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主顯節, Epiphany)은 예수의 출현을 축하하는 교회력의 하나이다. 전통적으로 주현절의 날짜는 1월 6일이나, 한국교회에서는 1월 2일이나 8일 사이의 주일을 주현절로 정한다. 이 날을 개신교에서는 주현절이라 부르지만, 로만 가톨릭에서는 주님 공현 대축일이라 부르고, 동방 정교회에서는 성삼위일체대축일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에서는 주현절의 신학적 의미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예배학을 전공한 김정 박사는 ‘주현절의 기원과 다양한 신학적 함축들’이란 논문을 통해 주현절의 기원에 관한 전통적 가설들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종교사학파의 가설에 따르면 주현절은 1월 6일 또는 그 어간에 이뤄진 이방 축제, 특히 이집트의 축제와 관련 있는데 이방 신의 축제가 점차 기독교화 되면서 주현절로 변형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변증론적 가설에 따르면, 영지주의자였던 바실리데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1월 6일에 예수의 세례를 기념하던 데서 주현절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영지주의자들은 예수의 탄생은 기념하지 않고, 예수의 세례만 기념했다고 한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주현절의 기원에 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데, 크리스찬 모어만에 따르면, 주현절은 원래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을 담고 있는 절기였다고 한다. 주현절에는 처음부터 예수의 탄생은 물론, 세례, 현현, 동방박사들의 알현, 물이 포도주가 된 가나의 혼인잔치 등 다양한 신학적 테마를 포용했다. 모어만은 주현절이 다양한 신학적 테마를 기념하며, 그 중심주제는 예수의 신적 현현이었다고 주장한다.
김정 박사는 주현절이 “우리의 삶의 전 영역에 드러나시는 하나님의 현현에 대해 기뻐하며 기대하는 희망의 절기”라고 말하며, 주현절 예배가 종말론적 희망이 가득 찬 예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아 한국교회에서 주현절을 기념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