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지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텅 빈 충만’의 은총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진보와 성장을 향한 욕망의 질주를 멈춰야 할 때이다. 박제화 되고 교권화 된 교회의 이념과 제도, 복음의 영향력을 상실한 삶과 사역을 깊이 성찰하며, 생명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때이다. 생명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의 좁은 길을 걸어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할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이다.
올해 창간 3주년을 맞은 가스펠투데이 역시 한국교회에게 요구되는 시대의 요청을 피해가기 어려운 형편에 있다. 탈진실의 시대에 인식론적 모순과 확증편향을 만들어내며 공론의 장을 교란하는 수많은 언론매체들 사이에서 ‘생존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생태계 속에서 언론과 권력의 유착이 만들어내는 진실의 왜곡은, 특정 개인과 집단의 배타적 욕망을 교권정치에 투사하여 실현시키는 첩경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독언론의 본분인 하나님 중심의 진실 추구는 인간중심주의에 의해 경도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세상과의 관계는 교회중심주의에 의해 굴절되고 단절된다.
기독언론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과정을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일은 많은 수고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기독언론이 공론의 장의 역할을 자임하며 나서는 순간, 의제 자체가 이분법적 갈등의 늪에 가라앉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기독언론이 정치적 이념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공론의 장이 되기를 포기하는 그만큼, 한국교회의 공공의식이 성장할 기회는 줄어든다.
기독언론이 가야 할 정론의 길은 하나님과 세상과 교회와의 관계를 생명 중심의 관계로 변화시키는 진리의 길이다. 기독언론은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서로 사랑'을 매개하는 치유와 화해의 매체여야 한다. 권력에 편승하고, 인연에 매달리고, 사리사욕에 목을 맨 언론은, 교회와 시대를 반 생명의 길로 몰아가는 거간꾼에 불과하다. 세 살배기 가스펠투데이가 '서로 사랑'의 매체가 되어,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공론의 장으로 발전하기 바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