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호]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
[111호]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
  • 이창연 장로
  • 승인 2021.02.03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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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양 장로는 여수제일교회에서 장로로 시무하시다가 은퇴하시고 하늘의 부름을 받으셨다. 이 장로님은 5.16 군사혁명 때 전라남도 구례 군수였다. 박정희 장군이 구데타에 성공한 후 참모진들과 구례천은사에 토요일에 내려와 한 주간동안 정국구상을 하였다. 주일날 오전 천은사에는 도지사를 비롯한 경찰서장, 군수들의 알현이 계속되었다. 정작 구례군수인 이복양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주위에서는 모두 괘씸죄에 걸려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염려를 했다. 조용한 월요일 아침 이복양은 천은사를 찾았다. 박정희를 알현하는데 “구례군수 이복양입니다. 저는 교회 장로로 어제는 예배드리느라 찾아뵙지 못하고 오늘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조마조마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박정희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살갑게 대해주었다. 그 후 박정희는 그를 전남 도청과장으로 영전발령을 냈고 부지사로 공직을 마칠 때까지 전혀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70년 동안 새벽기도와 주일예배 한번 안 빠지고 공직생활을 마쳤으니 그의 신앙생활을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은 그냥 지나치지 않으신 것 같다. 그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그의 큰아들은 숭실대학교 총장을 지낸 이효계 장로님이다. 이효계 장로님은 소망교회 시무장로였다. 그는 광주시장과 전라남도 도지사, 내무부차관(현 행정안전부),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거쳐 농림부장관을 지냈다. 둘째아들 이효은은 목사가 되어 시무하였는데 이복양 장로는 아들목사께 항상 먼저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군수시절 시골길을 가다가 교회가 있으면 꼭 찾아가 도움이 필요하신 것 말씀하라면서 목사의 요청대로 도와주었다. 큰 아들 이효계 장로가 숭실대 11대 총장 선임당시에 각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서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기도를 드렸다한다. 학교법인 숭실대학교(이사장 이원설)는 2005년 2월 14일 서울 상도동 숭실대학교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효계 장로(소망교회시무)를 임기4년의 제11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이효계 장로는 광주고와 숭실대 법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행정대학원에서 석사, 숭실대에서 명예법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평생 동안 공직에서 나라를 위해 봉직하였다. 그는 숭실대학을 기독대학으로서 숭실의 정체성 확립과 건학이념구현에 최선을 다해왔다.

필자는 소망교회에서 함께 시무하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이효계 장로님이 특별히 등을 두드려주시고 사랑을 주셨다. 그것은 필자의 처 외삼촌인 조창현 박사(전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정치학교수, 한양대학교부총장, 중앙인사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와 광주고 동기동창인데다 두 분이 각별한 사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효계 장로가문이 이렇게 존경을 받고 하나님 은혜가운데 살았던 것은 항상 자기를 낮추고 겸손하며 하나님말씀대로 실천하며 살았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는 교훈을 보여줬다. 맹사성의 고사가 생각난다.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춰 저 평지와 같은 마음이 되면 거기엔 더 이상 울타리가 없으며 벽도 없을 것이다. 열린 마음은 강하다. 열린 마음에는 일체의 시비가 끼어들지 않는다. 마음을 열고 끝없이 자신을 낮추라. 이효계 장로님의 가문을 보시면 안다.

이창연 장로
이창연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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