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사람] 사진가 박춘화 권사(신암교회) “사진은 첫 생명의 빛 그리는 일”
[믿음의 사람] 사진가 박춘화 권사(신암교회) “사진은 첫 생명의 빛 그리는 일”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1.03.24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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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에서 교사로 사진 시작
십자가의 의미를 사진에 담아
빛으로 그림 그리는 사진가로서
하나님의 생명의 빛 그려내려
“항상 자신과 하나님께 질문해
다르게 생각하는 일류가 돼야”

“지금 한국 교회 문화 사역은 2류다. 기독교 문화 창작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하지만, 교회마저도 능률 위주로 가고 있다. 세상에서는 정해진 답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지만, 만들어진 답에 갇히면 치우치게 된다. 기독교 예술은 끊임없이 성경 속 메시지를 생각하고 질문해야 한다.”

 

고난 주간과 부활절을 맞아 세 번째 개인전 ‘생명의 깊은 곳’을 연 박춘화 작가. 이신성 기자 

사진작가 박춘화 권사(신암교회)는 성경의 메시지를 사진에 담으며 두 번의 개인 사진전을 열었다. 또한 이번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아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세 번째 개인전 ‘생명의 깊은 곳’을 열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위해 기도원에서 생활했을 때 처음 기독교를 접했다. 이후 그때 뜨거운 기운을 따라 어머니의 인도로 신암교회에 처음 출석했다.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하고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멀어졌다. 역사와 경영을 공부하고 의료보험조합, 노동문제연구소 등에서 일하며 한국 사회 초기 기초 인프라를 쌓아가는 일에 참여했다. 그러나 사회생활에서 정신이 무너져감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집 책장에 있던 로버트 쉴러 목사의 책 ‘불가능은 없다’가 눈에 들어왔다. “회사에 출근하다가 책의 간증이 날아와 전봇대처럼 내 안에 꽂혔다. 눈물이 멈추지가 않아 화장실로 가서 엉엉 울었다. 그때 교회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박 권사는 그렇게 교회에 출석해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교회학교에서 교사를 맡았다. 당시 카메라가 귀했지만, 사진반이었던 누님의 카메라를 들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진으로 남겼다. 교회는 문화적으로 최첨단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행사가 많은 교회였음에도 교회 역사를 남기는 일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슬라이드 환등기도 있었지만 교회 행사를 기록하고 보고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역사학을 공부한 그는 직접 나서 사진을 찍고 미술을 전공한 교인과 함께 색지로 꾸며 부활절, 성탄절 등의 행사를 기록했다.

박 권사는 즐기던 세상 즐거움을 멀리하고 카메라를 가지고 교회 행사 사진을 찍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교회에 자연과 만나는 행사가 많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는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교회 행사 보고서 사진에도 현장성, 대표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꽃과 교회 상징물들을 찍으며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만 사진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사진에 있어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유명한 사진학과 교수들을 찾아가 카메라의 기계적 조작부터 필름 현상, 인화까지 차근차근 배웠다. 이후 순수 예술사진 중심의 사진협회에 가입해 사진작가가 됐다.

박춘화 권사의 전시회 ‘생명의 깊은 곳’

성경적 메시지를 사진에 담고자 노력해온 박 권사의 작품은 대부분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다. 이는 그의 이번 개인전 ‘생명의 깊은 곳’의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생명과 죽음의 메시지를 십자가 전시회 사진에 담은 그는 “작품의 어둡고 메마른 것들은 죽음을 상징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메마른 땅에서 어린 순처럼 나오셔서 흠잡을 점 없으셨다. 작품 속 묘사처럼 생명력은 있었지만 볼품 없는 모습이셨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생명이다. 십자가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위해 하나님이 정해놓은 것이다. 그래서 생명에 대해 묵상하다가 십자가에 대한 새로움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수님은 나무 십자가에 달리셨지만, 민수기에서는 아론의 나무 지팡이에 싹이 났다. 이처럼 성경 속 나무는 죽음과 생명, 말씀을 통한 치유를 모두 나타내는 생명체로 보였다. 작품 속 십자가에 그 생명의 의미를 담았다.”

박 권사 작품의 중심에는 항상 ‘죽음과 생명’이라는 메시지가 있다. 그의 첫 전시회 ‘닿음 내림’에선 빛을 만나면 죽고 말지만, 씨앗이 가장 먼저 뻗어내며 열매와 그늘, 수확과 휴식을 얻게 하는 뿌리를 작품으로 담았다. 사진에서 그는 우리네 어머니들처럼 어두운 곳에서 희생만 하는 뿌리를 하늘로 이끌어 세워 하나님과 만나는 부활의 메시지를 나타냈다. 두 번째 전시 ‘홀씨, 빛을 머금다’에선 좋은 설교를 많이 듣고도 변하지 못하는 우리와 달리 빛을 그대로 다 머금는 홀씨를 사진에 담았다. 특히 빛을 품고 아스팔트, 시멘트 등 성령의 바람이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날아가 앉아 끈질기게 생명을 틔우는 모습에 집중했다. 이같은 그의 작품은 모두 성경 묵상에서 시작된다. “사진 찍을 때마다 항상 주제에 맞는 묵상을 한다. 작가들은 ‘소재가 없네’, ‘주제가 없네’라고 하지만 성경에는 주제와 소재가 넘친다. 성경을 읽고 가만히 묵상해보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박 권사는 사진가를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사진가인 그가 그리고자 하는 빛은 다름아닌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첫 생명의 빛이다. “빛은 하나님이 처음으로 만드신, 생명으로 가는 인프라의 첫머리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만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하나님이 보고 아름답다고 하신 생명이 있다. 사진을 찍으며 항상 하나님이 보고 좋다고 하셨던 생명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는 또한 사진은 ‘언어’라고 강조한다. “사진 몇 장을 모으고 거기에 음향과 대화가 들어가면 바로 영화가 된다. 중요한 것은 사진과 메시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다. 많은 교회가 생활과 영상을 분리하려고 하지만 교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그들에겐 한 장의 사진이 열 권의 책보다 나을 수 있다.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이 영상이다. 이제 우리는 영상을 보고 토의하고 영상을 보고 보고한다. 영상이 없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 시대다. 그러나 많은 교회와 목회가 이것을 놓치고 있다. 줌과 인터넷 예배, SNS, 영상 사역이 주목받는 지금 시기는 교회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박 권사는 교회 문화 사역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사역자들이 교회만의 창의력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는 “지금 한국 교회 문화 사역은 2류다. 기독교 문화 창작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하지만, 교회마저도 능률 위주로 가고 있다. 세상에서는 정해진 답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지만, 만들어진 답에 갇히면 치우치게 된다. 기독교 예술은 끊임없이 성경 속 메시지를 생각하고 질문해야 한다.” 그는 특히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아 크리스천들에게 ‘자신’을 찾는 일에 임해볼 것을 권면했다. “생각하는 사람은 다음으로 건너가기 위해 질문한다. 질문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일류다. 짧은 인생에서 허우적대며 정해진 정답만 쓸려고 하면 안 된다. 창의력이 없으면 아무리 오래 반복해도 쇼팽이 될 수 없다. 문화 사역자들은 성경의 은유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를 생각하고 질문해야 한다. 답이 나오든 안 나오든 관계없다. 모든 일을 행함에 신앙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자신’에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왜 이렇게 하셨어요?’라고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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