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 들보] 비대면 예배를 종교탄압이라 주장하는 일부 교회의 오류
[티와 들보] 비대면 예배를 종교탄압이라 주장하는 일부 교회의 오류
  • 정종훈 교수
  • 승인 2021.01.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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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 교회는 ‘주 5일 근무’에 대해서 ‘6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라는 십계명을 위배한다’는 논리로 반대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교인들이 금요일 오후부터 연휴를 활용하여 멀리 나가 쉼을 갖게 되면 ‘성수주일’의 전통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헌금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 ‘주 5일 근무’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또한 한국 교회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 ‘이중과세’와 ‘근로가 아닌 성직’, 그리고 ‘종교탄압’이라는 논리로 반대했다. 아직 명쾌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종교인의 세금 납부를 서서히 정착시키고 있다. 요즈음 한국 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동성애를 양산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인조차 찬성 비율이 반대 비율보다 높다. 반대의 다수는 한국 교회 지도자를 자처하는 목사들 뿐이다.

2021년 벽두부터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에 직면해 있다. 일상이 멈춘 상황이라 대부분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힘들어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 방역 당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해서 세계로부터 칭송 받음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나 중소상공인들의 경우 생계가 막막해지면서 방역단계가 강화될 때마다 호구지책을 위한 호소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부산 세계로교회를 비롯한 몇몇 교회가 ‘정상적인 예배 회복’을 선언하며 비대면 예배를 거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 대형교회든 중소형교회든 구분하지 않고 예배 참석 인원을 20명 이하로 제한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물론 한국 교회 대부분은 정부와 질병 본부의 지침을 잘 이행하고 있는데, 이들 몇 교회들의 비대면 예배 거부가 전체 교회의 입장인 양 오도되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 비대면 예배를 거부하는 소수 교회들이 조선일보 전면광고를 통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226개 시구군 기독교 총연합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마치 한국 교회 전체가 교파나 교단과 상관없이 집단적으로 비대면 예배를 거부하고 있는 듯한 광고이다. 그러나 총연합회장들의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솔직하지 못한 일부 교회와 일부 목회자가 과대포장한 부끄러운 민낯이다. 코로나19로 점철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한국 사회가 한국 교회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돌아서기는 어렵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은 개신교 사이비이단인 신천지에서 비롯되었고, 2차 대유행은 극우의 선봉인 전광훈 씨가 사역하는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산되었다. 그리고 지금 진행되는 3차 대유행의 중심에는 사이비이단에 준하는 최바울 씨의 인터콥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는 사회 앞에서 면목을 세우기가 어렵다.

2000년대 초반 이래로 이어지는 한국 교회의 현상에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교회의 모임과 흩어짐, 교회 예배와 삶의 예배 사이의 균형 없이 교회 중심만을 주장하는 것, 교회의 수준이 사회의 상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랑보다 교회의 자기 보존에 더 관심이 큰 것, 목회자의 리더십이 평신도를 제대로 지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예언자적인 책무를 무시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교회들이 현재의 민주 정권을 독재 정권이라 규정하고 종교 탄압을 운운하는 것, 국민의 의무적인 차원을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으로 거부하는 것 등이다.

이제라도 한국 교회가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한국 교회의 미래는 어둡다. 새로운 교인의 유입이 차단되고, 교회 내 교인마저 이탈할 것이다. 그러나 교인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회복하고, 신앙의 공공성을 세우는 것이리라.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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