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 들보] 연합의 열쇠, 복음의 전달!
[티와 들보] 연합의 열쇠, 복음의 전달!
  • 김철민 목사
  • 승인 2021.02.2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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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한 환자를 두고 갑론을박만 하고 있다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대형 병원 응급실에 급하게 이송된 응급 환자가 있다. 다행히 아직 숨은 붙어 있다. 그런데 의료진들이 몰려와 “이게 문제다, 저게 문제다” 갑론을박 진단만 할 뿐, 약을 처방하거나 수술을 하는 등 일체의 치료 행위를 하지 않아 환자가 죽고 말았다. 이것은 당연히 의료진의 직무 유기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될 것이다.

가정집에 불이 났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그 집 사람들은 “불이야! 불이야!” 고함만 지르지, 분말 소화기, 아니 양동이라도 빌려서 불을 끌 생각이 없다. 언젠가 나타날 119 소방대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아마 둘 중에 하나 일 것이다. 너무 충격이 큰 나머지 정신붕괴가 일어나 미처 손 쓸 틈이 없었거나, 아니면 자기 집에 대한 애착이 없어서일 것이다.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가?

이것은 다름 아닌 요즘 한국 교회 안팎을 보며 느끼는 소회다. 좌는 우를 향해, 우는 좌를 향해 서로의 약점과 상처를 들추어내기 바쁘다. 눈물겹게도 그들은 서로의 문제를 진단해 주겠다며 침을 튀기지만 정작 치료하지는 못한다.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 교회를 향한 걱정과 염려의 뒤끝에는 자기 논리에 동조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 ‘네가 있어서 한국 교회가 이렇다’식의 비난과 정죄가 난무한다. 급기야는 ‘네가 죽어 없어져야만 한국 교회가 산다’라는 식의 홍위병식 때려잡기가 일상화 되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럽다.

자신의 논리에 반대하거나 찬성을 유보하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전부 부정하고야 마는 확증 편향적 논리에 집단 최면이 걸린 듯하다. 그래서 이리 저리 편을 가르고, 진영 논리를 가다듬어 마침내 자기 진영의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도, 순박한 양들의 비명소리도 없다. 나아가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 대한 눈치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서로를 향해 부당성과 모순됨을 지적하고 저쪽이 없어지는 것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유익하다’고 주장했던 가야바가 생각날 정도다.

아무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교회라지만 이렇게까지 양극화 되어 서로가 서로를 죽일 듯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 한국 교회가 바닥을 치는 것을 지나 땅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것 같은 위기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 교회의 문제는 보수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균형추를 상실한 중심성의 붕괴로 보인다. 야구나 씨름, 레슬링, 골프 등의 운동은 중심을 잃어버리는 순간 게임이 끝나거나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심을 잡고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폼이나 자세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게임의 승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약 7년간 선교사로 섬기며 진귀한 경험을 했다. 그것은 연합 사업이었다. 당시 동부 인도네시아는 근본주의 이슬람의 교두보로 ‘마두라’나 ‘반유왕이’ 같은 곳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곳에는 필자를 포함한 호주, 미국, 인도네시아 출신의 ‘복음 전도 다민족 연합군’이 형성되었다. 나라도 언어도 배경도 달랐고, 신학도, 사역 목표도 달랐지만 기막힌 연합의 묘미를 보여 주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를 묶은 것은 단 한 가지 밖에 없다. 그것은 ‘복음의 전달’이라는 공통의 사명이었다.

우리는 언어나 신학, 사역, 문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유기적으로 엮이게 되었고, 독립적이면서도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었다. 복음의 진보를 위한 우리의 만남은 아쉽게도 필자가 귀국하면서 끊겼지만 연합의 대의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 거울이 되었다.

그렇다.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피 묻은 복음으로 돌아가, 복음의 전달자로써 공동의 사명으로 하나되자!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해 자기 몸을 버리신‘ 그 분 예수께 감사 감격하며, 그 은혜를 힘입어 남자나 여자나, 노예나 주인이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나 되는 기쁨을 누렸던 초대교회의 그 연합의 정신을 다시 복원시키자!

김철민 목사대전제일교회
김철민 목사
대전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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