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 목사에게 기사 제보하는 기자들
[뉴스비평] 목사에게 기사 제보하는 기자들
  • 권혁률 교수
  • 승인 2021.02.0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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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중에 최병성 목사라는 분이 있는데 요즘 환경문제에 대한 각종 특종기사를 내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그는 직업적인 기자는 아니다. 모 인터넷언론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발로 뛰는 취재활동을 통해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가 최근 쓴 기사 제목을 열거하자면,“폐암 유발 독성 쓰레기로 아파트 짓는다? 5시간 추격전”(2020년 12월 14일), “끔찍한 굴 양식장... 꼭 이래야겠습니까”(2020년 12월 21일), “문재인 정부 태양광의 치명적인 결함- 산림 파괴하는 그린 뉴딜, 수정이 필요하다 ”(2021년 1월 11일), “15년 걸린다더니... 단 3일만에 쌍용천 뒤덮은 초록물의 의미”(2021년 1월 19일) “거기 사람 묻혀 있다... 한라시멘트의 끔찍한 과거- 자연재해로 둔갑한 인재 사망사고, 진상규명은 아직도”(2021년 1월 27일) 등이다.

최목사의 생생한 현장취재와 사진을 동반한 굴 양식장 기사는 겨울철 굴요리를 즐기던 우리 국민들에게 굴 양식장의 미세플라스틱오염 실태를 폭로해 큰 충격을 주었고, 그간 우리 정부의 태양광정책이 산림파괴로 귀결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 기사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런 활약으로 최목사는 ‘오마이뉴스 2020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최목사의 환경운동에 대한 집념은 사실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15년전쯤일까? 필자가 환경부 출입기자로 발령받았을 때의 일이다. 환경부 기자실에서 며칠 지내며 친해진 한 기자가 필자에게 “CBS기자니까 혹시 최병성 목사를 아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니까 아주 집념이 강한 환경운동가인데 몇 년전부터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는 폐기물에 문제가 많다는 ‘쓰레기 시멘트’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고 있는데 또 문제제기 자료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최목사지만 최근 그의 기사는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주제로 쏟아져나오고 있다. 오랜 기자경험에 비춰볼 때 이런 일은 한 개인의 열정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고, 역량이 축적된 제도권 언론에서도 특별취재팀과 같은 팀단위 활동으로나 가능한 수준의 취재보도였다. 그런데 최병성 목사라는 한 개인-물론 환경문제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축적된 경험이 있지만-의 기사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특종이 연이어 쏟아지는 것은 사실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의문은 쉽게 풀렸다. 최목사 본인이 ‘고백’한 것이다. 자신의 SNS에 “요즘 기자들이 내게 큰 도움들을 줍니다. 요즘 제가 쓴 대박 기사들 기자들 통해 제보받은 것들입니다”라고 공개한 것이다.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최목사에게 정보와 자료를 제보해서 좋은 기사를 연이어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니, 환경운동가가 기자에게 제보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기자가 환경운동가에게 제보해 환경운동가가 특종기사를 쓰게한다? 이해가 안가는 현실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언론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자가 환경문제에 대해 소신껏 기사를 쓰지 못하고 어렵게 확보한 정보와 자료를 환경운동가인 목사에게 넘겨주고 제보해야 하는 현실, 이를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

권혁률 교수(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br>
권혁률 교수
(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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