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입양아의 죽음, 교계...충격!
"정인아 미안해" 입양아의 죽음, 교계...충격!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01.20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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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가정의 아동 학대
전국민 분노로 들끓어
교계, "회개하고 반성해야"

 

정인이의 천사 같은 미소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김유수 기자.

지난 1월 2일에 방영된 SBS 방송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의 죽음을 다루면서 전국민이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시 양천구에 거주하는 양부모가 입양한 여아를 장기간 학대한 끝에 사망에 이르게 한 이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이 재발방치 대책을 지시하고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로 사회적 공분이 거세게 일어났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아동학대 관련 법안 약 90여건을 제출했다.

사망 요인은 충격적이었다.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으로 인한 사망. 부검 결과 소장과 대장이 파열되어 있었고 장간막 출혈, 췌장 절단, 후두부와 쇄골 및 대퇴골이 모두 골절된 상태였다. 이는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나타날만한 급격하고 강력한 외부 충격으로 일어나는 손상이다.

정인이가 사망하기 전날, 정인이는 축 늘어진 채 어린이집 교사의 품에 안겨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아이는 걷지 못했고, 밥을 넘기지 못했다. 간신히 우유를 몇 모금 마셨지만 그 마저도 어깨를 들썩이며 힘겨워했다. 전문가는 정인이의 상태를 '무감정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속적인 학대로 정서박탈이 심해서 자신의 고통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는 상태였다는 것.

한편, 교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양부모가 모두 목회자의 자녀이며, 기독교계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하며 "정인 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며 정인 양의 양부모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대신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레법 처벌 규정 강화 △입양 후에도 자녀양육상담 실시, 입양아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 △친부모 이상으로 사랑을 쏟으며 양육하고 있는 양부모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했다.

가스펠투데이는 정인이의 사망과 관련된 교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7면에 계속)

시민들이 전한 선물로 가득한 정인이 수목장 묘지. 이신성 기자.

"정인이의 양부모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전 영어로 지저스라 외치게 했고, 기도를 마치면 아멘이라고 말하게 한 후 입을 벌리게 했다."

정인이의 양부모가 목회자 가정에서 자랐으며, 기독교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교회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교회발 감염자로 인해 사회적 인식이 악화된 가운데 일어난 일이기에 엎친데 덮친격이다.

피의자와 같은 학교를 다닌 장로교 S목사는 "현재 동문들은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아파하며 말을 아끼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나님의 대학이라며 스스로를 특별하게 생각했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난 모습에 허탈함과 실망을 넘어 분노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S목사는 "신앙의 유무가 인격의 성숙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의 거짓과 교만, 위선에 대해 회개하며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철 목사(한솔감리교회)는 "뉴스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부정적이로 보도되는 경우가 잦은 가운데, 정인이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좋은 부모 밑에서도 못된 자녀가 나올 수 있고, 나쁜 자녀 밑에서도 좋은 자녀가 나올 수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환경은 무시할 수가 없다. 양부모가 기독교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신앙인인 우리에게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부부가 너무 큰 악행을 저질러서 미디어에 크게 노출되었을 뿐, 우리 주변에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과연 교회가 하나님의 성품인 정의와 공평, 자비와 진실함을 따라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잘 가르쳐왔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했던 가르침들이 누적되어 이런 현상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인은 개인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교단은 교단대로 자신의 탐욕을 회개하고, 제도를 개혁하는 등의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소망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다음 세대, 또 그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이의 묘소를 방문한 시민들. 김유수 기자.

상담심리학자 변상규 소장(대상관계연구소)은 정인이 사건의 피의자를 두고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며 “양모의 무의식 속에 숨겨져 있던 적대심이 투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변 소장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편집분열 증상이 있는데 피의자의 경우 그것이 극대화 된 것”이라면서 “무의식속에 억압되어 있던 것이 입양한 딸을 친자식과 차별하고 ‘도구화’하면서 파괴적인 행동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사회의 육아가 과연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함을 지적하면서 "부모가 자신의 욕망을 자녀에게 투사하여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건강한 상식을 가진 시민'으로 양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모들이 "내 것과 니것, 내 자녀와 네 자녀를 구분하는 정신 세계는 지양해야 한다. 특히 남이야 죽건 말건 나만 만족하면 된다는 '개인주의로 포장한 이기주의'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보 부이사장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는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비난과 정죄에 열을 올리면서 정작 우리 가정의 성찰과 변화의 기회로는 삼지 못했기에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목회자부터 시작해서 온 성도들이 그동안 가족들에게 언어적,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영적 폭력을 행한 적은 없는지 돌아보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일을 통해 우리가 함께 통회자복하고 새롭게 변화될 때 제2, 제3의 정인가 나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며 “모두 다 행복한 천국의 가정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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