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프레임전쟁과 한국교회
[데겔칼럼] 프레임전쟁과 한국교회
  • 박봉수 목사
  • 승인 2021.02.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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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신학교동기 단체카톡방에 들어가 본 일이 있었다. 실망을 넘어 충격을 받았다. 동기목사들 가운데 치열하게 정치논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공방이 오고갔다. 점점 더 격해지더니 서로 비난을 했다. 그리고 급기야 인신공격에 욕까지 등장했다. 많은 동기들이 이 모습을 보고 말리기도 했고, 또 실망스러움에 카톡방을 떠나기도 했다. 이 모습 속에서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상 진영싸움에 속절없이 휘말려들고 있는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모습을 본 것이다.

근자에 들어와 흔히 접하게 되는 시사용어가운데 하나가 ‘프레임’(frame)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사전적으로는 카메라 앵글이나 사진의 바깥 부분을 감싸는 틀을 말한다. 사회과학에서 이 말을 비유적으로 사용해왔다. 카메라 앵글이나 틀을 따라 같은 대상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 프레임 또는 프레이밍(framing)이라는 말을 써온 것이다. 처음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킨 고프만은 이 프레임이라는 말을 “사회적 사건이나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 관여를 지배하는 조직의 원천, 즉 개인이 사건이나 정보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해석의 도식”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사회구성원들은 이 프레임에 기초해서 사건을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 우리 사회에 이 프레임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나라를 진영으로 갈라놓고 진영 간의 싸움을 조장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상대방을 ‘적폐’ 또는 ‘친일’이라는 프레임으로 씌우고, 다른 한편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프레임으로 씌운다. 국민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프레임을 따라 진영에 가담하고, 진영 간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진영마다 프레임을 만들어 서로 공격을 하고, 국민들은 그 틈바구니 속에서 갈라치기를 당하고 갈등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프레임전쟁이 오늘 우리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가 이 프레임전쟁에 휘말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 안에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이 프레임이 스며들어 내부에서 프레임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회가 신학적 문제나 교회 내의 이슈 때문에 갈등하거나 논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프레임을 따라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한국교회 내의 일부 인사들이 세상의 프레임전쟁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들은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마치 자신이 한국교회의 대표나 되듯 한국교회가 특정 프레임의 편에 선 것처럼 행동을 한다. 그 결과 한국교회가 고스란히 세상의 프레임전쟁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이기는 커녕 세상의 골칫거리로 비쳐지고 있기도 하다.

예수님을 생각해 보자. 예수님 당시에도 정치적 이슈를 중심으로 진영 간의 갈등이 있었다. 예를 들어 사두개파를 중심으로 한 친로마 진영과 바리새파를 중심으로 한 반로마 진영 사이의 갈등이 그것이다. 예수님은 이 진영 간의 갈등에 초연해 계셨다. 저들의 정치적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으셨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셨다. 바로 세상나라의 프레임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프레임이다. 그래서 세상나라 프레임전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하나님나라 프레임으로 사건과 현상을 새롭게 보게 하신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이런 예수님의 본을 받아야 하겠다. 우선 한국교회 내부에 세상 프레임전쟁이 침입하지 못하게 막아야 하겠다. 피치 못해서 일어나고 있는 현안의 문제들을 다루어 갈 때도 정치적 프레임에 휘말리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해 갈 수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세상 프레임전쟁에 뛰어드는 일은 삼가야 하겠다. 만일 자신이 정치적 소신을 따라 이 프레임전쟁에 뛰어들고자 할 때는 철저하게 개인적 자격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프레임전쟁 한 복판으로 끌고 들어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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