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전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다
폐가전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다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8.04.2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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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에코라이프살림’ 대표 안하원 목사를 만나다
안하원 목사(새날교회 담임, 에코라이프살림 대표)
안하원 목사(새날교회 담임, 에코라이프살림 대표)

 

  재활용품 수거 대란으로 재활용품 활용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안하원 목사(새날교회)를 만났다. 안목사는 재활용 사회적기업 1호인 ‘에코라이프살림’(이하 에코)을 2016년 11월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에코는 부산의 17개 구군 중 13개구청의 폐가전 재활용품을 직접방문해 수거한 후 취약계층의 고용을 창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에코라이프살림 외관
에코라이프살림 외관

에코는 1천5백평 부지에 부산시에서 공모한 건축상을 수상한 사무실을 자랑할 정도로 청결한 환경과 관리시스템을 자랑한다. 24명을 고용하는 튼튼한 사회적 기업이며, 부산의 중소형 폐가전 재활용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안목사는 자원순환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9년 전 신평공단지역에서 재활용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은 3년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원을 받다가 실적이 인정되면 2년을 더해 ‘인정 사회적기업’이 된다. 그렇게 5년을 운영하여 완전 자립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목표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국가적 지원의 중단과 함께 중간에서 소멸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안 목사는 말한다. “신평공단에서 사회적기업을 할 때, 무척이나 어려운 중에 사비를 수천만원까지 털어가며 취약계층의 고용을 유지하고 도리어 늘려가는 것을 목격한 공무원이 큰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2016년 11월 부산시가 생곡의 재활용단지에 2개의 시 지원 건물을 건축할 때 우리 회사에 1천5백평부지 지분을 허락했다. 전국에 사회적기업이 4천여개 있는데, 5년이 지난 후에도 고용을 더 늘이는 곳은 20여 곳에 지나지 않는다. 힘든 중에도 고용을 창출하는 소신 있는 태도에 시에서 큰 점수를 준 것 같다.”

 

  안 목사는 부산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을 해오다가 사회적 일자리사업의 필요를 절감했다. 2009년 제안을 받고 수용하여, 2010년에 사회적 기업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들의 고용을 책임지기’, ‘그리스도인으로써 환경을 살리는 책임을 감당하고자 하는 초심'을 잃지 않고 버텨온 것이 지금의 열매들이다. 2011년에 벤처기업인정을 받고 2015년 부산시 13개구청과 소형폐가전 처리 위탁계약체결을 맺고, 2016년에 부산폐가전회수센터를 위탁 경영하게 됐다.

  안목사는 지난 1988년 사회운동이 활발한 때, 민중교회에 대한 꿈을 갖고 노동현장에 들어가 산업선교훈련을 했다. 그리고 부산으로 내려와 새날교회를 개척하며 환경운동연합 활동 같은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현재 노숙인들의 주거안전과 사회복귀를 위한 ‘쪽방상담소’도 운영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선교와 사회참여에 힘써 온 30년 발걸음이다.

 

에코라이프살림 내부 작업현장
에코라이프살림 내부 작업현장

 

  작업 현장에서는 고철과 비철, 구리, 스텐, 플라스틱 등을 벨트에 올려놓고 기계화 작업과 더불어 직원들의 노동을 통한 세심한 선별화 작업이 이루어진다. 일반적 사기업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기계로 묶어서 무단폐기하는 경우들도 많다고 한다. 에코는 그것을 자원화시켜 최대한 버리는 쓰레기를 줄이고, 그 이윤이 직원들에게도 돌아가게 한다. 고철은 주택건설용 철근이 되고, 구리는 전선으로 거듭나고, 플라스틱은 각종 재활용품으로 탄생한다.

  안목사는 다음달에 사회취약층을 우선 대상으로 5명의 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요즘처럼 직장 얻기 어려운 때 취업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가뭄에 생수 같은 소식이다. 안목사의 이같은 소신 있는 길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마을목회’의 좋은 모델이다.

안목사는 "성공회나 구세군, 불교에서는 사회적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장로교회에서도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취업기회를 얻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이웃들의 필요를 공감하며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코에서는 ‘폐가전 재활용’, ‘일자리 창출’, ‘수익금 기부’의 세 가지 축을 기업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친환경적 자원순환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우선 고용하는 일자리 창출, 발생 수익금을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등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주기도문에서처럼 ‘하늘에서 뜻이 이루어진 것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현장을 만들어가는 실천적 목회의 연장선에 안목사와 에코가 있다.

 

출입구에 맞아주는 재활용 캐릭터
출입구에 맞아주는 재활용 캐릭터

 

  에코 유선옥 실장은 “한번에 1백명까지 견학하며 교육받을 교육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가정에서부터 철저한 분리수거가 이루어지면 재활용품의 재활용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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