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문리 신앙고백’이 절실하다
‘널문리 신앙고백’이 절실하다
  • 한기양 목사
  • 승인 2021.03.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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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은 올해 상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끝나는 지난 16일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 관련 기구 정리, 남북군사분야합의서 파기 등을 거론하며, 남측 정부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발표한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지난 8일부터 진행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언급하고는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조선당국은 또 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경고했다.

이렇듯 지금 남북 상황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교회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우리의 신앙적‧신학적 책임은 여전히 ‘지금 여기' 구체적으로 이 민족과 민중의 평화에 대해서이다. 한국교회와 신학은 ‘지금 여기' 이 땅의 급박한 현실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질문하고 응답받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중과 민족과 세계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그래서 새로운 미래와 하나님나라의 의와 평화를 제시할 수 있는, 역사를 변혁하는 실천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너무 허물어져 있다. 근본적인 것에서부터 표피적인 것까지 복합적으로 단절되어 있다. 여기서 안과 밖의 복잡 미묘한 문제를 차분하게 차근차근 풀어가면 좋겠지만, 격동하는 현 상황은 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만 실천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무엇이 이 민중, 이 민족에게 생명과 평화를 지향하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외면할래야 외면할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두말할 것 없이 민족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런 민족의 비원을 외면하고 한국교회의 신학이 무엇을 문제 삼을 수 있을까. 당연히 민중적 관점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신학이 하루 속히 모색되어야 한다. 그것은 유물론자들인 북측의 주체주의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신학이어야 할 것이다. 교회를 박멸하던 그들, 도저히 한 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피차 생각하던 그들과 한 형제가 되는 화해의 신학이어야 한다. 적당히 덮어서 얼버무리는 화해가 아니라 살을 베어내는 ‘회개'와 자기혁신이 요청되는 신앙적 실천이 전제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에 근거를 둔 ‘화해의 신학'이 절실한 것이다. 이런 신학적 모색을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북측의 인민신학과 대화하며 시도해야 한다.

일찍이 임진왜란 때 피난길에 오른 선조가 출렁이는 임진강을 건널 수 없어 멈췄을 때, 백성들이 임금을 위해 문을 뜯어 이어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하여 ‘널문리’라 불리게 되었고, 그리고 약 450년이 흐른 1951년10월, 남과 북의 중간에 위치했던 그 널문리에서 한국전쟁 휴전회담이 열리고, 중공군이 쉽게 이해하도록 순우리말이던 널문리 가게(商店)를 한자인 ‘판문점(板門店)’으로 표기하면서 이름이 그렇게 굳어졌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은 참담했던 전쟁과 공포의 기억과, 서로 원수로 삼아 증오하며 죽이려 했던 분단의 죄와, 그와 동시에 새로운 변화에 대한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평범한 백성이 다리를 놓았던 그 자리에서 우리는 또 전쟁의 불안을 다시금 떠올려야 하는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이제 남과 북은 어떤 모습으로 건널 것인가?”라는 과제를 미뤄두고, 미국과 중국의 ‘고래싸움’에 남과 북은 맞잡으려던 두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의 교회는 모든 주장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 지금의 심정을 토로하며 죄책고백과 함께 서로를 용납하는 회개의 눈물을 쏟아야 한다. 온 민족 앞에 분단의 책임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리고 화해의 주님께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가칭 ‘널문리 신앙고백’을 토로해야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한기양 목사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한기양 목사

울산새생명교회 담임목사

평화통일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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