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그리스도인은 빛의 종족입니다.
[특별기고] 그리스도인은 빛의 종족입니다.
  • 유낙준 주교
  • 승인 2021.03.24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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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 들으시고 나를 구해주셨으니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립니다(시편118:21,26b).”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빛을 주신다(시편118:27).” 그래서 그리스도교는 빛의 종교입니다. 마치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듯이 우리는 빛을 향한 존재입니다. 빛이 어둠을 향해 폭발하는 것이기에 낮이 밤을 작업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입니다. 빛의 종족을 강조하기 위하여 소금이 인간의 필수요소라고 제안한 것입니다. 빛이 어둠을 찾아가는 길에 성공회 성도의 신앙생활이 존재합니다. 빛으로 이어지는 우리 집안이면 바라고 우리의 후손들이 빛의 종족으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 십사 대이고, 다윗에서 바빌론으로 끌려갈 때까지가 십사 대이며, 바빌론으로 끌려간 다음 그리스도까지 또한 십사 대이다(마태오1:17).” 마태오복음 1장 1절에서 16절까지 아브라함에서 예수까지 48명의 이름이 나옵니다. 하느님의 뜻인 빛이 드러나기 위하여 관계된 인물인 48명의 이름 중에서 우리는 세례성사가 이루어질 때 믿음의 이름인 세례명을 받습니다. 하느님과 관계된 이름을 받아서 내 자신이 늘 하느님과 관계된 삶으로 빛의 종족으로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례명은 빛의 종족임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빛은 서로를 알게 합니다. 어둠은 서로를 모르게 하는데 반하여 빛은 서로를 알게 합니다. 인생의 끝에 가서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서로 잘 알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생은 서로 잘 아는 관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 잘 알았다면 빛의 관계로 살았기에 모르고 살았다는 후회를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특히 가족인데 가족끼리 잘 알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이 가장 후회가 든다고 합니다. 제대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것이 가장 많이 후회가 된다는 말을 세상을 끝낼 때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빛의 종족은 서로를 아는 관계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네가 이 세상을 떠날 것을 알았다면 내가 다른 일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거야.’ 지금 당장은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이유로 인하여 식구인데도 불구하고 잘 알지 못하고 모르면서 지내는 우리입니다. 한 식구라면 잘 알고 지내야 하기에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시간을 나누는 것에서 우리는 서로를 깊이 알게 되고 그 앎에서 이해가 깊어지면서 사랑이 깊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한 가족인데도 알아보지 못한 채 만나고 사라져 갑니다. 사랑이 전부인채 헤어진다면 후회가 적었을 텐데 말입니다. 사랑은 자신의 시간을 나눌 때 깊어집니다. 시간을 나누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한 가족은 사랑으로 채워져야할 운명을 지닌 관계입니다.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은 사람이 홀로 남으면 가슴이 아픈 채 살게 됩니다.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은 삶은 아픈 인생이 됩니다.

함께 시간을 나누는 것은 자기 손실이고 자기삭감이고 자기출혈이기에 불편합니다. 현대인은 자기중심이어야 편한데 말입니다. 그렇게 함께 시간을 나눈다는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고생을 한다는 것입니다. 불편함과 고생으로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랑이 깊은 사람일수록 불편한 길을 걷고 고생길을 우선적으로 선택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오래도록 함께 가는 인생길을 걷습니다. 없이 사는 사람이 없이 사는 사람을 지지한다는 것은 시간을 나누는 것이기에 희생이 기반한 지지입니다. 그러한 지지는 깊은 사랑으로 맺어지는 초대입니다.

벨기에의 노동사제인 에지트 반 브루크호벤이 공장의 구석진 곳에 들어간 이유는 하느님 나라의 본질이 사랑이기에 구원선포보다도 구원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 사랑을 만져볼 수 있는 실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우정일기, 에셈북스 출판사). 대학도 졸업하기 전에 공장활동을 한 것은 가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으로 살고 싶어서였습니다. 대화공단에서 어린 노동자들의 힘겨워하는 모습과 시골서 올라온 형들이 공장에서의 크롬증기로 인하여 코안의 뼈들이 녹아나는 모습에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실재적인 아픔을 만난 것입니다. 노동자의 아픔을 만나서 아픔을 나누는 것이 예수님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주교좌성당 마당에서 즐겁게 말씀을 하시는 베드로 성도는 그 당시 공장에서 만난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은 사랑의 삶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초대한다는 것은 최고의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시는 것이고 내 생애를 최고로 이끄시는 것입니다. 성공회는 당신을 최고의 생애를 세우게 하느님의 도우심을 받도록 하십니다. 하느님과 관계하는 것은 사랑으로 살게 한다는 뜻이고 빛으로 사는 것입니다. 함께 오래 복있게 살기를 바라는 빛의 종족이신 당신임을 늘 기억하십시오.

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는 ‘길위의 신부’라는 별명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인생을 바쳤다. 권은주 기자
대전성공회 유낙준모세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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