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 꽃핀 참된 사랑
고통 속에 꽃핀 참된 사랑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4.0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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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판곤, 김선우 목사의 섬김과 사랑
기꺼이 자신의 신장 나눠
자신의 신장을 나눠준 정판곤 목사(좌), 농촌 섬김에 앞장선 김선우 목사(우). 김선우 목사 제공.

농촌 선교사

김선우 목사(순천 구상교회)는 평생 농촌을 섬긴 목회자다. 또한 판소리를 연구한 소리꾼이기도 하다. 그는 전국 곳곳에서 성경 말씀으로 판소리를 하며 많은 이들에게 복음과 십자가의 사랑을 전했다. 또한 예장통합총회에서 농목협회장을 맡아 농민들의 삶을 위해 힘썼다.

김 목사는 '이리 농민고등학교'를 나온 농사꾼이었다. 5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농촌의 척박한 현실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자랐다. 유년기에 몸이 아파 독한 약을 복용했는데 그로인해 한쪽 신장이 망가지고 말았다. 힘든 환경이었지만 그는 농촌에 대한 비전과 꿈이 있었다. 그래서 열심히 농업을 공부했고 ‘다수확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그는 결핵성 신장염 진단을 받고 10년간 약을 복용해야 했다.

“저는 목사가 될 생각이 없었어요. 목사님들을 보면 너무 힘들어보였거든요. 그저 좋은 장로님이 되고 싶었죠. 그런데 만나는 분들마다 저보고 목사님이 되야 한다고 권유하셨어요.”

그는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대전신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만난 전도사님의 소개로 지금의 사모를 만나 혼인까지 하게 됐다. 당시 결혼을 앞두고 신장 검사를 받았더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목사는 사모에게 “나는 가진 것도 없고 몸도 성치 않은데 정말로 결혼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사모는 “3일만 살아도 좋으니 괜찮다”고 답했다. 김 목사는 그길로 한얼산 기도원에 올랐다.

“제 발을 보니 양말에 구멍이 나있었습니다. 마치 제 모습 같았어요. 주님께 물었습니다. 구멍난 양말 같은 저도 쓰시겠습니까? 그때 깨달았어요. 구멍난 양말을 기워 제 발에 신겨주시는 주님! 산에서 뒹굴며 기도를 하는데 몸이 뜨거워지며 입에서 찬양이 터져나왔습니다. 주님이 저를 치료하셨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놀라운 치유를 경험한 그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진단을 받았고 약도 완전히 끊었다. 그 후로 25년 간 건강한 몸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전할 수 있었다. 김 목사는 생명운동, 농민 먹거리 운동을 펼치며 농어촌 목회자 선교회와 함께 전국 농촌을 섬기는 일에 힘썼다. 자연 유기농법을 배워 보급하면서 어려운 농촌 환경을 개선하는데 앞장섰다.

“농촌이 망하면 안됩니다. 먹거리가 망하면 다 망하는 길이에요.”

2019년, 김선우 목사는 말레이시아 선교를 떠났다. 그는 정글을 누비며 오지에 있는 농촌을 방문해 양계 기술을 전수했다. 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후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진 그는 남아있는 신장 한쪽도 못쓰게 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데 사모는 담낭에 있는 종양을 제거한 후 고혈압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형편이었고 두 딸은 B형 간염 보균자, 막내아들은 외국에서 유학중이었다. 하루빨리 기증자를 구해야 하는 절박한 순간, 자신의 신장을 주겠다며 손을 내민 사람이 있었다.

김선우 목사. 김유수 기자.
"고통 속에서 주님의 마음을 깊이 묵상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김선우 목사. 김유수 기자.

피를 나눈 형제

전남 고흥, 순복음독대교회를 섬기는 정판곤 목사. 그는 자신의 신장을 기꺼이 나누겠다며 나섰다. 주목할 점은 과거 순복음독대교회를 섬겼던 나요나 목사 또한 자신의 간을 떼어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기증했던 것. 마치 자신의 피와 살을 나누는 전통이라도 있는 듯 정판곤 목사 또한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정 목사는 “1987년, 둘째 누님이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았을 때 신장 기증을 하려했다. 하지만 외아들이라 안 된다는 부모님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정판곤, 김선우 목사는 1999년에 전주대학교 선교신학대학원에서 원우로 만났다. 당시 김선우 목사는 정 목사의 고향교회인 신월교회에 시무하고 있어서 가깝게 지내게 됐다.

완도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으며 석사학위를 함께 받고 캄보디아 선교 여행도 동행했다. 가족이 여름휴가도 함께 보낼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 정 목사가 독대교회에 부임할 때도 김 목사가 동행하여 성도들에게 추천했고 꾸준히 교류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다.

김선우 목사의 신장 기능이 다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정판곤 목사는 아내와 의논한 후 기증을 결정했다.

“누님께 신장을 나누지 못한 짐을 덜고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정판곤 목사의 기도제목은 오직 한가지, 지역 주민들이 믿음을 갖고 구원받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 형편은 더욱 악화되고 재정적 여유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교인들에게 “교회가 어려우면 내가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키며 오직 복음 전파에만 집중했다.

“농촌 어르신들에게 믿음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 그것이 제 유일한 기도제목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복음이 잘 들어가는데 노인분들은 미신에 깊이 물들어있어요.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정말 열심히 가르치고 목회를 했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농촌 선교가 얼마나 힘든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저 기도하며 주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순복음독대교회 전경. 정판곤 목사 제공.

주님의 고통을 묵상하며

지난 2월 22일, 신장 이식 수술에 돌입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면역억제제가 너무 독해 김선우 목사는 위경련으로 고통 받아야 했다. 그는 통증이 시작될 때마다 기도하며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했다. 십자가에 못 박히고 옆구리를 창에 찔리신 그 고통이 추상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로 다가왔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내 죄로 인해 옆구리에 창을 찔리신 주님의 고통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아픔 속에서 더욱 성숙해짐을, 신앙 또한 깊어짐을 느꼈습니다. 더 기도할 수 있었고 고통이 감사로 바뀌었습니다. 이 작은 종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랑하시는지 눈물만 나옵니다.”

이식받은 신장에 적응하며 힘든 회복기를 보내고 있는데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공부한 아들, 바리톤 김강순이 국립오페라 오디션에 합격하고 4월 11일에 국내 공연을 하게 된 것. 김 목사는 또 한 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기도를 올렸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시나리오이며, 그 계획아래 흘러간 것이라 확신합니다.”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기주의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린 한국 교회의 현실 속에서, 두 목회자의 사랑과 희생은 잔잔하게 흐르는 계곡물처럼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적시고 있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요 15:13-14)

정판곤 목사의 기증 진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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