다. 그들은 우리에게 동요를 가르쳐주었고 인형극을 보여줬다. 인형극의 주제는 “탕자의 비유”였는데 매우 재밌게 봤다. 읍내교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찾아와서 예배를 드렸다. 나는 그 예배에 자주 참석하면서 찬송가와 주기도문, 십계명 등의 말씀을 암송했다.“

이종렬 장로는 그렇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학창시절에 접어들면서 예배에 소홀해졌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신앙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1970년 초에 입대한 후 군대에서 학습과 세례를 받았다. 교회를 열심히 나가다보니 중대 군종사병으로 임명받아 점호 후에 5분 예배를 인도해야했다. 이 장로는 당시 “당시 아무것도 몰랐던 내게 5분 예배 인도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제대 후에는 알렌 선교사가 세운 남대문교회에 출석했다. 그는 주일마다 일찍 나와 장년부 성경공부에 참여했고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질문하며 공부했다.

이 장로는 1973년 빌리그래함 목사의 전도집회, 1974년에는 빌 브라이트 목사의 ‘엑스플로 74’에 참석한 후 동창생의 초대로 ‘죠이 여름수양회’에 참여했다. 거기서 주님을 영접한 이 장로는 삶이 바뀌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했다. 사람들, 형제 자매들이 너무 아름답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도 아름다워 보였다. 모든 일이 감사한 일이었다.

“강사 선생님은 아침에 신약을 읽고, 저녁에는 구약을 읽으라고 하시며 성경 일독을 권하셨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버스를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에 작은 종이에 메모한 말씀을 암송하라고 했다. 나는 그 말씀에 순종하여 암송에 힘썼다. 그러자 내 삶이 바뀌며 깊은 안식을 얻었다.”

이 장로는 대학을 다니며 죠이선교회에 들어가 말씀과 신앙, 영어를 배웠다.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들이 삶 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는 특히 매리 블랙스톤 선교사에게서 큰 감명을 받았다.

“선교사님은 우리가 영어 단어만 나열해도 그 의미를 알아들으시고 늘 격려해주셨다. 45년이 지났지만 그분의 인자한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위기 극복의 공식, ‘오직 기도’

이종렬 장로는 공대를 졸업 후 곧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국가의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좋은 직장이었지만 개인 시간을 전혀 쓸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이 지속됐다.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하는 샐러리맨의 삶. 내 시간은 어디에 있는가?”

그는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자영업에 뛰어들어 무역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투자했던 돈도, 외국 바이어들도 잃었다. 대기업에서 주어진 일만 하는 것과 직접 사업을 관리하는 것은 달랐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하나님께 매달렸다.

“그때가 1989년이었다. 나는 청계산에 올라 주님께 매달렸다. 함께하는 집사님들이 있어서 저녁마다 기도회를 가졌다. 교회에서 여섯 명의 장로가 임직했는데 그 중 다섯이 우리 기도멤버였다.”

이 장로는 작정기도를 하면서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새벽 1시부터 동이 틀 때까지 기도하기도 했다. 그러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새 힘과 놀라운 능력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러한 상황이 ‘고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믿음의 심지가 더욱 굳건해졌고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우리 믿음의 선진들은 돌에 맞고 온갖 고초를 당했다. 그에 비해 우리의 삶은 얼마나 평안한가?”

청년들의 잘못이 아니다

“Jesus first, Others second, You third Spell JOY!”(예수님을 첫 번째로, 다른 사람을 두 번째로, 나를 세 번째로 둘 때 진정한 기쁨이 있다!) 죠이선교회는 젊은 기독 대학생들이 모여 시작한 자발적 모임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황, 하지만 기독청년들은 절망하지 않고 미래 한국의 청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1958년 5월 18일 주일 오후, 죠이선교회의 전신인 ‘joy youth club’을 열었다. 죠이선교회는 지난 63년 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사회로 배출했다.

이종렬 장로 또한 죠이선교회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신앙의 기초를 세울 수 있었다. 그는 죠이선교회 이사장으로 섬기며 각 부서와 모든 조직들이 활발하게 사역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지난 2018년 5월 18일에는 60주년 행사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죠이 출신의 목회자가 많고 훌륭한 인물도 많이 배출됐다. 60주년 기념 책도 발행했는데 참 뜻 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이 장로는 죠이 사역을 통해 청년 복음화를 위해 앞장서면서 오늘날 젊은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아픔과 고통을 실감했다. 그는 더욱 심화되어 가는 빈부격차와 계층갈등 속에서 결혼도, 출산도 포기해버리는 오늘날의 현상을 두고 “청년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혼과 저출산 문제가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된다고 말하며 교훈을 하려들면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어려움에 놓이게 된 것은 청년들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청년들에게 너희가 열심히 살지 않아서 초래된 문제가 아니라며 위로해주고 싶다. 기성 세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과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다.”

한편, 이 장로는 악한 자가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돈 떼어먹고, 남을 짓밟고 괴롭혀서 쌓은 성공과 재력은 반드시 무너지고 만다. 결국 자기 꾀에 넘어가 망해버리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것이 성공을 향해 빨리 가는 길인 것 같지만 결코 속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젊은이들은 하나님을 믿고, 정직하고 순결하게 살아야 한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며

이종렬 장로는 은퇴한 후 육신이 약해지며 피폐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이 장로를 붙들어준 것은 바로 시편 23편 3절 말씀이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그는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영혼육간에 회복되는 역사를 경험했다. 이제 그는 주님이 명령하신 지상명령을 준행하는 일에 남은 일생을 바칠 생각이다.

“잠언 29장 말씀에 보면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했다. 주님을 만날 그날 까지 말씀하신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소명을 감당하고 싶다. 문득 존경하는 원로장로님이 임종을 앞두고 부르셨던 찬송이 생각난다. 찬송가 211장 4절, 인생의 황혼이 깃들어서 / 이 땅의 수고가 끝날 때에 / 주님을 섬기다 평안히 가리라 / 사랑의 주 내주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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