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란 ‘아름다운 관계로 이끄는 것’
목회란 ‘아름다운 관계로 이끄는 것’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3.08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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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들의 자발적 디아코니아 사역
하나님, 이웃과의 관계가 핵심
코로나에 위축되지 말아야
성남제일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권혁중 목사. 최상현 기자.

백혈병이 치유되다

“평생 목회자로 살아오신 아버님은 제게 늘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목회는 성도들과 함께 살아가고, 그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거야.’ 그리고 관계가 원만하고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성남제일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권혁중 목사는 아버지의 목회철학을 이어받아 하나님과의 관계, 성도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23년 간 사역해왔다. '하나님과의 관계, 성도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지역과의 관계'가 아름답게 맺어지자 그가 부임하는 교회마다 건강하게 세워졌고 부흥하는 역사가 뒤따랐다.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인도하심이 있었다.

권 목사가 12살이 되던 해, 그는 원주 기독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병명은 백혈병. 눈물만 흘리고 있는 어머니에게 권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안죽어. 엄마가 기도하면 나 살거야. 엄마가 그랬잖아. 나는 하나님께 바쳤다고, 하나님이 책임져주신다고. 그러니까 하나님이 나 살려주실거야.”

과연 그의 믿음대로 6개월이 지나도 건강하게 살아있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지 1년째가 되던 날 다시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냥 빈혈끼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백혈병이 치유되는 기적을 체험한 권 목사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협성신학대학교에 입학하여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성남제일교회 전경.

성도들의 자발적 사역

성남제일교회의 디아코니아 사역은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신이 베이스가 되어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성도들은 사비를 털어 반찬나눔사역을 시작했고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섬겼다. 성도들이 특별히 부유하거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말씀대로 살기 위해, 작은 것을 드려 주님의 일을 위해 사용한 것이다. 그들은 주기적으로 노숙자들을 찾아가 핫팩을 나눴고 음식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과 나눴다. 그 영역이 점점 확장되면서 교회 공동체가 함께 물품을 후원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은 재난지원금의 십일조를 구제헌금으로 드렸다. 그렇게 모인 재정으로 코로나로 힘들어하고 있는 지역 상가에 쌀을 돌리기로 했다. 교인들은 20kg 쌀 150포를 구매하여 지역 상가를 돌며 나눴다. 당황하는 상인들에게는 이렇게 설명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죠. 교회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없지만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힘내세요!” 그러자 가게 주인들은 경계하던 표정을 풀고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제일교회는 어려운 상가 교회의 월세를 대신 내주는 사역도 이어갔고 남선교회와 여선교회가 함께 마스크 1000장을 구매하여 주민들의 집 문고리에 걸어놓기도 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이런 사역을 이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교회에도 빚이 적지 않고, 올해부터는 원금을 갚아나가야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사역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지난 1월 마지막 주에는 3일에 걸쳐 온라인 부흥회를 열었는데 헌금 전액을 어려운 상가교회를 지원하는데 사용했다.

권 목사는 오는 부활절에도 사랑나눔 사역을 계획중이다. 마스크 2021장과 손세정제를 지역사회와 나누려는 것.

“이 지역에는 연세 드신 분들, 아이들, 서민들도 많습니다. 소외당한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시고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설움을 달래는 사역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이제 지역 사회와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회가 교회를 향해 돌팔매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크게 우려하지는 않아요. 교회가 교회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지역과 소통하면서 나아간다면 돌을 내려놓고 박수를 칠겁니다. 그리고 교회를 향해 조금씩 걸어오겠지요.”

권 목사는 교회에 여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모두 지역 사회에 개방하고 교회 차량들은 모두 유료주차장에 넣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주차비용이 들어갔지만 지역 사회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주일이 되어 교회 주차장에 차가 들어서면 “교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 같다”며 허위 신고를 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방역 수칙과 예배 인원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교회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인간적으로 섭섭한 일이지만 권 목사는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컸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 실망감도 컸던 것”이라면서 “욕을 하면 욕도 먹고, 돌을 던지면 돌도 맞되 대항하지 말자. 주님의 음성이라 생각하고 정신을 차리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뒤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야

권혁중 목사는 미래를 여는 교회가 되려면 다음 세대에 투자하는 것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권 목사는 “많은 교회가 다음 세대 양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나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망설인다”고 지적하며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쏟아 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권 목사는 지금까지 사역해오면서 다음 세대 교육을 위한 문화센터 사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비전센터 '해길이음' 작은 도서관.

“코로나 상황이라고 해서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사역까지 규모를 줄여서는 안 됩니다. 담임 목사의 사례를 줄이면 되지요. 많은 교회가 재정적 어려움으로 부사역자의 수를 줄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부사역자들의 사례비는 올리고 제 사례비는 줄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움츠러들면 안 되니까요. 곧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고 나면 다시 힘내어 달려가야 하는데, 이렇게 위축되어 있으면 어떻게 그 많은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지금 사기를 더 북돋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권 목사는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이 필요한지 부사역자들과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리서치도 병행하면서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갈 목회적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그 뒤에는 목회자 못지않은 열정과 순수한 믿음으로 발 벗고 나서는 성도들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문이 닫혀있지만 곧 활짝 열릴 그날을 바라보며, 성남제일교회는 하나님의 손이 되어 지역을 고요히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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