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호] 누에고치 성도(Cocooning Christian)와 브랜드교회
[112호] 누에고치 성도(Cocooning Christian)와 브랜드교회
  • 이창연 장로
  • 승인 2021.02.24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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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소비자들은 아주 영악하다. 품질은 좋고 가격은 싼 제품을 원한다. 통상적으로 가격이 싸면 제품의 질은 그만큼 나쁘고, 반면 제품 질이 좋으면 가격은 당연히 비싸진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원한다면 ‘도둑놈 심보’라고 비난받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10원이라도 싸게 사려고 몇 시간씩 인터넷을 뒤진다. ‘최고의 품질’ 그러나 ‘최저의 가격’이라는 조건을 만족하는 상품만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소비행동은 신앙생활에도 접목된다. ‘브랜드 교회 선호’와 코쿠닝성도‘(Cocooning Christian)의 증가가 그 예다. 코쿠닝이라는 말은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이 시작한 말인데 코쿤(Cocoon)은 누에고치를 가르키는 영어단어다.

현대인은 빠르게 변하고 불안정성이 커지는 현실로부터 도망하고 숨고 싶어 한다. 마치 누에고치 속에서 숨어서 사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해서 코쿠닝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 같다. 미래학자 최윤식박사가 ‘지속가능한 한국 교회를 위한 미래학보고서’에서 밝혔다. 요즘 젊은 층은 어머니, 아버지세대처럼 새벽마다 기도하고, 주일 밤낮으로, 또한 수요일, 금요철야기도회까지 참석하여 바쁘게 신앙생활 하는 것을 싫어한다. 헌금도 주일헌금, 십일조, 감사헌금, 작정헌금, 계절헌금, 건축헌금 등을 힘들게 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쉽게 신앙생활을 하려는 교인들이 많아졌다. 그렇게 신앙생활하려면 큰 교회 안에 숨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코쿠닝성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 브랜드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서울의 유명교회들은 그 교회출신 목회자들이 개척할 때 모교회의 이름을 차용하도록 한다. 개척하는 목회자입장에선 모교회의 이름을 사용하면 단기간에 교회를 홍보할 수 있고 모교회의 이미지를 덤으로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회의 브랜드화‘는 장점이다. 브랜드와 합리적 가격을 중시하며 가격파괴바람을 선도하는 소비자를 ’밸류컨슈머(Value Consumer)라 부른다. 신앙파괴를 선도하는 교인들은 무엇이라 불러야할까? 밸류컨슈머들은 하나의 브랜드가 유행하면 떼거리로 몰려들어 소비하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민감하다. 이른바 ‘떼거리 근성'이 있어서 한번 유행을 타면 대부분의 사람이 사들인다. 이런 역동적인 시장은 세계적 상품을 여러 개 창출해 냈다.

소비에서 ’떼거리 근성‘은 경제에 좋은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패턴이 교회선택 영역에까지 적용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교회도 좋은 브랜드라고 소문나기 시작하면 교인들에게 ’묻지마 호기심‘ 증상이 나타난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 소문난 교회에 가보거나 정보라도 수집하고자한다. 그러다가 출석교회가 문제가 생기거나 싫증이 나면 소문난 교회를 찾는다. 교회가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교회가 변하고 있다. 목숨 건 예배와 헌신의 처소로서가 아니라, 더 낫고 편한 자기를 위한 ’종교소비‘ 혹은 ’종교적 악서세리‘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교회내부로 밀려들어오는 세속화의 경향이 교인들의 신앙욕구의 개별화를 부추긴다. 이제는 단지 영적 욕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욕구, 종교생활의 욕구, 가정과 마음의 평안을 바라는 심리적 욕구, 건강과 물질적인 것과 연관된 육체적 욕구와 불만 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예배조차 마음대로 드릴 수 없는데다 교회의 프로그램이 아무리 늘어도 교인들의 만족도는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다. 예배하나로 만족할 수 없다. 경건을 강조하면 재미를 원하는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하고 재미를 가미하면 경건을 원하는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한다. 교인들의 개인화욕망을 따라가지 못한다. 프린스턴대학의 캐네먼(Daniel Kaheneman)은 ‘만족쳇바퀴’라는 이론으로 “우리는 많이 만들고 많이 쓸수록 더 많이 원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상류층, 지식층이 소유하면 더 빨리 갖고 싶어 한다. 기업에는 현대의 소비자들이 ’다루기 힘든 군중‘이 되어버린 것처럼, 교회에는 교인들이 ’다루기 힘든 군중‘이 되어간다. 다루기 힘든 군중이라는 표현은 ‘그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뿐 만아니라 ‘그들이 불만족을 기꺼이 터뜨린다.’는 의미도 있다.

시대의 변화에 한발 앞서가야 한다. 그렇게 잘나가던 말표, 왕자표, 기차표 고무신은 다 어디로 갔나. 나이키신발 한 컬레가 이 나라에 들어옴으로서 다 사라졌다. 한국 교회도 빨리 변화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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