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희년함께’ 이성영 대표 “투자상품 아닌 삶의 터전으로 봐야”
[인터뷰] ‘희년함께’ 이성영 대표 “투자상품 아닌 삶의 터전으로 봐야”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3.2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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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의 토지제도 아닌 하나님의 토지제도 따라야
고위공직자의 부동산백지신탁제도 도입해야
부동산을 투자상품 아닌 주거 터전으로 봐야

LH 토지 투기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가 붉어졌다. 성경적 토지 정의 운동을 하는 희년함께 이성영 대표에게 성경적 토지 개념과 부동산 문제에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대응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대담자 이신성 기자 사진 최상현 기자

희년함께 이성영 대표. 최상현 기자
희년함께 이성영 대표. 최상현 기자

Q. 부동산 문제를 한국 교회가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까?

A. 너도나도 부동산으로 시세차익을 얻는 것에 몰두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교회 역시 부동산 투기로 번 돈도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다. 교회가 성경에서 땅과 집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인식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부동산이 불로소득의 원천이라는 근거는?

A. 70년대까지 강남은 허허벌판이었는데, 정부가 전략적으로 강남을 개발했다. 고속버스 터미널, 예술의전당, 명문학교 이전 등 국민들의 세금으로 정부가 집중적으로 강남을 개발하였다. 강남의 토지가치 상승에서 알 수 있듯이 토지가치 상승으로 얻는 소득은 개인의 노력으로 얻은 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불로소득이라고 한 것이다.

Q. 이번에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이슈화됐다. ‘희년함께’에서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고위공직자의 부동산백지신탁의 내용은?

A. 주식은 백지신탁한다. 기재부 금융 파트, 금융위원회 4급 이상 공직자는 직무 관련 정보 또는 정책 권한으로 자신이 가진 주식의 가치를 올릴 수 있어서 3천만 원 이상 주식은 갖지 못하게 한다. 부동산은 아직 그런 법이 없다. 청문회 때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오면 장관 후보자들은 시세차익 얻으려 한 게 아니라고 변명한다. 소모적인 논란을 피하도록 실수요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부동산은 백지신탁위원회에 맡겨 처분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자기가 받는 금액은 매입가의 원리금, 원금과 이자만 붙여 받도록 한다. 시세보다 떨어졌다면 그 가격으로 받게 한다. 부동산에서 전혀 이익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성영 대표 인터뷰 모습. 최상현 기자
이성영 대표 인터뷰 모습. 최상현 기자

Q. 사회에서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회자된다. 사람들이 건물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A. 가장 안정적인 자산, 돈이 되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도 최종적으로 건물을 산다. 서울의 강남처럼 목 좋은 곳에 빌딩을 사면 임대료는 물론이고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불패신화가 만연해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건물주가 되려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면 된다.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면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부담이 되어 팔게 된다. 그럼 땅값에 거품이 빠지고 그 땅을 가장 잘 사용할 사람이 사용하기가 수월해진다.

Q. 한국 교회가 당면한 부동산 문제는?

A. 지금은 교인수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교회는 큰데 낡았고 돈이 없는 교회가 생기는 추세다. 어른들만 있고 젊은층이 빠지는 교회는 유지관리가 어렵고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서울시와 정부의 고민은 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교회는 넓은 땅을 가지고 있고 교회는 낡아가고 교인은 감소하는 상황이라면, 정부와 협력해서 교회는 땅을 제공하고 정부는 건축비를 내서 예배 공간 외에도 남는 층은 문화공간, 청년주거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사람처럼 교회 역시 땅과 건물을 가진 교회와 가지지 못한 교회로 나눌 수 있다. 땅과 건물을 가진 교회와 가지지 못한 교회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A. 대천덕 신부의 <토지와 경제정의>에 보면 ‘교회가 땅을 가져야 세상을 바꿀 수 있지만 교회사를 돌아보면 땅을 가진 교회가 타락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주장이 있다. 땅과 건물이 있으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타락하기 쉽다. 무엇보다 땅과 건물을 가지면 자기만의 유지관리로 자기에게 모든 것이 쏠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땅과 건물이 없는 교회는 큰 힘은 없지만 타락 가능성이 없다. 땅과 건물은 없더라도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Q. 코로나로 인해서 교회의 자체 소유의 건물은 있으나 사람들이 모이지 못해 유지하기 어려운 교회가 있고, 이와 반대로 자체 소유의 건물이 없어서 교회가 예배나 교육, 교제 공간을 임대하는 경우 모이는 것 자체가 허락되지 않거나(카페 혹은 학교 등 공적 장소) 재정의 감소로 임대료를 지급할 수 없는 교회도 있다. 이러한 때에 ‘예배당 공유제’나 건물은 있으나 사람이 적은 교회와 사람은 많으나 자체 소유 건물이 없는 교회가 ‘합병’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 교회가 공간과 인원을 나누거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A. 특히 서울에 있는 교회는 성도들의 삶의 반경이 너무 넓다. 독박 육아하는 엄마들, 독거 노인들이 많다. 서울은 반경이 넓더라도 교회마다 지역별로 구역들이 있으니 그런 교회 구역, 작은 교회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공동주택 만드는 방안을 고려할만하다. 희년함께에서도 공동체주택 활용해서 집을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상품이 아닌 삶의 터전이자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희년과 성경적 토지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성영 대표. 최상현 기자
희년과 성경적 토지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성영 대표. 최상현 기자

Q.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부동산은 어떤 의미이고,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그리스도인이 아니더라도 부동산은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투자상품이다. 다른 하나는 삶의 터전이다. 집을 샀는데 어느 누가 집값이 떨어지길 바라나?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수익이 많이 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 투자상품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라고 봐야 한다. 이게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본다. 모든 사람들이 땅과 집을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상품으로 보고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땅과 집은 투자상품이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 대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인식해야 한다.

Q. 개인은 한계가 있어 부동산 문제를 개인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교회적 차원, 사회적(공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회적(공적) 차원은 법을 제정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교회적 차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

A. 일단 교회는 희년 정신이 무엇인지, 땅은 투기의 대상 아닌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이게 교회에서 합의되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 많다. 강남의 기독교인 비율이 40%라고 한다. 강남 대형교회에서 종합부동산세 납부 및 토지보유세 강화 찬성 메시지가 나오면 교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다. 지금 집을 사는 젊은 층 중에는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가격으로 거주공간이 불안해서 과도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공유경제로 그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나의교회, 오늘공동체, 나들목교회 등 공동체주택 모델 활용해서 교인들의 주거안정을 구현하는 사례들이 없지 않다. 이런 사례들이 확산되어 교회가 주거불안정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Q. 부동산으로 인해 발생한 이득 때문에 경제적 불평등이 강화된다고 본다.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희년함께’는 어떻게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나?

A. 아파트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갑자기 서울에 사람이 많아지거나, 소득이 급격히 늘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아파트가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이 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투자비용을 높여 수익률을 낮춰야 시중의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비용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토지보유세 강화다. 토지보유세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한편 교회가 청년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작게라도 사례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기에 공동체주택을 활용한 주거안정모델 확산운동을 준비 중이다.

Q. ‘희년함께’에서 주장하는 희년과 성경적 토지 정의의 내용은 무엇인가?

A. 성경은 하나님의 토지법과 바알의 토지제도를 대비해서 보여준다. 나봇의 포도원 사건이 하나님의 토지법과 바알의 토지제도가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바알의 토지제도가 오늘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면 이상하지 않다. 아합 왕의 제안은 나봇이 원하는 더 좋은 땅으로 바꿔주거나, 땅값을 시세보다 더 많이 주겠다는 것이다. 아합의 제안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너무 합리적이고 좋은 제안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고수하던 성경의 토지법은 토지의 무한한 독점을 막는다. 무한히 토지를 독점하면 결국은 토지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토지를 가진 사람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애굽 사건에 담긴 의미는 바로(파라오)의 노예가 된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자영농의 나라, 하나님이 왕이시고 만민이 평등한 나라를 세운다는 것이다. 땅을 무한히 독점하는 것을 허용하고 땅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바알의 토지제도의 도입은 출애굽이 아닌 환애굽이 되는 길이다. 바알의 토지제도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착취와 억압에 기초한 노예 제도가 생길 수 밖에 없다. ‘희년함께’는 땅의 토지가치, 토지는 모든 사람이 공유하고 누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성경 말씀을 주장하며 현대적으로 적용하려 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씀이 있다면?

A.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웃에게 피해주지 않으려 생각할 것이다. 부동산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부동산 투기는 이웃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다음 세대들은 높은 주거비로 인해 미래를 꿈꿀 수 없다. 땅을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고 부동산 투기를 차단할 수 있는 토지보유세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 좋겠다. 그리고 교회가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청년과 소외계층을 위해 주거안정을 만들어갈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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