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4.15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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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빈부격차 해소의 Key!
소외계층 자립 사역에 교회가 앞장서야
예사경 신임회장 최대석 목사
                                                     예사경 신임 이사장 최대석 목사.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찾아왔어요. 국내 상황도 어려워지면서 실직자들이 발생했고 여성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맞벌이 가정이 증가했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반찬 지원 사역을 시작했어요.”

2004년, 최대석 목사는 일산소망교회를 개척하고 18년 째 섬기고 있다. 개척 4년 후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을 위해 시도한 사역이 지금 그가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첫 발걸음이었다.

그는 봄과 여름에 바자회를 열어 지역 사회를 섬겼고 이러한 나눔 사역을 좀 더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협동조합’에 대한 비전을 품었다. 그리고 2012년, 협동조합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교회에서 생활협동조합을 조직했다. 2015년에는 예장통합 총회 차원에서 진행한 ‘온생명소비자생활협동조합’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현재는 이사장으로서 농촌 교회를 위한 친환경농산물 유통 사역에 힘쓰고 있다.

“온생명협동조합원은 천 여 명이 넘지만 코로나로 인해 정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농촌 교회에서 생산한 것들이 더욱 활발하게 소비되면 좋겠습니다.”

지난 3월 25일, 최 목사는 안하원 목사에 이어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이하 예사경)의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통합 교단 내의 장애인 기업, 마을·자활 기업 등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 시키는 사역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기업가들이 함께 모여 정보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총회 사회봉사부가 주관하여 예사경을 만들었고 법인으로 다시 조직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초대 이사장으로 안하원 목사님이 섬겨주셨고 제가 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죠. 어떤 조직이든 기반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이제 5년 차에 접어드는 예사경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기반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예사경은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 사회적 기업 진흥원’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사회적 경제 홍보, 각종 대회 및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 목사는 사회적 기업을 시도하려는 사람을 실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며 재원 확보가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사회적 경제를 위한 펀드가 필요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하는 분들은 작은 교회, 농촌, 장애인 등 일반 기업과 경쟁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생산성도 떨어지고 효율적이지 않지만 이러한 시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소외되고 연약한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그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 목사는 이러한 사역을 ‘사회적 큰 나눔’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 계층의 사람들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여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수서교회에서 열린 직거래장터. 온생명생협과 영호남, 강원, 충청권 17개 교회 및 단체가 참여했다.

사회적 경제, 교회가 적극 나서야

최 목사는 국가 차원에서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는 펀드가 조성되야 하며 이러한 일에 한국 교회가 적극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실제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 교회와 큰 교회들이 이러한 사역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주길 바랍니다. 교회가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면 지역 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농어촌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큰 농가는 대기업과 거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농민들은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마다 협동조합, 영농조합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온생명협동조합과 같은 판로를 통해 소비되는 것이 좋다.

“지금도 많은 교회가 농어촌교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존과 같은 물질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온생명’을 통해 농어촌에서 생산한 물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해주시면 농어촌 교회가 자립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10만, 20만원을 지원해주시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죠. 일반 제품에 비해 유기농이 다소 비싸지만 이것을 소비해주면 농사를 짓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습니다.”

최 목사는 개교회도 사회적 경제를 사역과 접목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서 지금 교회에서 진행하는 바자회 행사를 ‘확대’시킨다고 생각하면 된됩니다. 일종의 상설 바자회인 셈이죠. 쇼핑몰처럼 상품을 언제든지 주문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온생명소비자생명협동조합의 경우 농수산물 뿐만 아니라 모든 물품을 취급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도시에 있는 중소기업가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온생명을 통해 판매하면 됩니다.”

또한 그는 한국 사회의 큰 문제로 손꼽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교회가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 중직자들의 자녀가 교회를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취업이 안 되니까 취업한 청년들과 비교되면서 공동체가 불편해진 거죠. 그런 청년들에게는 예배의 중요성을 설명해도 먹히지 않습니다. 달란트를 가진 분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교회 청년들에게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최 목사는 한 교회가 하나 이상의 협동조합을 운영할 수 있으며 5인 이상만 모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회가 이러한 일에 관심을 갖고 지원과 마케팅을 도와주면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구체적인 생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기도만 하라’고 하면 들을까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취업, 결혼, 다음 세대 양육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교회가 앞장서야 해요.”

지난 3월에 열린 예사경 정책 워크숍.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사실 협동조합은 교인들에게 익숙한 개념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농협이나 수협을 떠올린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협동조합은 국가 경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 목사는 “미국의 경우 사회적 경제가 전체 경제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축구 클럽 ‘바르셀로나’도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클럽”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집값 문제도 협동조합이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가 있어요. 이탈리아에는 ‘주택협동조합’이 있는데 60만원만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조합에서 지은 주택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사거나 임대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주택 가격이 1억인데 당장 돈이 없으면 1년에 200만원씩 내면서 10년간 살 수 있고 10년 뒤에는 그동안 지불한 임대료 2천만원을 제하고 8천만원만 지불하면 구입할 수 도 있죠. 오스트리아의 한 마을에 갔더니 그곳은 20년 간 집값이 오르지 않고 있었습니다. 협동조합이 부동산이 폭등하지 않게 조절하고 있었죠. 그래서 젊은이들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여유롭게 자기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어요.”

최 목사는 협동조합이 양극화를 극복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사회적 경제의 가장 중요한 취지가 바로 ‘양극화의 극복’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 정말 큰 이슈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개인의 힘으로는 어렵습니다. ‘함께 모여서’ 극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빈부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먹지 못한 무리를 보시고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오병이어의 이적을 통해 빵을 먹이셨죠. 예수님은 ‘생명의 떡’인 말씀도 먹이시지만 육신의 필요 또한 해결해주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생존 문제를 해결해주고 생명의 말씀을 나눠야 합니다.”

“저녁이 되매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이 곳은 빈 들이요 때도 이미 저물었으니 무리를 보내어 마을에 들어가 먹을 것을 사 먹게 하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제자들이 이르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니이다. 이르시되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시고” (마태복음 14: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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