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기소, 한국교회에 던지는 준엄한 메시지
MB 구속기소, 한국교회에 던지는 준엄한 메시지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4.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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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부구조 살피는 계기
공공성과 윤리성에 대한 성찰 필요
교회 본질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지난 3월 22일 밤 전직 대통령이 동부구치소 10여m² 독거실에 수감되었다. 17대 대통령을 지낸 그를 언론은 MB라 불렀다. MB 구속 뉴스가 수그러들 즈음, 그의 구속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시선을 담아보고자 넷이 모였다.

왼쪽부터 김혜령 교수, 김대진 목사, 정덕주 목사, 옥성삼 교수
왼쪽부터 김혜령 교수, 김대진 목사, 정덕주 목사, 옥성삼 교수

■ 사회: 옥성삼(연세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 리뷰어: 정덕주 목사(한들출판 대표), 김대진 목사(고신대 설교학 외래교수), 김혜령 교수(이화여대 교양학부 기독윤리학 교수)

▶옥성삼: 연세대에서 신학을 하고 석사는 ‘여가학’을 전공했다. 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땄지만 ‘어떻게 잘 놀 것인가?’는 여전히 주요 관심사다.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이자,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전문위원 △크로스미디어랩 원장으로 있다.

▶정덕주: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회를 했었다. 일반목회보다 기관목회가 적성에 맞아 신학 서적 등을 출판하는 교계출판사인 한들출판사 대표를 26년째 맡고 있다. 현재까지 800여 권의 책을 냈는데 늘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김대진: 고려신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십여 년 동안 목회를 했다. 40대에 개혁신학 본산인 남아공 스텔렌보쉬대학교에서 설교학으로 실천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신대학원에서 설교학을 가르치고 있고, 코람데오닷컴 편집국장으로 있다.

▶김혜령: 이대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기독교 윤리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기독교 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나눔을 어떻게 실천하고 인성교육에 접목시킬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 MB 구속 어떻게 봐야 할까?

▶정덕주: 우리 안에 가학적이고 파괴적 정서가 있다. MB 구속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지나치게 자학할 필요가 없다. 사회현상인 사건(구속)만 아니라 내부 구조도 같이 봐야 한다.

▶김대진: 신학적 문제이며 목회 철학의 문제일 수 있다. 건강과 성공을 축복이라고 하는 한국교회 설교가 MB 신앙과 정체성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설교자들은 억울하고 다른 측면도 있겠지만, 한 원인임을 무시할 수 없다.

▶김혜령: 이루어질 것이 이루어졌다.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돈의 신’은 MB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땅과 강, 자연이 파괴되고 인간다움마저 파괴되었음을 보여준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정직함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인간이 정의를 이루는 방식은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다. 리더의 공공의식, 공공성과 윤리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 사건이다.

■ 왜 대중과 교회는 MB 지지했나?

▶김혜령: 대형교회와 정치가 협조했다. 교회 안 정치세력과 세속 정치세력, 경제 권력 집단들이 동업자 관계처럼 협조했다. 기복신앙과 정치이데올로기 아래 그리스도인 군중이 투표했다. 경제적 이득이 하나님 축복이라는 교회신학, 이미 기득권화한 문화가 동조했다. 자본주의가 곧 민주주의라는 신앙과 교회문화를 무비판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믿었다. 이런 것들이 MB정권탄생에 자양분이 되었다.

▶김대진: 남아공에서 MB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은 남아공인들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기업인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다들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부패 권력에 염증 난 반응일 수 있으나 개인의 성공을 축복으로 보는 개인주의, 자기중심주의, 개교회주의가 남아공과 한국교회에 있다.

▶정덕주: MB가 역대 최고득표차로 당선된 것은 시대상이었다. 사회가 MB의 진면목을 몰랐다. 교회가 당선에 끼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공공성이 없는 그리스도인, 교회의 수준이 문제다. 집단 속에 갇혀 살고 있는 한국교회 문화는 자유함이 없다. 경제우선주의 가치에서 진정한 개인을 찾아주는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한다.

■ MB 구속 수사가 한국교회에 남긴 과제

▶김대진: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이적 일으키시며 세속적 욕망 채워줬을 때 많은 군중이 따랐다. 그 군중 중에 예수의 제자로 남은 게 몇이나 되었나? 결국 소수다. 어떻게 다운사이징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큰 교회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반면 작은 교회는 무너지는 강제적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다운사이징을 통해 건강한 가치와 신앙을 재발견해야 한다. 대형교회, 교회 조직 등의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

▶김혜령: 어떻게 다운사이징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관건은 교회 내 양극화 극복이다. 자본주의는 절대적 가난 때문에 힘든 게 아니다. 상대적 가난 때문에 어렵다. 자립하지 못하는 교회는 생존하기 어렵다. 빈익빈부익부가 너무 크다. 이런 현실이 개신교 목사로 하여금 조급증에 걸리게 하고 더 큰 자리로 옮기게 한다. 이중직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다. 성도들이 자율적으로 흩어져 줘야 한다. 한국 교회 교인들이 일 년에 한 번쯤은 작은 교회에 헌금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정덕주: 장로가 대통령이 되니까 명함에 교회 직함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그때부터 교회가 손가락질 받았다. 기독교인임을 드러내면 비즈니스에 도움 된다고 생각했다. 교회가 자기 성찰을 못했다는 반증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일 가치를 부에 두는 의식이 안 바꿨다. 교회가 성장하느냐 못하느냐 관점 밖에 없었다. 왜 교회가 성장에 관심을 가져왔는가? 결국 운영 때문이었다. 교회 본질은 영혼 구원이다. 인간답게, 하나님 사람답게 살게 하는 게 교회본질이다. MB 구속을 보며 교회가 영혼구원을 위한 본질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회 내에 청지기 의식을 회복시켜야 한다. 한국사회의 큰 문제는 두려움과 불안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는 문제다. 경제력 없으면 사는 게 축복이 아니라 비참하다고 보니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모으려 든다. 경제력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하려면 교회가 나눔이 있어야 한다. 교회는 끊임없이 고통 받는 내 형제가 누구인지 물어야 한다.

▶김대진: 문제가 있긴 하나 한국교회에 희망이, 빛이 보인다. MB 구속을 보며 다운사이징을 두려워하지 말자. 성공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한다.

설교학을 가르치며 이제껏 ‘내년에는 더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가난해도 희망을 갖고 살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다. 거제도에서 온 어떤 신대원생이 빌립보서를 설교하면서 “바울이 나는 그리스도를 자랑한다. 예수님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기대할 게 없어서 예수님을 기대한다”고 하더라. 거제도 같은 경우 경제가 다운사이징 되는 몸으로 체감한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물질성장, 부흥, 외적 규모 성장을 목표하던 데에서 다운사이징 되면서도 행복하고 감사하고 기쁨 넘치는 목회와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

▶김혜령: 신앙이 주는 내적인 힘은 자발적 가난, 영성이다. 실행되지 못하더라도 끝없이 선포해야 한다. 또한, 실제로 가난한 자를 정치인이 어떻게 대하는지 교회가 살펴야 한다. 무엇을 하는지, 정치 문화 시스템을 교회가 직시해야 한다. 선거할 때 후보들이 지향하는 정책과 가치들이 사회 안정망을 제시하고 준비하는지 살펴야 한다.

실존을 이기는 내적 힘은 신앙이다. 자발적 가난의 영성이다. 나아가 공동체적 관심과 사회적 관심에 참여함으로 개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정두언 전 의원은 MB가 역사의식이 없다고 평했다. 역사의식이 없다는 것은 종말론적 신앙이 없다는 것이다. 파국, 심판이 있다고 믿었다면 MB가 그럴 수 없다. 한국 교회가 종말론적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그럴 때 다운사이징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옥성삼: 교회가 이번 기회에 본질을 찾자. MB가 구속된 후에 자기는 나름 열심히 살았다면서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반성보다 멈춤 없이 안식 없이 지냈던 지난 시대 패러다임으로 변명만 있었다.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서 쉬면 생각하게 되고 관계성도 회복된다. 교회 본질 회복을 위해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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