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으로 빚은 사랑’
참된평화를만드는사람들 엮음, 꿈꾸는터 출판
3월 30일(화) 사순절 제36일
오늘의 말씀 읽기 - 시편 71:1-14; 이사야 49:1-7; 고린도전서 1:18-31; 요한복음 12:20-36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요 12:23-26)
오늘의 말씀 묵상하기
고난주간은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실 준비를 하는 시간이고 또 준비한 대로 십자가 위에서 고통가운데 자신의 생명을 내어드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생명이 다하고 맞이하는 죽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경험이 없이는 죽음을 앞둔 예수님의 그 떨리는 마음을 공감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2018년 2월 어느 날 나는 신촌세브란스의 1인 병실에서 홀로 누워 창밖으로 보이는 연세대학교 천문관측소를 보고 있었다. 폐섬유증이라는 희귀난치병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병원의 고압 산소공급에 계속 의지하여 왔는데, 일주일을 더 숨을 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생명을 더 연장시켜 달라고 간청하는 기도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폐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데, 그러려면 누군가가 죽어야만 그 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목사인 내가 어떻게 그런 기도를 할 수 있겠는가! 나를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주 안에서 의 형제자매들이 다 내 생명의 연장을 위해 기도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나를 위해 생명을 연장시켜 달라고 기도하는 이들에게 미안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고요하고 평안하였다.
겟세마네에서 예수님의 기도를 나는 이렇게 공감한다. 죽음을 앞두고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 바램과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당위 앞에서 고뇌에 찬 모습으로 섰던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3년 전 나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의 고난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고 우리 또한 주님과 같은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이 맞이할 죽음을 영광이라고 부르셨다. 그 죽음이 바로 영생에 이르는 길 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에게도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죽음은 바로 영생에 이르는 길이다. 예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갈 때 우리의 바램과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당위 사이에서 때로는 흔들리겠지만, 묵묵히 그 분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바로 영생의 길이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나는 사나 죽으나 주님의 것입니다”라는 고백을 드립니다. 새로운 생명을 주셨으니 예수님처럼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영생의 길을 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의 실천
나의 것을 꼭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준 일이 있는지를 생각하고 그 때 마음을 적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