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을 보이라"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을 보이라"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4.30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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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망제작소 이사장 정지강 목사,
남 탓 아닌 실제적인 개혁 주문
한국 교회, 약자 곁의 주님 본받아야
(재)희망제작소 3대 이사장 정지강 목사. 최상현 기자.

4.7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완패했다. 여론조사의 결과보다 오히려 더 큰 격차를 벌린 이번 보궐선거로 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희망제작소 이사장 정지강 목사, 이창복 전 국회의원, 김근상 대한성공회 대주교, 채수일 전 총장 등 재야인사 100여 명은 ‘쇄신과 촛불개혁을 위한 범시민전국연대’(이하 전국연)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고 정부여당에 적극적인 쇄신을 주문했다.

전국연은 “적폐청산과 촛불개혁을 통해 민생안정을 염원했던 민심이 4년을 기다렸지만 분노와 절망감에 극대화됐다”며 “결국 서울과 부산의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의 진정한 목소리가 무엇인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또한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편 지키기, 내 기득권 지키기 바쁜 모습을 보며 국민들의 절망감은 커져만 간다”면서 “결과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 반성하고 쇄신하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해답이 보일 것”이라며 “뼈를 깎는 반성, 제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으로 겸손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강조했다.

정지강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그의 취임사에서 공정과 기회, 정의를 말했다. 국민들은 그것이 실현되기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은 여당이 힘 있게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도록 과반이 넘는 의석을 줬지만 여당 의원들은 스스로 발목을 잡혀주는 작태를 보였다. 국민의 눈치는 보지 않고 엉뚱한 곳의 눈치만 살핀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4월 15일, 4개 리서치 회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해서 60%, 국민의 힘이 잘해서 7%”라고 분석됐다. 즉, 여·야 어떤 당도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

새언론포럼 대표 안기석 장로는 “선거는 민심 얻기 전투인데 여당은 민심의 계곡으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치렀다”며 “여당은 치르지 말아야 할 전투를 당헌을 변경해서 치르는 오류를 범했다. 여당의 총사령관이 판단을 잘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재보궐선거를 통해 교계가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배울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교계 지도자들이 시민들과 성도들의 일상생활과 신앙생활에서 느끼는 고통과 불안을 살펴보고 겸손하게 섬기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전했다. (2면에 계속)

여당,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나?

“여당 의원들은 억울하다고 합니다. 우리보다 더 못하는 야당에게는 뭐라고 안하느냐고 말하죠. 그건 말이 안 됩니다. 국민들은 여당에 기대를 걸고 힘을 준 것이니까요. 민주 개혁 세력의 숙명이죠. 야당이 10개를 잘못해도 지탄받지 않지만 여당은 한 가지만 잘못해도 엄청난 지탄을 받을 겁니다. 감수해야 해요. 그래야 진정한 개혁 세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점’이 없어야 합니다.”

정지강 목사는 4.7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열변을 토했다. 그는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싱크탱크 (재)희망제작소의 3대 이사장으로, 지역 간 균형발전, 생태 및 환경 정책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정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 기회, 정의’라는 3가지 가치를 바탕으로 한 정책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로소득으로 재산을 급격히 증식하여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제도개혁을 통해 막고,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들이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반칙 없는 사회’를 꿈꿨지만 문제는 더 심화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정국에서도 기득권층의 부는 더욱 늘어났고 상대적으로 서민들은 궁핍해졌다. 또한 광풍처럼 몰아닥친 부동산 투기, 주식 열풍은 젊은 세대의 박탈감을 더욱 심화시켰다.

정 목사는 “있는 기회마저 빼앗겨버리는 현실 속에서 지난 보선의 참패는 예고된 것”이었다고 말한다. 결정적으로 LH사건이 방아쇠가 되어 누적된 불만이 터졌고 여당 후보는 서울시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패배했다.

“후보의 자질이나 우열을 두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국민은 정부 여당이 야당에게 발목 잡히지 않고 마음껏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총선에서 표를 몰아줬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여당은 남 탓만 하고 일을 진행하지 못했어요. 검찰 때문에, 언론 때문에, 또 어떤 것 때문에 못한다는 핑계만 대왔죠. 국민들이 힘을 부여해줬으면 국민의 눈치를 봐야하는데 누구의 눈치를 본 것입니까? 발목을 스스로 내주며 붙잡히는 작태를 보인 것이죠.”

또한 정 목사는 현 정권이 유능하고 도덕적으로 청렴, 깨끗한 인재를 등용하지 못하고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위 권력욕 때문에 필요한 사람을 뽑지 못하는 겁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죠. 관료들은 이미 기득권층입니다. 장차관, 부서 국장급, 고위관료들의 3-40%가 다주택자입니다. 이미 기득권을 쥐고 있는데 그걸 포기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들이 하는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정 목사는 한국 교회가 '개혁의 선두 주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여당의 적극적인 쇄신을 주문하며 한국 교회가 개혁의 선두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개신교의 상당수가 자신을 소위 ‘보수’로 자리매김하는데, 예수님은 기존 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한국 교회는 역사적 흐름을 방해하고 오히려 퇴행하는 기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주님은 가난하고 병든 사회적 약자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우리가 적어도 예수님의 흉내라도 내야하지 않겠습니까? 기득권의 편에서 자기 이득을 셈하며 살 것이 아니라 연약한 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교회가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여당은 보궐선거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역전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냉정하다 못해 비참했다. 여론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싹쓸이한 더불어민주당이 오만함에 젖어 있고, 지금 쇄신하지 않으면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 승리한 이유를 여론조사 기관이 분석한 결과 ‘국민의 힘이 잘해서’라는 응답이 ‘7%’에 그친다는 결과에 비추어 볼 때, 현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피로도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은 ‘분골쇄신, 깊이 반성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레퍼토리일 뿐, 국민들은 더 이상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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